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전남 광양에서 지역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영삼 정부 시절 아들이 감옥을 가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도 별 것 아닌 문제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한 대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대통령답지 않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또 "검찰이 최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서 누구의 감독도 받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지만 대통령도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만큼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직접 훼손하는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DJ 아들들 범죄 행각 옹호"**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과 정부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노 대통령은 "검찰, 국정원, 국세청, 이 부분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이거 쥐고 권력 필요에 따라 때때로 움직여 보려 하는 순간 대통령 자리 제대로 못 내려온다. 김영삼 정부시절 아들 감옥 갔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도 별것 아닌 문제로 검찰 조사 받았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질서는 제대로 잡겠다. 파동이 있는데 검찰 막강 권력, 누구의 감독도 받지 않는 검찰을 지속적으로 내버려 두지 않겠다. 정당하면 바로 잡아갈 수 있다. 대통령도 막강한 권한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발언이 호남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왔으며 노대통령이 이에 앞서 "호남이 소외되지 않도록 경제와 인사면에서 반영하고, 특히 4,5급 (공직자) 인사부터 관리할 것", "민주당 망하고 노무현 망하고 누구한테 의지하냐 걱정말라. 어떤 경우라도 여러분 곁에서 있을 것"이라는 등 호남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며 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던 DJ 아들들의 권력 비리를 '별 것 아닌 것'으로 규정짓고 이를 옹호했다"면서 "아무리 지역감정을 부추겨 호남표를 결집시키려는 정략적 기도라고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 아들들의 파렴치한 범죄행각을 옹호하고 급기야 검찰을 길들이겠다는 노골적인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이 이런 인식과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과연 국가의 기강과 검찰권이 바로 설 수 있겠느냐"며 "노 대통령은 사법부의 판단과 국민의 법감정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시킨데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달라진 검찰 위상 지적한 것"**
이처럼 논란이 일자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말미에 자신의 검찰 관련 발언에 대해 "검찰이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내부에서 개혁도 일어날 것이고, (검찰에) 권력이 있는 만큼 견제도 필요하다는 차원의 얘기였는데 너무 크게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저녁 기자들이 김 전 대통령 아들들의 검찰 조사를 언급한 발언에 대해 문제제기하자 기자실을 찾아 "달라진 검찰의 위상을 얘기하면서 쓴 표현"이라면서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정권이었다면 검찰이 정말로 이렇게 다 수사를 했겠느냐는 차원의 말"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변인은 "이것이 그 사건 자체가 수사 대상이 안 된다거나 수사해서는 안될 것으로 수사했다거나 이런 차원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검찰 권력을 견제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검찰에 대한 감찰권을 법무부로 이관하는 문제 등 법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관련 강금실 법무장관은 지난 18일 검찰감찰권의 법무부 이관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도 하라는 취지이며, 현재 검토 중"이라면서 "검토해 안이 나와야 하는데 올해 안에 가부간 결정을 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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