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무조건 파병' 한승주대사 급거귀국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무조건 파병' 한승주대사 급거귀국

라종일 "국내정치와 파병 문제는 별개"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3박4일간 미국 방문을 마치고 15일 귀국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그동안 '무조건 파병론'을 주장해온 한승주 주미대사가 라 보좌관과 함께 급거 귀국, 파병과 관련한 미국측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라종일 "국내 정치와 파병 문제는 별개"**

이라크 추가 파병, 북핵 6자회담 등 민감한 현안에 직면해 있을 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이 새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라 보좌관은 방미기간중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등을 만나 대화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 보좌관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라이스 안보보좌관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한.미 양국 정상이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의 스타일이 사람 사이의 신뢰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한미 관계가 아주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라 보좌관의 방미에는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가 수행했다.

라 보좌관은 특히 예상치 못했던 노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로 이라크 파병 결정이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국내 정치와 파병문제는 별개"라고 말해, 방미기간중 파병 결정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는 미국측 주문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라 보좌관은 이번 방미에서 미 행정부에 '재신임 투표후 파병 여부 결정'이란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 부인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라 보좌관은 방미전 "이라크 2차조사단은 필요치 않다"고 말하는 등 평소 조기 파병을 강력주장해온 인물이다.

***이수혁 차관보,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라 보좌관이 방문한 12-13일은 일요일과 콜럼버스 데이(브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미국 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는 휴일)가 겹친 연휴 기간이어서 미 행정부 관리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스 보좌관과 켈리 차관보 등을 만날 수 있어, 이번 방미가 이라크 파병-북핵 6자회담 등 당면 현안을 연계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음을 감지케 했다.

실제로 라이스 보좌관은 라 보좌관을 만난 직후인 1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때때로 이라크 파병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의사표시를 해왔다"면서 "이는 분명히 미국이 한국과 논의하고 싶어하는 가장 관심을 끄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APEC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논의하고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라 보좌관과의 면담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이와 관련, 라 보좌관을 수행한 이 차관보는 "미국측과 오는 20일 한미 정상회담 준비 문제를 논의했으며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승주 주미대사도 함께 입국**

한편 '무조건 파병'을 주장해 물의를 빚었던 한승주 주미대사도 이날 라 보좌관과 함께 일시 귀국해, 이라크 파병과 관련된 미정부의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프랑스-독일-러시아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관련 수정결의안을 금주말 유엔 안보리에서 강행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며, 결의안이 통과되는 대로 한국-파키스탄이 조속히 파병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 대사는 이날 "국내정치와 외교 문제는 직접 관련이 없다"면서 "한.미 관계가 원만하고, 이런 현지 분위기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한 대사의 귀국이 급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냐는 관측과 관련, "한 대사 귀국은 열흘 전부터 예정된 것으로, 오는 20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귀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파병과 같은 중요한 안보현안을 국내정치와 연계시키는 정략적 발상에 반대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병과 관련한 제반 요소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 나간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라크파병반대 국민행동은 한승주 주미대사의 급거귀국과 관련,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한승주 대사 경질, 2차 이라크 조사단 파견 등 4가지 실천방안 선포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며, 같은 시간에 외교통상부 앞에서도 '한승주 대사 경질'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갖기로 했다.

국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줄기찬 파병 압력으로 인해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파병 약속'을 한 뒤 재신임 투표직후 파병을 발표하는 편법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은 최악의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투표까지 부단한 파병반대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