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전직 대통령 도서관인 '김대중 도서관'이 다음달 3일 개관한다.
김대중 도서관은 서울 동교동 아태재단 건물과 김 대통령이 소장해 온 1만6천종의 장서와 각종 자료를 연세대학교에 기증함에 따라 지난 2월 설립, 그간 내부공사와 도서 자료의 정리를 마치고 내달 공식 개관을 맞게 됐다.
내달 3일 오후 4시로 예정된 개관식에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레이니 전 주한 미대사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올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관측은 김 전 대통령이 연설을 할 개관식에 국내 외교사절과 김대중 정부 시절 고위 관료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지만 현역 정치인들은 초청 대상에서 배제했다. 김한정 비서관은 "지하1층 강의실이 1백50석에 불과해 외교사절과 전직 관료들만으로도 이미 만원이며, 되도록 조용히 행사를 치르고자 하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도서관 개관 후 5층에 마련된 집무실에 출근 연구활동을 하면서 외부인사들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DJ가 퇴임 후 8개월 가까운 칩거생활을 벗고 정치적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이라크 파병 등의 예민한 현안이 걸려있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은 재신임 문제와 관련, "연구활동을 본격화하려는 것일 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김 전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그의 입장 표명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김대중도서관을 DJ의 기증 취지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연구하는 국제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세대 통일연구원은 다수의 석좌교수와 객원교수를 두고 각종 통일학 연구프로그램을 진행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내년 3월부터는 평화.통일 전문가를 양성하는 정식 대학원 과정인 `통일학 협동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이 '통일학 협동과정' 과정에서 강의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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