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측으로부터 지난 2000년 4.13 총선 직전에 2백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검찰 조사에서 4.13 총선 당시 지인들에게 빌렸는 1백10억원을 김옥두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무총장으로 선거자금을 관리했던 김 의원은 "당에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권 전 고문이 알고 지인들에게 빌려 당에 입금했다"며 이를 확인했다. 김 의원은 "모든 것은 선거법 절차에 따라 처리했고 선관위에 신고했으며, 관련 서류도 있다"고 주장했다.
***'권노갑 리스트' 밝혀지나**
하지만 정가에서는 검찰 확인수사 과정에 지난번 총선 당시 권씨로부터 정치자금을 지원받은 이들의 명단인 이른바 ‘권노갑 리스트’가 밝혀질지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가에서는 지원금이 김옥두 총장을 통해 나갔다는 맥락에서 일명 '김옥두 리스트'라고도 부르고 있다.
정가에는 지난번 총선때 김옥두 총장을 통해 권노갑 고문으로부터 2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은 정치인 명단이 나돌아, 당사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당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수도권 및 일부 지방의 격전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자금지원을 했었다.
검찰은 현재 김옥두 의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신중히 검토중이나 구체적인 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당시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의 경우, 공소 시효(정치자금법의 경우 3년)가 지나 처벌이 어려운 점을 고려, 소환 조사가 아닌 다른 방법 등을 통해 사실 확인 절차만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고문은 현대 비자금 2백억원 수수 혐의에 대해선 일관되게 부인했으며, 현금 1백10억원을 빌린 사람이 누구인지와 이 돈을 현금으로 받았는지, 수표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내주초 현대비자금 정치인 본격 소환**
검찰은 이밖에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에 대한 조사에서 권노갑 전고문 외에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대북사업 지원 등 청탁 대가로 억대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 보강조사 등을 통해 소환 대상 정치인에 대한 선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소환대상 선별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내주부터 관련 정치인에 대한 본격 소환에 나설 방침이다.
소환 대상으로 거론되는 정치인은 4~5명에서 많게는 8~9명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이중에는 한나라당 중진의원 2~3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여야를 크게 긴장케 하고 있다.
***김영완씨 집 떼강도 ‘밀실수사’ 박지원씨가 지시**
한편 지난해 전직 무기거래상 김영완씨 집 1백억원대 떼강도 사건에 대한 경찰의 '비선 수사'가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시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
검찰은 22일 "김씨 자택에서 발생한 떼강도 사건에 대해 경찰이 보안을 유지하며 수사한 것은 박 전실장이 김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 있던 박종이 경감에게 부탁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전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같은 의혹에 대해 시인했으나, 현대 측으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백50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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