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7일 “호남을 기반으로 민주당만 분열하고 한나라당은 더 강하게 있으면 호남만 고립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민주당 안팎의 개혁세력이 주도하고 있는 '신당' 창당에 대해 공개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나는 민주당 개혁 바라고 있어"**
노 대통령은 이날 광주.전남지역 언론사와의 합동인터뷰에서 “나는 한국 전체 정치구도의 변화를 원한다”며 “(신당이) 또다른 지역구도가 아니냐고 하지만 기존 정치질서가 점차 와해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당을 적극 엄호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 잔류파 등에 의해 '신당'에 대한 입장 표명을 수차례 요구 받았지만 묵묵부답이었던 노 대통령은 이날 "조금도 숨기지 않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는 민주당의 개혁을 바라고 있었고 또 그렇게 표현했다"며 "민주당이 당권을 놓고 신파,구파가 싸운 것으로만 비추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주당 개혁 문제를 놓고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 신주류의 손을 확실히 들어줬다.
그는 "민주당만 가지고 탈 지역정당, 전국정당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득권을 버려야 되는데 기득권을 버릴 것이냐, 안 버릴 것이냐를 놓고 논쟁하다가 결국 그것은 어디로 가버리고 단지 그냥 신주류, 구주류 이렇게 돼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민주당이 갈라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개혁되기를 바라는데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과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갈라지는 것"이라고 말해, 이번 분당 사태의 책임이 구주류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노대통령은 또 "옛날 기득권 그래도 가지고 그냥 가자 이것 가지고 우리 정치가 달라질 수 없는 것이고 민주당이 전국정당이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뜻을 모아 정당을 개혁하는 정당으로 가기를 제가 바랬던 것이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나도 내심 바람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도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개인 의견은 있을 수 있다. 그걸 명확히 밝히면 개입으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 왔다. 그렇다고 마냥 회피할 수만은 없다”며 "민주당이 분당되고, 내가 신당에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하는 작은 차원의 개입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정치 개혁'에 적극 가담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와 관련 "대통령으로서 여러가지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역량을 가지고 지역구도 해소, 투명한 정치,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 등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고 아직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당, 호남에 대한 배신 아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제가 지금 제일 우려하는 것은 민주당의 분당이 제가 조정한 것, 따라서 노무현이 어느 지역을 배반한 것이라는, 이런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것을 노무현의 호남에 대한 배신의 과정으로 그렇게 덮어씌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호남 지지자들의 신당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씻으려 했다.
그는 "저는 정말 그렇게(호남을 배신)할 이유가 없다. 제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진작 한나라당에 가 있지 왜 민주당에 있겠냐. 또 저를 대통령을 만들어준 국민들을 왜 제가 배신해야 하냐"며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인식이 "노무현과 호남을 분리시키고 싸우게 만들어서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는" 한나라당과 호남 기득권 세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퍼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야당이 돼 있고 별 힘이 없으니까 또다시 노무현을 공격하고 노무현 영남 사람이다, 노무현이 우리를(호남을) 배신했다, 그렇게 공격하면 그렇게 해서 호남 민심이 뭉치면 몇몇 사람 당선되기는 좋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호남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임박한 '당적 이탈' 문제도 "이런 이유 때문에 민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적에 관한 것이 참 제게 어렵지만 어떻든 바쁜 문제는 아니다. 천천히 생각하고 영 그대로 있을 수도 있고 또 경우에 따라 거취가 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쪽으로 결정해 놓고 시간이나 순서를 기다기는 게 아니라 백지 상태에서 상황을 좀더 지켜보면서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치공세의 명분을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고, 신당에 실제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신당 불개입' 입장은 변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대북 송금 특검, DJ 업적과는 전혀 별개"**
노 대통령은 또 '호남 민심'과 직결돼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차별화 문제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그는 "노무현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는가 아닌가. 그것은 이름의 문제가 아니고 실질적인 정책 내용이며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햇볕정책 승계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김대중 대통령의 평가에 있어서 정말 억울하다"며 "여러가지 평가, 자제분들 얘기로 해서 우울한 노년을 보내고 계시지만 역사의 평가 하나는 제가 좀 똑바로 하려고 하고, 또 가장 좋은 방법은 제가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대북송금 특검 문제와 관련, "불법대출 문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다"며 "또 파생되는 1백50억 문제도 있었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문제가 있었지만 그 분들이 참 민망한 얘기지만 실제로 대통령은 아무 관계가 없는데 대통령을 방호하고 변호해야 하는데, 그 분들이 대통령을 방패로 내세워 자기들이 어떻게든 조금 빠져나가 보려고 했던 것 아닌가"라며 권노갑 전고문을 비롯한 민주당 구주류를 공격,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려고 했다.
***"파병하더라도 명분과 이익 감안 시기 선택할 것"**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파병 문제와 관련, "파병하더라도 명분과 이익을 두터이 해야하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시기를 선택해야 하고, 파병하지 않더라도 가장 원수가 덜지는 마음이 덜 상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절차와 과정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해 파병결정 시기를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참 골치 아프다. 한쪽은 (파병 요청) 수용을 전제로 얘기하는 것 같고, 다른 한쪽은 수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전제로 얘기를 푸는 것 같아 어느 쪽으로 결정해도 시끄러울 것 같아 지금으로선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한 검토'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번 이라크 파병 때 우리 국민의 전략적 사고와 판단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파병 (여부) 결정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도 옳고 그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다. 지향 가치에 대한 국민인식과 국가이익,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이미지, 아랍권과의 향후 관계 등을 전부 고려해 파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인터뷰 중 신당 등 정치와 관련된 일문일답.
***일문일답**
문 : 이제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께서는 취임 초기부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도가 극복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인들이 정치개혁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기회 있을 때마다 말씀해 오셨다. 그러나 현재 정치지형을 보면 지역구도가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팽배해 지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내일모레면 신당이 교섭단체로 등록하게 되는 창당준비를 발족하게 돼 집권여당의 분열이 눈앞에 다가왔다. 대통령께서는 줄곧 정당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오셨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같은 말씀에도 지역민들은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노무현 당으로 보고 있고 이는 곧 호남을 배제한 새로운 지역정당의 출현을 의미하게 돼 결국 호남이 고립되고 지역구도가 더 심화되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겠는가 보고 있다. 대통령의 현실 정치 불개입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지만 내년 총선에서 전개될 새로운 정치지형이 곧 지역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총선을 통한 지역구도의 극복을 강조하셨던 대통령께서 한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노 대통령 : 저도 대통령으로서 여러 가지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제가 내걸었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목표가 지역구도의 해소였다. 어떻게 보면 제가 정치를 한 가장 중요한 목표가 우리 정치에 있어서의 지역구도 해소였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어떻게 보면 제가 그런 목표를 내걸었기 때문에 이번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 국민들의 선택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러나 결국 지역주의에 가담하지 않고 지역주의에 맞서왔던 정치인에 대한 신뢰나 지지의 표현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것말고 제가 특별히 다른 후보들보다 더 잘난 데가 없지 않나. 저는 그렇게 지금까지 믿고 있다. 그 다음에 제가 선거 중에서 항상 정치개혁을 약속해 왔다. 정치개혁에 저는 첫 번째가 지역구도의 해소 개혁이고, 그 다음에 좀더 투명한 정치, 그 다음 정당구조의 민주화 이렇게 잡아왔고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했었는데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뒤에 지금 그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를 못하다. 사실 저도 욕심 같아서는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역량을 가지고 정국을 주도해 가면서 지역구도도 해소하고 좀더 투명한 정치 또는 상향식의 국민 주도의 정치, 적어도 정당구도에 있어서 당원이 주인 되는 그런 정치를 만들어 나가도록 제가 한번 해 보고 싶은 욕심은 실제로 있었고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당불개입 선언을 했다. 하게 된 것은 현실적으로 제가 나서서 정치개혁을 하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개혁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분들이 잘 아시듯이 제가 선거 때부터 또 하나의 정치개혁의 약속으로서 대통령이 정당을 지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까 공천권도 행사하지 않아야 하고 당직 임명권도 행사하지 않아야 하고 실제로 우리는 당헌상 또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놨다. 이것을 명실공히 지켜나가지 않았을 때 대통령의 정치개입으로 인한 또 다른 정당지배로 인한 또 다른 정치의 문제가 있고 또 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 점이 하나있고. 그 다음에 실제로 국회가 여소야대의 국회이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야대의 국회이다. 제가 정치에 개입하지 않아도 야당이 사사건건 견제를 하고 심지어는 저더러 자꾸 당적을 버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 말은 제가 지금 정치에 개입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개입을 하는 것으로 자꾸 덮어 씌워서 그렇게 해서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여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이렇게 공격을 하는 마당이니 혹시 제가 한발만 정당, 민주당의 운영에 개입하면 한나라당의 공세는 더욱 더 집요해지고 민주당도 더욱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전략적 고려를 해서 일단 정치개혁 과제는 정치권의 자율에 맡기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정부 운영에 성실히 열심히 해 가야겠다 그렇게 하면서 야당의 공세 뭐 그래도 지금 계속 지나친 공세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분을 야당의 정치공세 명분을 하나라도 줄이겠다 이렇게 해 왔었다. 그래서 신당에 대해서 실제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사실이다.
자꾸만 저를 개입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그렇게 해서 저를 공격하려는 분들이 있지만 이것은 그렇게 공격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자꾸 그렇게 전제하는 것이지 실제로 개입하지 않은 줄은 그 분들도 알고 있다. 그러면 당신 내심의 바람은 뭐냐. 이런 것은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대통령도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자기 개인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의견을 너무 명확하게 밝히면 그것이 바로 개입으로 또 이렇게 이해되기 때문에 그것도 자제를 해 왔지만 그러나 마냥 제가 회피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민주당을 분당한다, 또는 민주당을 깬다 이런 작은 차원의 문제에 있어서 개입할 생각 없다. 제가 바라는 것은 지금 한국 정치구도 전체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저는 지금의 상황을 볼 때 이것이 또 다른 정치구도, 또 다른 무슨 지역구도라고 이렇게 보기보다는 기존의 정치질서가 점차 와해돼 가고 있다, 기존의 정치질서가 와해되고 붕괴되면 거기에서 새로운 정치질서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는 가지고 있다.
기존의 정치질서 중에 가장 우리가 해소돼야 될 가장 나쁜 병폐가 뭐냐라고 하면 1번으로 지역구도로 꼽고 있다. 저는 지금의 과정에 대해서 기존의 정치질서가 새로운 질서로 변화해 간다든지 그 변화를 위한 와해의 과정에 있다 이렇게 이 상황을 바라보고 이것을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저는 이와 같은 것이 보기에 따라 호남을 기반으로 했던 민주당만 먼저 분열되고 한나라당은 당당하게 저렇게 서 있으면 호남만 분열되고 오히려 고립되는 것 아니냐라는 불안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겠지만 그러나 저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지역, 말하자면 증오와 분노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자기 당의 결속을 유지해 왔던 그런 정치질서의 총체적 붕괴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나라당이라 할지라도 지금 영남지역에 가서 압도적인 지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밑천이라는 것은 결국 지금까지 지역구도를 전제로 해서 호남당에 대한 분노와 증오 뭐 이런 것들을 계속 부추기면서 자기들이 잘하겠다는 아무런 비전 없이 그저 남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득표를 해 왔던 이런 정치구도가 결국 계속해서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 더 영남의 주민들도 이상 더 그 지역구도, 지역의 분노만을 가지고 한나라당을 계속 지지하는 이런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어느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제가 보는 큰 틀에 있어서의 우리 역사의 흐름은 이번에 낡은 정치질서가 어디에서 시작됐던 붕괴되기 시작하고 새로운 정치질서가 구축되는데 여기에서 우리가 1차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지역구도의 해소, 그리고 보다 더 투명한 정치, 보다 더 상향식의 국민의 뜻이 관철되는 정치 이렇게 변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저는 그렇게 바라본다. 구체적으로 제가 신당에 들어가겠다 안 들어가겠다 지지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도 좀더 큰 틀로 봐야 한다. 이중에서 가장 강고한 근거를 가지고 낡은 질서가 가장 강고하게 버티고 있는 쪽도 역시 지역구도이다. 지역 정서를 부추겨서 자기 정치 입지를 유지하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의 그것은 상당히 오래 버틸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어떤 그것이 와해돼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저는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
문 : 조금 전에 정치 질서에 대해서 일부 설명을 해 주셨다. 신당과 관련해서 질문 드리겠다. 민주당이 지금 분당국면을 맞고 있다. 대통령께서는 지난 대선때 민주당 후보로 당선이 되셨고, 또 지금도 민주당의 당원으로 소속이 돼 있다. 조금 전에 신당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신당이 내걸고 있는 이른바 개혁코드가 대통령님의 생각과 비슷한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대통령께서는 민주당 당적을 그대로 유지하실 것인지, 그리고 신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 나가실 것인지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다.
노 대통령 : 당적에 관한 것이 참 제게 어렵다. 그러나 어떻든 바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생각하고 그리고 영 그대로 있을 수도 있고 또 경우에 따라 거취가 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든 그 문제는 아직 아무런 판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어느 쪽으로 결정해 놓고 시간이나 순서를 기다리거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 백지상태에서 상황을 좀더 지켜보면서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조금도 숨기지 않겠다. 저는 민주당의 개혁을 바라고 있었다. 또 그렇게 표현했다. 민주당 이대로는 안 된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명히 민주당이 당권을 놓고 신파 구파가 단순히 그렇게 싸운 것으로만 비추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개혁문제를 놓고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만 가지고 탈 지역정당, 전국 정당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당장 지역구도를 어떻게 한다는 그런 개혁 이전에 민주당이 하려고 했던 민주당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은 결국 공천제도라든지 정당운영에 관한 제도의 문제이다. 그리고 기존 위원장의 기득권을 다 버리고 백지에서 출발해서 새롭게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주자. 과거의 하향식 공천제도 그것은 우리가 안 하기로 한 것 아니냐 그런 것의 근본적 제도 변화, 그밖에 투명한 정치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는 사람이 없겠지만 실제로 가보면 또 차이는 있다. 그런 것을 기본으로 해서 소위 민주적 정당, 주민들에 의해서 추천 받는 정당으로 가자 그런 것이 핵심이다. 그것 하자면 기득권을 버려야 되는데 기득권을 버릴 것이냐 안 버릴 것이냐를 놓고 논쟁하다가 결국 그것은 어디로 가버리고 단지 그냥 신주류 구주류 이렇게 돼 버린 것이다. 그것이 기본이다. 저는 민주당이 갈라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개혁되기를 바라는데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과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갈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것이 그렇게 해서 힘이 약해지는 측면이 있지만 차제에 새로운 정치 질서로의 변화의 하나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옛날 그대로 기득권 그대로 가지고 그냥 가자 이것가지고 우리 정치가 달라질 수 없는 것이고 민주당이 전국정당이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뜻을 모아서 정당을 개혁하는 정당으로 가기를 제가 바랬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실제로 그렇게 나서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제가 제일 우려하는 것은 민주당의 분당이 제가 조정한 것이 그것이 따라서 노무현이 어느 지역을 배반한 것이고 이런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정말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제가 그럴 바에 차라리 진작 한나라당에 가있지 왜 민주당에 있겠나. 내가 어느 지역을 배신하기 위해서 정치하는 사람 아니고 그것 배신하려고 대통령된 사람 아니다. 정말로 저는 그렇게 안하려고 하다가 보니까 대통령까지 된 것 아닌가. 또 저를 대통령 만들어준 국민들을 왜 제가 배신해야 하나. 오히려 저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저의가 의심스럽다, 오히려 자기들의 지역에서의 기득권, 지역감정만 잘 부추기면 표가 모이는 그런 구조를 계속해서 활용해서 그 기득권을 가지고 낡은 정치를 계속하겠다 이렇게 하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방향으로 사태를 호도 하려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사람들이 계속 그렇게 해서 국민들을 속이면 안 된다. 말하자면 한나라당이 야당이 돼 있고 별 힘이 없으니까 또다시 노무현에 대해서 공격하고 노무현 영남사람이다, 노무현이 우리를 배신했다 그렇게 공격하면 그렇게 해서 호남민심이 뭉치면 몇 몇 사람 당선되기는 좋겠죠. 그러나 그것이 호남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나. 국가에 무슨 도움이 되나. 그래서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이 문제를 그렇게는 끌고 가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정치하는 사람들한테 그렇게 부탁드린다. 이것을 노무현의 호남에 대한 배신의 과정으로 그렇게 덮어씌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자기 정치 소신대로 정치하는 것이지 그런 개혁 그런 정치 제도가 싫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하겠다 뭐 이렇게 말해야지 이것을 가지고 노무현과의 전선을 만들어서 노무현과 호남을 분리시키고 싸우게 만들고 그렇게 해서 정치적으로 이득보고. 그것은 좀 안 하면 좋겠다.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제가 당적을 이탈한다 안 한다 하는 문제가 민감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에 민감한 것인데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적인 차별과 소외가 없이 또 특정적인 지역에 대한 그것이 없이 할 수 있는 정치가 어떤 것이냐 이런 것을 함께 걱정해 나가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 주면 고맙겠다.
문 : 다음에는 대북관계와 특검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겠다. 대통령님의 대북 특검 수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뛰어난 업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햇볕정책에 대해 의미 축소, 내지는 후퇴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호남인의 정서인 것 같다. 그것은 바로 호남지역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도 작용했다고 본다. 특히 특검 공포 배경에 반DJ 유권자들과 영남지역에서의 지지기반 확대를 위한 의도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방금 말씀처럼 느긋하게 기다려달라는 말씀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착잡한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보혁갈등 촉매재가 됐다고도 보여진다. 이러한 갈등을 치유하고 민심, 특히 호남민심을 아우르는 대책은 무엇인지, 또 특검수용에 대한 대통령의 지금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햇볕정책 등 향후 대북정책에 대한 방향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노 대통령 : 노무현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는가 아닌가. 그것은 이름의 문제가 아니고 실질적인 정책 내용 아닌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 여러분께서 기회가 되시면 김대중 대통령께 직접 한번 취재해 보시면 어떻겠나. 아니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햇볕정책을 추진해 나갔던 사람들에게 취재를 해 보시면 노무현 정책, 노무현의 대북정책이 햇볕정책 바깥으로 이탈해 있는가 아닌가 금방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금 통일부장관은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장관으로 임명한 사람 그대로 하고 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단지 특검문제를 반대하는 사람, 말하자면 남북관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특검 때문에 남북관계가 훼손될까 걱정하고 또 어떤 사람은 특검을 반대하는 사람이 특검을 안 하도록 하기 위해서 방패막이로 그러면 햇볕정책 훼손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죠.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햇볕정책을 방패막이로 해서 특검을 회피해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이다. 저의가 뭐냐 이해관계가 뭐냐를 딱 떠나서 정말 특검 안 할 수 있느냐. 예를 들면 제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할지라도 부정선거 혐의가 있으면 그것은 그것대로 따로 평가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법이 있으면 불법인 것이죠. 부당 대출, 불법 대출은 그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북한에 돈을 주고 했냐 안 주고 했냐에 대해서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이것은 인정해야 한다. 아무리 나는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을 정말 존중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돈을 줬냐 안 줬냐라는 것은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면 알 수밖에 없는 일이고 그 다음에 그 돈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어서 불법 없이 마련할 수도 있고 불법 있게 마련할 수도 있는데 대출과정이 불법이어서 대출 명의자로 된 현대상선 사장이 다니면서 엉뚱한 소리하고 산업은행 총재라는 사람이 국회에 나와서까지 불법대출의 혐의에 대해서 얘기해 버린 것을 어떻게 덮을 수 있나. 그것을 덮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래서 햇볕정책은 제가 차질 없이 계승하고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 그 과정의 모든 과정이 다 합법화될 수 없다라는 것이고 실제로 그 불법대출의 문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지금 이 수사과정에도 보셨지만 여러분들 보셔서 알듯이 그 불법대출의 문제도 생겼고 또 파생되는 150억 문제도 있었고 또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문제가 있었지만 그 분들이 참 민망한 이야기이지만 그분들이 실제로 대통령은 아무 관계가 없는데 대통령이 관계없음을 앞장서 나서서 대통령을 방어하고 변호해야 되는데 실제로 그렇게 했나? 어떻습니까? 그분들이 대통령에게 관계 있는 것처럼 의혹 받지 않도록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 자기 몸을 내던졌나? 그 전기간 동안에 대통령 뒤에 숨어가지고 대통령을 방패로 내세워서 자기들이 어떻게든 조금 빠져나가 보려고 그렇게 했던 것 아닌가. 이 얘기는 그분들을 내가 비난하고자 하는 얘기가 아니고 김대중 대통령과의 업적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 뒤에 다른 사건이 생겼을 때에도 또 무슨 북핵과 관계없는 비자금 사건이 생겼을 때도 ‘이것은 대통령께 보고했다’ 이렇게 해서 은근히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는 일까지 있었지 않나. 물론 본인이 아니고 주변사람이지만. 그래서 이것은 명백히 분리해야 한다. 명백히 분리해서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 스스로 그를 통해서 불법에 관여하고 이득을 챙긴 사람들은 어쩔 도리 없다. 제가 막아줄래야 막아줄 방법도 없다. 대통령이 그것 막아줄려고 하면 대통령으로서 자리를 지킬 수도 없다. 대통령 뿐만이 아니고 나라의 정치나 장래가 어떻게 되나.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되지 않나. 그래서 이 문제는 전혀 결부하지 마십시오. 전혀 별개의 문제로 그렇게 판단해 주십시오.
제가 그 외에 김대중 대통령은 정말 평가에 있어서 억울하다. 제가 선거 때도 답답해서 외신 블룸버그 통신 같은 데서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서 쓴 글을 읽으면서 우리 국내 언론과 너무 다르지 않나. 이런 것을 놓고 하나하나 마음에 새긴 것이 있다. 심지어는 내가 강연다니면서 업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의 방향이다, 한 시대의 지도자가 개인적으로 어떤 결점이 있느냐 약간의 부정이 있느냐 또는 스캔들이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갔느냐 안 갔느냐 라는 것이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어디 가서든 강연하면서 예를 들어서 빌리 브란트 수상에게 혹시 사생자가 있었다거나 또는 비자금이 좀 있었다거나 하는 것이 지금 밝혀진다고 하면 빌리 브란트 수상에 대한 오늘 역사의 평가가 과연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말하자면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들을 항상 주장해 온 사람이다. 실제로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평가, 자제분들 얘기로 해서 여러 가지로 우울한 노년을 보내고 계시지만 역사의 평가 하나는 제가 좀 똑바로 하려고 하고, 또 가장 좋은 방법이 제가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것이다 성공해서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을 제가 거의 그대로 이어가고 있지 않나. 제가 지역구도의 족쇄는 반드시 끊어서 극복하려고 하지만 그 외 소위 정치적 지향 가치는 그대로 해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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