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일원인 박건영 카톨릭대 교수가 조사단의 조사의 '부실'을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국민참여통합신당)도 "전쟁이 끝난 뒤 게릴라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의 정부 조사는 사실상 의미가 적다"고 정부보고서의 의미를 폄하했다.
***"조용한데 전투병이 가는 건 불안만 조성하는 것"**
장 위원장은 6일 저녁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라크 민족주의자들, 후세인 추종세력 등이 불시에 비정규적으로 테러 형식으로 공격하고 있는만큼 며칠간 조사활동을 가지고 이라크가 안정돼 있다, 불안하다 이런 판단은 불가능하다"며 정부 조사 결과에 대해 근원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서희.제마 부대가 파견돼 있는 이라크 남부 나시리아 지방을 다녀왔다. 당시 보고 느낀 것을 중심으로 그는 미국이 우리 측에 요청한 전투병 파병 대신 공병, 의료부대 중심의 비전투병 파병을 주장했다.
베트남전에 1년간 참전하기도 했던 장 위원장은 "이라크 가서 보니까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면 미국의 전쟁 목표 달성 기간이 길어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베트남처럼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며 미국에 대해 등을 돌린 이라크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베트남도 미국과 한국군이 다른 나라 부대를 많이 불러다가 치안 유지 한다고 총 들고 있었으면 10년이라도 있을 수 있었다"며 "민심을 못 사서 철수한 거다. 민심을 사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된다"면서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이라크 국민들의 민심'을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특히 정부 조사결과와 관련, "이라크 현지 상황이 조용하다면 경찰을 보내야지 왜 전투병이 가냐"며 "전투병은 전쟁이 있을 때나 전시 상황과 유사했을 때 가야지 왜 조용한데 전투병이 가서 불안하게 만들려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며 정부 주장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 치안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후세인 정부가 무너지고 미군이 오면 먹고 살기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변화가 없다는 불만이 저항, 반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에겐 안정적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필요한데, 이건 전투병이 가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한국도 이라크에 들어가면 이라크의 민간 정부 수립때까지 주둔해야 하는데, 공병, 의료 부대가 가서 민심 안정 활동을 강화해야만 이라크 민주정부 탄생 기간을 더 좁힐 수 있다"며 "이는 미국이나 한국 공동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 파견도 검토"**
따라서 장 위원장이 도달한 결론은 "한국 정부가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 한-미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라는 주장은 비현실적이지만 미국과의 관계만을 고려해 국민들의 동의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장 위원장은 "정부가 정말 소화하기 힘든 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면 박관용 국회의장과 협의해 국회 차원에서 별도로 현지 조사단을 보낼 것"이라며 "미국을 설득하려는 노력 없이 파병 동의안이 올라오면 국회에서는 상정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통과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40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게릴라전 상황하에서 단기간 조사 사실 의미 없다"**
프레시안 : 정부 이라크 현지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조사단의 일원인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조차 문제가 있다며 추가 조사단을 파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부 조사단 조사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장영달 : 과거에는 정부가 또 조작해서 자기네들 입맛에 맞게 고치고 이런 게 많았는데, 이번 조사단 내용은 '자기네들이 보고 느낀 대로 적어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라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주일 일정 가지고는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라크가 안정돼 있다, 불안정하다, 이런 판단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전시도 아니고 전쟁 종료 후 사후 수습 국면에 들어가 있을 때는 정규군이 쳐들어오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예컨대 '왜 우리나라가 외국 군대에 점령을 당해야 하나' 이렇게 생각하는 이라크 민족주의자들도 있을 수 있고, 후세인 추종 세력도 있을 수 있고, 다른 불만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은 불시에, 비정규적으로, 때로 테러 형식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눈에 보이고 예정된 순서에 따라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사단이 갔기 때문에 그들이 보기엔 이라크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먹고살기 어려운 현상은 볼 수 있었을지 몰라도 총 들고 싸우는 이런 상황이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분들의 조사보고는 발표한 내용대로 나올 수밖에 없다.
***"전투병으론 치안 불안 해소 못 해"**
프레시안 : 조사기간이 짧아 문제라는 지적인가.
장영달 : 그렇다. 조사 기간이 이 정도 짧아서는 충분히 조사할 수는 없다. 그 조사로는 사실상 의미가 적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전쟁이 끝난 뒤 말하자면 게릴라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사흘 동안 안정됐다 나흘 만에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며칠간 조사 활동으로는 정확한 진상을 인식하기 어렵다. 이건 NGO가 가나 국회의원들이 가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다만 나하고, 한나라당 박세환, 이경재 의원 등 여야 의원들도 4박5일간 이라크를 다녀왔다. 우리는 이번 조사단처럼 산발적으로 여러 군데를 간 게 아니고 나시리아 지역에서 1박2일동안 자세히 이미 파견된 서희.제마 부대 활동도 보고, 민간인들과 제법 얘기도 나눴다. 그러면서 세 사람이 똑같이 한국 부대는 전투부대나 보병이 파견되는 것보다는 지금 가 있는 공병, 의료부대를 우리가 능력이 되는 한 이라크 주민들을 위해서 보내주면 좋겠구나 이런 인식을 갖게 됐다. 두 의원은 한나라당이 요즘 워낙 보수적으로 가니까 말을 잘 안 하고 나만 하는데, 돌아올 때는 다같이 이런 생각을 했다.
미국이 오지 말라고 해도 우리가 가서 부서진 학교 고쳐주고, 공공시설도 고쳐주고, 공장도 지어주고, 그래서 먹고살게 만들어주고 해야 한다. 지금 가장 치안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후세인 정부가 무너지고 미군이 오면 직장도 생기고 먹고 살기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불만세력들이 저항, 반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분들에게는 뭔가 안정적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나. 이건 전투병이 가서 할 수 없는 거다.
아파도 갈 병원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우리 제마부대에서 치료를 받는다. 가서 보니까 2천4백명이 예약을 받아 놓았더라. 의료진이 모자라서 치료를 못하는 상황이다.
이라크 민간인들을 상대로 진료하는 외국군대로는 우리 부대가 유일하다. 다른 나라 군대는 의료 부대가 와있어도 자기네 군인들 치료를 위해 와있다.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걸 확대해 나가는 게 이라크 민심을 수습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미국이 요구하는 전투 부대가 가서 총칼을 들고 있는 것보다는 이런 활동이 이라크 치안 불안 요인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파병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한국 전투부대가 가는 것은 미국의 마음이 바빠서 요청했겠지만 미국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도 손해라는 얘기다.
전투부대가 가는 것보다는 서희.제마부대의 파견 기간을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늘리고, 또 공병 의료부대의 추가 파병을 우리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라크 주민들도 돕고 우리 동맹국을 지원하는 효과도 가질 수 있다.
프레시안 : 비전투병 파병에 대해선 강원룡 목사 등 종교지도자들도 건의했으나 청와대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장영달 : 미국이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 경제, 사회, 군사, 외교적으로 모든 면에 있어서 국민들이 아는 것보다 워낙 크다. 정부가 그런 정보를 가장 많이 안다. 그래서 정부로서는 미국의 요청을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을 수 있다.
다만 국회로서는 실제로 민심을 직접 접하고 있고 자유롭게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정부보다는 좀 자유로운 입장에서 국민입장을 대변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이 하자는대로 하면 베트남전처럼 될 수도"**
프레시안 : 정부에서 비전투병 파병에 부정적 입장인 게 미국측과 협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장영달 : 물론 어렵다. 어떻게 보면 우리 민족의 생존에도 다대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이, 또 6.25때 3만5천명의 미군이 사망하면서 참전해준 국가가 한국에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걸 한국이 거절했을 때 미국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이런 건 우리가 좀 뒤집어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미국 요구를 거부한다고 하는 건 대단히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 입장이 있다.
우리 국회의원들이 이라크 가서보니까 미국이 하자는대로 하면 미국의 전쟁목표 달성 기간이 길어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베트남처럼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는 인식을 하고 왔다. 그런 의견서를 정부에 냈다. 그러면 정부는 이런 부분들을 들어 미국을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
한국도 일단 이라크에 들어가면 이라크의 민주정부가 수립할 때까지는 주둔을 해야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로서도 전쟁 목적이 조속히 끝나야 한다. 근데 우리 판단은 전투병이 가면 그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것이다. 때문에 공병, 의료부대가 가서 민심 안정 활동을 강화했을 때 이라크 민주 정부 탄생 기간을 더 좁힐 수 있다. 이건 미국이나 한국이나 공동 이익이 될 수 있다.
프레시안 : 정부에서 이런 것들을 토대로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말인가.
장영달 : 물론이다. 정부가 그래도 과거 어느 정부보다 파병에 대해 자주적으로 신중하게 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건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 노력을 좀더 강화해야 한다. 그런 노력 없이 파병동의안이 올라오면 국회에서는 상정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통과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국회차원 조사단, 민간조사단 구성 필요**
프레시안 : 그런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게 추가조사단 파견이다. 국회 차원에서 조사단 파견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장영달 : 정부가 전투병을 고집할 때는 우리로서도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 조사단을 파견할 의향이 있고 박관용 국회의장과 상의할 거다. 또 오늘 여러 사회단체 대표들도 이런 것들을 요구했다.
프레시안 : 시민단체들이 민간전문가 조사단 파견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장영달 : 그것도 나는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다만 그분들에게도 얘기했지만 며칠 조사로 이라크 상황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정부에서 파병 결정시 고려 사항으로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안보 상황과 유엔 결의안 통과 등을 들고 있다. 장 의원은 파병 결정시 어떤 것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보나.
장영달 : 유엔 동의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미국이 13만의 군대를 이라크에 두고 있는데 미국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이 1백30만 군대를 가지고 있고 1백만은 국내용, 30만의 군대를 가지고 세계전략을 수행하고 있는데, 13만이나 이라크에 붙박이로 있으니까 미국으로서는 부담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 보병이 필요한 거다.
그러한 수요를 보충하는 데는 제가 보기엔 이슬람 문화에 익숙한 나라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터키나 파키스탄 같은 나라 등 아랍권 국가가 치안유지를 위해서라면 이라크 이슬람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니까 편리하다. 적대감도 최소화시킬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우선 순위에서도 한국은 가장 끄트머리에 있다. 이슬람 문화를 전혀 모르니까.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섣불리 깨뜨리는 것도 우리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쉽게, 섣불리 파괴하면서까지 모든 것을 거부한다. 아무리 민주화 운동이나 민족자주화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뒤에 나타날 혼란을 수습할 세력이나 개인은 우리나라에 없다. 아직까지는. 나는 미국의 동맹관계를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동의를 전혀 무시하고 미국 입장만 맞춰주면 우리 내부가 분열되기 때문에 국가 운영이 어렵다. 정치지도자들은 양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프레시안 :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 의회의 입장도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아까 장 의원이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상 국회에서도 파병 찬성론이 더 우세하지 않나.
장영달 : 한나라당 쪽은 주로 무조건적 파병입장을 지닌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그래서 저도 책임을 좀더 깊이 느끼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결정은 쉬울지 몰라도 미칠 파급은 엄청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득하고 있다.
***"미국 설득 가능하다고 확신"**
프레시안 : 지난 1차 파병 결정시에도 정부안에 대한 수정안을 일부 의원들이 제출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전투병 파병은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 같은데 수정안을 제출할 의향은 있나.
장영달 : 일단 정부가 미국과 어느 정도의 강도로 이해를 구하는가를 볼 거다. 이라크 갔다 온 뒤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으니까. 상임위를 통해 국방장관에게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다.
그 전에도 미국이 왜 꼭 보병만 필요한가를 나를 납득시킨다면 그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논리로는 납득이 안 된다.
롤리스 미 국무부 차관보가 9월3일 한국에 왔는데, 그날 내가 만났다. 오래 만났는데 전혀 그런 얘기가 없었다. 한 마디도. 근데 그 다음날 회의때 국방부쪽에 얘기한 것으로 돼 있다. 롤리스는 예전부터 안면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적어도 나를 만났을때 운을 뗄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것 없이 그 다음날 회견에서 얘기가 나온 것을 보면 롤리스도 전화로 급하게 미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미국도 평소부터 생각을 했겠지만, 미국 정부에서 한국 한번 떠 봐라 이런 수준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공병, 의료부대를 추가 파병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비용은 공병이나 의료부대가 훨씬 더 든다. 공병이 6개월간 주둔하면 1인당 7천5백만원이 소요된다. 반면 특전사 경보병을 파견하면 1인당 2천3백만원밖에 안 든다. 공병 1개 대대를 6개월간 이라크에 주둔시키면 3백72억9천만원이 든다. 경보병 특전사가 가면 1백13억밖에 안 든다. 공병 1개 대대가 세배 이상이 더 든다.
이런 것을 토대로 우리가 돈을 덜 쓰고 싶어서도 아니고, 파병을 하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고, 미국이나 우리나 빨리 목적을 달성하고 민간 정부에 넘겨주고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전투병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지.
프레시안 : 미국은 오는 21일 예정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때 파병 가부에 대한 결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 파병 결정을 서두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장영달 : 거듭 말하지만 정부로서는 입장이 어려울 수 있다. 미국이 지금 어려운데 어려울 때 도와야 동맹 아니냐. 한나라당 의원들도 애국심이 없어서 파병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분들은 미국으로부터 우리가 왕따를 당했을 때 우리나라는 부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건 맞다. 대한민국 망할 수도 있다. 그런 쪽으로 인식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빨리 파병하자고 주장하고, 좀 달리 미국도 우리가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 나는 지금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다.
***"베트남전 민심 못 얻어 진 것"**
프레시안 : 아까 박관용 의장을 만나 추가조사단 파견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파병 문제와 관련, 향후 계획하고 있는 것들은?
장영달 : 지금 국정감사 때문에 박 의장을 못 만나고 있는데, 우선 정부가 어떤 안을 확정할 것인가를 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정말 소화하기 힘든 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면 국회 차원에서 조사단을 한 달이고, 1년이고 보낼 수 있다. 나는 한 1년짜리 조사단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인데, 이건 비현실적이니까 한달 정도면 상황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부 조사단 조사 결과에 대한 공청회도 국회 입장을 정리하는데 필요하다면 할 생각이 있다.
근데 공청회는 어떤 판단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오늘 아침 시민단체 대표단들을 만났을 때도 얘기했는데, 지금 정부 조사단이 가보니 조용하고 별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나는 생각이 다른 게, 조용하면 경찰을 보내자(웃음). 조용하면 치안이 안정돼 있다는 얘긴데, 그러면 왜 전투병이 가나.
전투병은 첫째는 전쟁이 있을 때 가는 것이고, 둘째는 전시 상황과 유사했을 때 가는 거다. 그러니까 모술 지역이 미군으로서는 사태 수습이 어렵다. 한국군이어야만 되겠다면 오히려 명분이 되는 거다. 가서 보니까 아무도 도전할 사람 없으니까 가도 되겠다는 게 말이 되나. 그래서 나는 오히려 정부 조사단이 조사 잘했다고 하는 거다. 나하고 사고가 거꾸로다. 오히려 조용하지 않으면 공병, 의료병이 가서 일을 못 하겠지만, 조용한데 왜 전투병이 가서 불안하게 만드나. 난 이해를 못 하겠다.
난 베트남에 가서 일년 있다 온 사람이다. 베트남도 미국과 한국군이 다른 나라 부대를 많이 불러다가 치안유지 한다고 총 들고 있었으면 10년이라도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민심을 못 사서 철수한 거다. 민심을 사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된다. 군대를 보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민심을 살 부대를 보내주겠다는데 왜 협상이 안 되겠나.
내가 최근 험프리 주한 영국대사를 만나 이런 얘기를 하니까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시안 : 말씀 잘 들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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