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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없는 장관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대정부질문>사회-문화분야에 정치공방만 가득

23일 사회-문화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은 정치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공방 속에 정작 사회 문화관련 현안이 뒷전으로 내몰렸다.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 송두율씨 처리, SK 비자금 사건 등을 둘러싼 정치공방으로 고건 총리, 강금실 법무장관만 곤욕을 치렀을 뿐, 나머지 7명의 장관들은 ‘꿔다 놓은 보리자루 신세’나 마찬가지였다.

***비자금 의혹은 사회-문화 분야?**

사회문화 분야와 상관없는 정치 공방은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등이 상대 당 비난을 주도한 오전 질의시간에 치열했다.

천정배 의원은 ‘안풍’, ‘세풍’, SK 비자금 수수 의혹 등 한나라당 관련 비리를 열거하고 “비리는 한나라당의 존립근거”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당을 해산하고 청산절차를 밟아서라도 1천억원에 이르는 국고횡령금을 당시 선거자금으로 지원받은 정치인들과 연대하여 국가에 반납하라”고 정치공세를 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의 질의시간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을 비난하고 최도술씨와 관련된 추가의혹을 폭로하는데 써버렸다.

홍 의원은 “신임투표를 12월 15일경 신임투표를 한다고 발표했는데 불신임되면 즉각 하야해야지 나머지 2개월 동안 청와대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노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을 비난했다.

홍 의원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선배인 이영로씨가 관급공사를 따주겠다며 부산의 K종합토건, D건설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최도술씨에게 3백억원을 건네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이 사실을 청와대도 알고 검찰을 통해 자세한 내용도 파악됐다”며 “이 3백억원이 ‘SK 11억원 수수’로 축소된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홍 의원의 주장은 사실여부에 따라선 SK 비자금 정국의 새로운 핵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사회-문화 분야와 직접 관련된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아 대정부질문을 정치 폭로의 기회로만 삼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대정부질문은 장관 호통치는 자리?**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질의를 시작해 일부 장관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질의를 마쳤다.

김 의원은 강 법무장관에게 “이제는 송두율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인 것을 믿느냐”고 비꼰 뒤, “우리 국민은 튀는 발언을 예사로 하고 인기 관리하는 장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연신 비난했다.

그는 한술 더떠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초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성함을 아느냐”는 등의 엉뚱한 질문을 던진 뒤 어리둥절한 강 장관에게 “법무부 장관이 그것도 모르냐”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창동 문광부 장관에게는 송두율씨 사건에 대해 “왜 이렇게 논란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사과만을 거듭 요구했다.

***인기없는(?) 장관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선 정치공세의 표적이 될만한 고건 총리, 강금실 법무장관 등에게 질문이 집중돼 나머지 7명의 장관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한번도 질의를 받지 못한 장관이 있는가 하면, 답변하러 나갔다가 인사만 하고 되돌아 선 장관도 있었다.

한 예로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미리 제출한 질의서에는 고건 총리 외에도 허성관 행정자치부장관과 이창동 문화부장관에게 질문할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고 의원은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을 모두 총리에게 질문하는 데 썼다. 허 장관이 답변을 하러 단상에 섰을 때는 시간 초과로 고 의원의 마이크가 꺼진 상태라 허 장관은 인사만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고 의원은 허 장관에게는 선거사범 적발한 경찰관에게 특진을 보장한 대통령의 발언과 경찰임기제 전환, 이 장관에게는 문화예술 관련 기관장 편중인사 논란, 문화예술진흥기금 확충에 관한 질문을 준비했었다.

총 13명의 의원들의 빗발치는 질문이 유독 지은희 여성부장관에게는 한번도 닿지 않았다. 한명숙 환경부장관은 1번,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 허성관 행자부장관 이창동 문광부장관이 각각 2번,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3번, 윤덕홍 교육부장관은 4번씩 형식적 질의를 받았을 뿐이다.

여성부 공보실 관계자는 이 같은 일에 이미 익숙해진 듯 “국회가 다른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으니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윤종수 환경부 공보관은 “대정부질문은 여러 부처가 모이는 자리라 관심이 쏠리는 문제를 많이 다루기 마련”이라며 “상임위에서 심도 있게 의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자위했다.

오전에 한번도 질의를 받지 못했던 김화중 장관은 “대정부질문은 현안을 총리께 확인받는 자리로 안다”며 “그래도 오후에는 (다른 장관들에게) 질문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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