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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표, 미국 가서 누구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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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표, 미국 가서 누구 만나나

'네오콘 기수' 월포위츠, '파병요청' 롤리스 등 만나

13일 1주일간의 방미길에 오른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미국 조야의 인사들과 어떤 얘기를 나눌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베이징 6자회담 이후 북핵에 관한 단계적 해법을 내놓겠다는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밝히면서도, 한국군에 대한 이라크 추가 파병을 요구하는 등 한미관계가 대단히 민감한 문제들로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한국 거야(巨野) 대표의 말 한마디가 미국에게 대통령 못지 않은 무게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민한 문제에서 정부와 다른 뉘앙스의 말을 했을 경우 미국의 대(對) 한국 요구·압박의 빌미를 최 대표가 제공할 수 있어 자칫 외교적 혼선마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도 그의 방미가 관심을 끄는 이유이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를 비롯,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리처드 루가 상원 외교위원장,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등 최 대표가 미국에서 만나기로 확정된 인사들을 보면 이같은 우려는 가중된다.

***월포위츠와 무슨 얘기?**

그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공격적 대외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신보수주의(네오콘)의 기수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다.

월포위츠는 우선 이라크 파병에 대한 한국 제1당의 협조를 구할 것이 분명하다. 파병을 비롯한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는 베트남전에 비견되는 이라크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미국과 신보수주의자들의 미래에 사활적인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월포위츠는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재배치 등 지난 6월 초 방한에서 언급한 문제에 관해서도 한나라당의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방문에서 그는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주한미군의)전력 증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재배치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국방예산의 증액을 언급했었다.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는 지난 3-4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 4차회의' 참석차 방한,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군의 이라크파병을 처음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파병 요청이 방한의 주요 임무였던 것을 보면 미국을 찾은 최 대표에게도 협조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이 짙다.

***북핵 논의는 곤혹스러울 듯**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제임스 켈리 차관보와의 만남이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북핵 문제 발발후 미국측의 공식 대표로 활동하며 지난 베이징 6자회담에도 미국측 수석대표였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미국측의 협상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선(先) 핵폐기 없는 대가는 없다'던 부시 대통령의 강경 입장이 최근 상당히 유연한 방향으로 선회하는 등, 당초 최 대표가 방미를 추진하던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데에 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기본 원칙으로 하면서도 한국과 미국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일 때마다 한미공조 강화를 내세워 미국 강경파의 입장에 동조해온 측면이 있었다.

최 대표는 따라서 변화된 미국의 입장에 대해 긴급히 대책을 마련하고 발언의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이나 한국 정부의 입장, 면담하는 인사들의 성향, 남북관계, 국내여론 사이에서 까다로운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선발대격으로 먼저 미국으로 떠난 박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미 정가의 흐름을 읽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 요청에는 원론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을 것"**

파병 문제에 관해 최 대표는 일단 정부 입장이 나온 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미국에 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주도의 파병 요청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다 당내 일부 소장파의 반대가 있는 상황에서 '총대를 미리 멜 필요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 대표는 출국에 앞서 여의도 당사에서 "미국과 한국이 정식으로 이 문제를 논의한 것도 아니고 정부안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야당이 가타부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이 나오면 국민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 당론을 정할 것"이라며 "방미중 미국이 파병요구를 직접 하더라도 우리나라 정부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답할 처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 헤리티지 재단 연설도**

미국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초청으로 미국을 찾은 최 대표의 일정은 총 7박8일이다. 올 1월 당 북핵특위 방미조사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 후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는 그는 13일(현지시각) 워싱턴에 도착,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15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및 헤리티지 재단 연설 △17일 뉴욕 교민 만찬 및 시국강연회 △18일 9·11 동시테러 현장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0일 귀국한다.

특히 최 대표는 15일(현지시간) 헤리티지 재단 주최 오찬연설에서‘기로에 선 한반도, 한-미 동맹과 남북관계’라는 연설을 통해 한총련의 미군훈련장 시위, 성조기 방화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대다수 한국민은 한미동맹 강화를 적극 지지한다"는 점을 역설하는 등 모든 방미 일정을 한미동맹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한 국내 보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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