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어 최도술 총무비서관이 내년 17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 출마를 선언하자 이른바 '노심(盧心)'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두 비서관 모두 총선 출마를 이유로 이달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개혁국민정당, 한나라당 탈당파 등과 함께 추석전 독자 신당추진 준비기구 발족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와 행보를 함께 할 가능성이 커, 부산지역에서 먼저 '노무현 신당'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최도술, '노심' 논란 일자 말 바꿔**
'노심' 논란은 17일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최도술 총무비서관이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후배인 데다가 노 대통령이 부산 지역에서 변호사를 하던 시절 사무장으로 함께 일해온 이래 '영원한 사무장'으로 불릴만큼 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 비서관은 17일 오전 노 대통령에게 출마 의사를 밝히자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 북.강서을은 지난 2000년 총선서 대통령이 출마했다 낙선한 곳이다.
그는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오전에 엉겁결에 잘못 말했다"며"내가 그 쪽에서 출마하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대통령은 지역구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고만 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으나, 이 지역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해성 홍보수석도 14일 부산지역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노 대통령이 총선 출마 결심을 듣고 '고맙다'고 말했다"고 밝혀, 노심을 강력히 시사했다.
***최도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했지 민주당에는 입당 안해"**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청와대를 떠나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에 출마하는 비서관들이 여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최 비서관은 17일 "당장은 무소속이다. 상황을 지켜봐야겠다.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한이 있더라도 민주당 입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위 분들과 상의해 추후 결정해야할 것 같다"고 말해 개혁신당에 합류할 생각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도 "민주당적을 당분간 갖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이 수석은 특히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이유와 관련 "부산 정개추 쪽의 요청이 있었다"고 "지난 4~6일 휴가기간 동안 부산 정개추 대표인 조성래 변호사를 만나 출마를 상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은 민주당이 아닌 부산 정개추와 움직임을 같이할 전망이다.
부산 정개추는 지난 13일 개혁국민정당, 한나라당 탈당파 등과 민주당과는 별도로 독자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었다. 부산 정개추 핵심 멤버인 정윤재 민주당 부산 사상지구당 위원장 등은 영남지역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은 20일께 민주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신당을 추진하는 이들은 추석전 신당추진 준비기국 발족을 목표로 25일께 연대모임을 구성할 예정이다. 또 이호웅, 신기남 의원 등 민주당 신주류 강경파는 9월초 신주류 독자 전당대회 추진이 무산될 경우 조만간 '중대결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웅, "노대통령이 동지의 한사람으로 신당 참여 가능"**
개혁당의 김원웅 대표는 17일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노대통령이 개혁신당에 입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김대표는 최도술 등의 출마선언과 관련, "노 대통령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했던 사람이 불모지에 나간다고 한 것은 당연한 일이며, 꽁꽁 언 얼음을 깨는 쇄빙선을 띄우는 일과 같다"며 "노 대통령이 맹주가 되거나 기획, 조정해 만들어지는 신당이 아니라, 동지의 한사람으로서 참여하는 신당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구주류 강력 반발**
청와대 비서관들의 총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자 한나라당은 "정치개입 않겠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허구였다"면서 "노골적인 정치개입을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배용수 부대변인은 17일 논평을 발표, "노 대통령이 자신의 '금고지기'인 최도술 총무비서관을 불러 '과거 내 지역구에서 출마하는게 어떻느냐'고 권유하고 결정했다는 사실만 봐도 노 대통려의 의중이 어디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면서 "말로는 신당은 물론 정치개입도 않는다면서 뒤로는 모든 상황을 기획.총괄.감독하며 총연출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구주류 역시 최 비서관과 이 수석의 "민주당적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이 전해지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경천 의원은 "결국 노무현 신당을 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노무현 신당은 새로운 지역주의 정당의 변종"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9월초 독자 전당대회 추진을 민주당 내 신당 창당의 마지막 카드로 뽑아든 신주류 측은 '노 대통령의 의중이 독자신당 창당에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향후 정치 행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盧사단' 대 '한나라당' 격전지될 듯**
이 수석과 최 비서관 이외에도 부산 지역엔 노 대통령 인맥이 대거 출마할 예정이며 한나라당은 '수성(守城)'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어서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출마가 예상되는 '친노(親盧)사단'은 정윤재(사상) 최인호(해운대.기장갑) 조경태(사하을) 노재철(동래) 송인배(경남양산) 위원장 등 조만간 민주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원외 지구당 위원장 들이다.
또 신당연대 상임대표인 조성래 전 부산민변 회장,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이태일 전 동아대총장 등의 출마도 유력하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영춘(서울 광진갑) 의원도 부산 출마를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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