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비서진-내각 일괄 사표를 반려했다. 노대통령은 사표를 반려하며 이번 재신임건을 "전체 정국구도의 문제"로 규정하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국회를 집중성토, 노대통령이 이번 재신임건을 정치개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건 내 문제고, 전체 정국구도의 문제"**
노 대통령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 비서진-내각 일괄 사의 표명에 대해 "사의를 즉각 반려한다"며 "그 사람들에게 다소 잘못과 모자람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재신임 선언한 마당에 국정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비서실과 내각에서 각기 사의를 표명한 취지는 좀 다르겠지만 크게 봐서 그들이 국민들 앞에 또는 임명권자인 저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뜻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 같다"며 "당연히 국민들에게 그렇게 책임감을 표명하는 게 도리고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그들에게 오늘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고 그건 분명 사실과 다르다"면서 "그들이 완벽하게 잘한 것은 아니지만 이 상황에 대해 책임질 만한 잘못이 있는 건 아니다. 이건 내 문제고 전체 정국구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 상황을 관리하는데 지금 새로운 장관과 비서들을 임명해서 어떻게 풀어가겠나"며 "큰 과오를 저지른 사람 없다. 지금은 과도기를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몇 달 동안보다 더 혼란스럽진 않을 것"**
노 대통령은 또 '재신임' 제안으로 국정혼란 및 국정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해임건, 윤성식 전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준 실패 등을 예로 들며 "재신임을 해나가는 과정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지난 몇 달 동안 국정혼란보다 더 혼란스러울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기회를 정쟁의 기회로 삼아 마구 싸움판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진정 국정 공백을 우려한다면 차분하게 책임을 묻는 절차를 논의하고 그래서 국민들 의사를 물으면 된다"며 "그걸 혼란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저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장관이 국회에 의해 쫓겨나고 적어도 그 분야에 있어 최고 분야의 전문가로 생각하고 감사원장으로 지명했는데 무슨 이유가 있어 부결돼야 납득하지 않겠나"며 "대통령이 이렇게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은 국정이 안정됐다고 얘기할 수 있나. 국정혼란을 이유로 제 재신임 결단을 깍아 내리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내 관심사는 한국 정치발전에 전기를 마련하는 것"**
노 대통령은 재신임 시기 및 방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개인적으로 유.불리를 굳이 따지지 않겠다"며 "모두의 관심사가 대통령 한 사람이 재신임 받느냐, 안 받느냐 이지만 제 관심사는 우리 한국 정치가 제대로 가느냐, 안 가느냐"라며 정략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나 한 사람이 희생하더라도 한국 정치가 제대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결심했다"며 "한국 정치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고, 그런 시기를 선택하겠다"고 말햇다.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이 재신임 받고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물러날 수 있다는 사실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커다란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능한 한 사람의 대통령보다 정치 문화의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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