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앞으로 불법과 폭력적인 노사문화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1∼2년 안에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화물연대 파업, 기아자동차 파업 등의 대치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여러차례 올 하반기에 ‘경제회생’이 국정운영의 중점 과제이며, 특히 노사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었다.
***“노사 문제 투자 걸림돌 되지 않도록”**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총회 개막연설에서 외국인투자가들에게 “노사간 대립과 갈등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의 노사문화는 달라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이제 곧 중립적인 공익위원을 중심으로,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노사 관계 개혁방안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불법과 폭력은 용납되지 않고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 가는 노사관계만이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노사관련 법과 제도도 국제기준에 맞게 고쳐질 것이며 앞으로 1-2년 안에 선진적인 노사 관계를 정착시키겠다. 적어도 노사 문제 때문에 한국에 투자하기를 주저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노사문제에 대한 원칙적 대응’ 입장은 최근 출범 6개월을 맞아 각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노사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가 지난 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1%가 노 대통령이 노동분야에서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한국갤럽이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노사문제(잘못해왔다 71.2%, 잘해왔다 11.8%)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노사 문제가 투자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에서도 드러났듯이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 대립은 반드시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GNP 2만 달러 달성을 위한 기반 마련’이 참여 정부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면서 외자 유치는 더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노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이날 총회에서 "기업회계와 지배구조부터 시장의 경쟁질서와 금융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것을 개혁해 나갈 것"이라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하며 개방된 시장경제 체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 인천, 부산, 광양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외국인이 불편을 느끼는 의료와 교육 등의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불필요한 규제나 복잡한 행정절차는 현격히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으로 별로 행복하지 않아”**
노 대통령은 이날 미리 준비된 연설에는 없었으나 "(티모시옹 회장은) 저를 도전을 극복한 사람으로 소개해주셨습니다만 정치적으로 별로 행복하지 않다"며 최근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개막 연설에 앞서 티모시옹 아시아 INC 회장이 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설명하면서 ‘도전을 극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한데 따른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해 "아직 한참이나 시련을 극복해야하고, 새로운 성공을 거둬야 할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면서 "다행히 저는 어렵지만 대한민국은 순탄하게 잘 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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