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지금까지 정권과 언론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소위 야합의 관계였다”면서 “그걸 고치자는 것이지 언론 탄압할 힘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국 시군구의회 의장 2백3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안기부(국가정보원) 문화도 바뀌어야 하고, 검찰 문화도 바뀌어야 하고, 대통령 문화도 바뀌어야 하고, 언론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싸울 일 없다”며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사람인데 누구와 싸우겠냐. 질서를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언론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5년 뒤에는 취재와 보도의 관행이 선진국 수준으로 공무원들이 취재하는 사람들 눈치 살피고 어떻게든 비위 맞추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하고 자존심 상하는 노력을 하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며 재임 기간 중 언론과의 관계를 바로잡을 것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조금 대통령이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냉정하게 실제적 근거를 갖고 판단해달라”며 “나도 따질 게 많고 억울하고 불만스러운 것 많은데 어디 말할 데도 없고, 그냥 뚜벅뚜벅 소명으로 생각하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盧 “그렇게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을 것”**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직 수행과 관련된 비판 등에 맞서 “대통령직 잘 하겠다. 감히 큰소리 하겠다. 나라는 제대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봤을 때 인기에 연연한 일 없고 국회의원 배지에 연연한 적 없다. 소신하나로 왔다”면서 “한순간 결단에는 어떤 정치인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그렇게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두관 행자장관 깊은 신뢰 표명**
한편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내달 3일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이는 김두관 행자부 장관에 대해 깊은 신뢰를 표하는 발언을 해 한나라당이 해임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김 장관이 장관 됐을 때 저 사람이 깜이 되느냐, 뭐 하는 사람이냐, 또 무슨 파격인사냐며 모두 깜짝 놀랐다”면서 “파격 맞다. 근본적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사람을 찾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항상 중앙 무대에서 증명한 사람만이 책임자가 되는 게 아니라 기초자치 단체에서 역량 쌓고 검증된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 증명하고 싶었고, 자치단체 출신의 사회적 평가를 높여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본인이 자치단체장 해봤으니까 분권은 양심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지 그런 생각으로 시켰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대통령 입장표명에 따라 이날 오후 김두관 행자장관 해임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내달 4일로 예정된 청와대 5자회동 불참 입장을 밝힌 최병렬 한나라당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25일 6개 경제신문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6개월이 지나 감을 갖고 일하고 있는데 이 정도 결과를 갖고 평가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라면서 "과거에는 단명장관이 많이 나왔는데 안정성을 위해 단명장관을 내지 않겠다"며 당분간 개각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