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과 관련 “대체 나는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해, 3일 한나라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도 이를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무엇이 해임 건의의 사유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회의 의사를 존중해 국무위원 여러분들이 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김 장관 해임 건의안과 관련 "이유를 납득할 순 없지만 국회 위상을 존중해 (국회를 상대로) 최대한 설득, 노력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표결 결과 국민들이 지켜볼 것"**
노 대통령은 특히 "내일(3일) 표결 결과 의원들의 소신이나 양심에 관해 국민들이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면서 “국회가 그야말로 국민을 위해 국회의 권능을 행사하는지 아니면 정부를 흔들기 위해 집단 편짜기를 할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의원들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해임건의안 표결) 결과를 보고 처리 문제를 다시 상의하자”고 밝혔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3일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도 거부할 것으로 보여, 4일 3당 대표, 국회의장 등이 참석하는 '5자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와 한나라당간의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김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 고건 총리는 이날 국회의장과 여야 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했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도 의원들을 만나 설득할 것"이라며 "그러나 야당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홍사덕, “의원 상대 설득에 반드시 응징”**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와 야당의원 설득 방침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이날 해임안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국회상대 설득 지시에 대해 “이는 야당의원을 로비해 포섭하라는 지시로 의회정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어떤 형식이든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노 대통령의 지시는 야당의원 가운데 배신자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그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적이 없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받아들였다. 이는 헌법질서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유린인 만큼 좌시하지 않겠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강경태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지도부는 예정대로 5자회담은 가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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