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전 의원이 최근 일방적으로 민주당 복당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이 불쾌해 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 국민통합21에 입당했다가 지난 5월 다시 통합21을 탈당하는 등, 김 전의원은 '철새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통합신당과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의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 김 전의원의 복당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
김 전의원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노 대통령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며 복당 명분쌓기를 하고 있으나, 돌아오는 반응은 냉랭하다.
***김 전의원 "이달 중 민주당 복당할 것"**
김 전의원은 21일 "지난 대선때 민주당을 떠나면서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하나가 되자'고 강조한 입장에서 어쨌든 복당은 원칙적인 방향으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아무리 늦어도 이달중 민주당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헤럴드경제가 보도했다.
복당에 앞서 김 전의원은 사전 정지작업으로 지난 주말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민주당을 탈당, 국민통합21에 합류했던 것을 사과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비록 단일화와 대선 승리라는 절박한 문제 인식을 갖고 한 일이었지만 미리 충분히 말씀드리지 못한 점 내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지난 1년은 저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정치적.인간적.신앙적으로 많은 반성이 있었다. 지금은 지난 시간을 고통이 아니라 축복으로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회가 깊은 시점에서 한번 인사를 드려야 되겠다 싶어 이렇게 편지로 인사를 올리는 결례를 용서해주시기 바란다"며 "또 소식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누가 반겨줘야 복당하지 않겠나"**
김민석 전 의원은 최근 1주일간 일정으로 영.호남 민심탐방에 나서는 등 내년 총선을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특히 '노무현 분당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민주당에 복당, 총선에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김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도, 야당도, 국가원로의 얘기도 듣지 않으려 하는 등 '제왕적 코드 독재'의 길을 가려는 것 같다"고 말하는 등 노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그는 또 자신의 홈페이지에 "위헌적 재신임 국민투표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올려놓기도 했다. 그는 이 성명에서 "재신임국민투표는 헌법에 근거가 없는 위헌적인 것이고, 대통령에 대한 광범한 비판여론을 국정불안감을 볼모로 인위적으로 신임-불신임 구도로 전화시켜 억지 지지를 만들어내려는 민의왜곡이자 국민협박이며, 인사실패와 측근비리 등 당면한 통치위기를 타개하려는 국면전환용 정략"이라고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을 비난했다.
이처럼 노 대통령에 대한 '독설'을 내뱉으며 정치적 재기를 꿈꾸는 김 전의원의 복당 추파를 민주당은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또한 아무리 본인이 원한다 할지라도 복당 절차를 통과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지 1년 안에 복당하려면 당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나, 1년 후에는 지구당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현재 김민석 전의원이 복귀하고자 하는 영등포 지구당의 경우, 김 전의원 복당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정균환 총무가 복당 후원자**
현재 민주당내에서 김 전의원의 복당에 찬성하는 의원 정균환 총무로 알려지고 있다. 정 총무측은 김민석 전의원이 복당하면 통합신당과의 분당 이후 보수화, 노령화 이미지로 굳어져 가는 것을 막는데 일조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의원이 탈당과 입당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철새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당내 부정적 여론이 더 많다. 특히 통합모임 의원들은 그의 복당은 '도덕성'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총선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당직자는 "본인이 고집한다면 어쩔수 없겠지만 누가 반겨줘야 복당하지 않겠냐"면서 "분위기를 보건데 복당 자체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김 전의원이 들어오면 우리 당에 신당의 역공 등 각종 공세가 쏟아질 것인데, 그런 역공을 막아낼 사람이 없다"며 "의원들도 대부분 부정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한번 나간 사람을 자꾸 받아들이면 신당과 차별화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순수성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전의원의 복당 시도는 일방적 러브레터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민주당의 지배적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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