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라크 현지에 파견한 조사단이 6일 “현지 상황이 예상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요지의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민주노동당 등 3백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국민행동은 6일 오전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을 만나 “정부의 이라크 현지조사단 조사 내용이 부실하며, 유엔 보고서와 비교할 때 현지 위험 상황을 의도적으로 축소.왜곡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정부조사단의 활동내역과 보고내용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공청회 개최를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또 정부 조사단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중심의 2차 조사단 구성을 정부에 촉구할 것과 정부와는 별도로 국회차원의 조사단을 꾸려 현지 조사 활동을 벌일 것 등을 요구했다.
***장영달 “전투병 파병은 반대”**
이에 장영달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전투병 파병에 대해선 반대한다”며 “국회차원의 현지 조사단 구성은 국회의장에게 건의해 보겠다”며 긍정적 검토 입장을 밝혔다고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이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전했다.
장 위원장은 “국회 조사단 구성시 국회의장과 상의해 결정할 문제지만 각 당에서 의원 1명씩과 국방위원장이 추천하는 민간전문가 2명 등 6명 정도로 구성하는 게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조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공청회 개최 문제에 대해서도 “국회의장과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 위원장은 4일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이라크에 파견 중인 서희.제마부대 위문차 현지 상황을 둘러본 것을 토대로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노무현 대통령, 박관용 국회의장, 윤영관 외교장관, 조영길 국방장관, 라종일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처장 등에게 전달한 바 있다. 장 위원장은 대안으로 ▲서희.제마부대의 파견기간(1년)을 전쟁목표 달성 시점까지 연장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고 ▲미국의 파병요구 규모에 부합되는 공병 및 의료부대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행동 “모술 지역 안전하지 않다”**
국민행동은 장 위원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부 조사단 12명 중 상당수가 파병찬성론자로 구성됐으며, 대부분 조사 활동을 미군 통제하의 연합합동 사령부, 과도통치위원회 방문, 미군기를 이용한 현지조사 활동 등 미군 통제 아래 진행했다며 객관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조사단은 전국을 돌며 미군정의 브리핑을 받기에도 불충분한 시간인 1주일이라틑 짧은 기간 동안 이라크 전역을 돌아보고 왔다”며 “언어장벽까지 고려하면 이 기간동안 이라크 민심 등을 살펴본 것의 타당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행동은 이어 “조사단은 이라크 모술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UN 안전보고서 등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실제로 모술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후원하고 있는 참여연대 대표단은 지난 8-9월 중 ‘안전상의 이유’로 예정된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행동은 “이처럼 조사기간의 부족, 조사주체의 편향성, 조사 내용의 제한성과 자의성 등으로 정부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베트남 전 이후 사실상 최초로 사단급 전투부대를 해외로 파견하는 중차대한 일에 대해 요식적인 한차례 현지조사만으로 판단근거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추가 조사단 파견을 주장했다.
한편 국민행동은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면담을 요청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이태호 정책실장이 밝혔다. 또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 라종일 청와대 안보보좌관 등에게도 면담을 요청했으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 참석을 이유로 11일 이후 만나자는 답변을 받았다고 이 실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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