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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노대통령 제발 한번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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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노대통령 제발 한번 만나자"

4자회담 제안, 민주당 "환영"-청와대 "글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획기적인 국정쇄신책 마련을 촉구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국가전략산업 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대표가 참가하는 4자회담을 제의했다.

***"제의 계속 무시하면 정권퇴진운동"**

최병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안보불안 해소, 정치 정상화, 검찰의 현대비자금 총선자금 유입 전모 규명 등 5개항을 촉구한 뒤 "이러한 제의를 대통령이 계속해 무시한다면 국정감사, 국정조사, 특별검사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이 정권의 정통성과 존립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내가 말하는 문제제기는 정권퇴진 운동과 같은 맥락으로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국정실패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한 반성과 함께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획기적인 국정쇄신책을 기대했으나 그 결과는 참으로 실망스러웠다"며 구체적인 국가발전전략과 비전 제시, 획기적인 내부숙정, 대탕평책 등을 촉구했다.

4자회담에서 논의하자는 국가전략산업 특위와 관련, 최 대표는 "지난 30년간 우리 산업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래형 신산업전략 및 국가지원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정치권, 재계, 학계, 노동계, 공익대표 등 사회 각층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최근 움직임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면서 "IT·BT·MT 등에서 중국에 뒤지게 되면 통일은커녕 우리 국민들 밥 먹고 살기 힘들 수 있다"며 "이 문제만이라도 4자가 만나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또 "대통령과 측근들의 역사관과 철학에 중대한 문제가 있고, 아무런 대책없이 낙관주의에 빠져 있으며, 근거없는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네탓주의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 주변 핵심참모는 유럽 기준으로 볼 때 좌파"라는 기존의 평가를 거듭 밝혔다.

***'대안세력' 이미지, 야당 대표 위상 확립 노림수**

최 대표의 이같은 제안은 경제살리기에 초당적으로 협조한다는 이미지를 선점하는 동시에 아직 정부가 결론을 래리지 못하고 있는 법인세 인하 요구등을 통해 야당이 단순 비판세력이 아닌 '대안세력'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최근 감지되기 시작한 노대통령의 정치적 속내를 간파하기 위한 탐색전의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표는 지난 6월 대표 당선 일성으로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청와대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다가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대통령 탄핵 검토" 등의 발언으로 관계가 급랭했다. 또한 노대통령의 민주당 탈당 요구도 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여야대화 중단은 아직 당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최대표에게도 적잖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고, 따라서 최대표는 4자회담 형식을 빌어서라도 노 대통령과의 회담을 성사시켜 명실상부한 '야당대표'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최대표는 또 비록 경제살리기로 회담의제를 국한시킨다 할지라도, 회담성사시 대화과정에 그동안 일관되게 주문해온 노대통령의 탈당 등 정치적 주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표는 특히 최근 일련의 정경스캔들과 최근 급류를 타기 시작한 당 창당 움직임을 고려할 때 이면에 '노심'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어, 노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노대통령의 정확한 내심을 간파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환영, 청와대는 신중**

민주당은 최대표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그러나 4자회담 대신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회담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평수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17일 "불안조성용 회견은 유감이지만 국가전략산업 특위 구성제안은 평가한다"면서도 "이를 논의하기 위해 3자회담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청와대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이다.

청와대는 18일 오전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최 대표의 4자회담 제의에 대해 논의한 결과, "아직 구체적인 제의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의가 공식적으로 오면 그 내용과 진의를 파악해 검토키로 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러나 오늘 회의에선 최 대표가 4자회담을 제의한 것 치고는 너무 비판강도가 심하며 예의에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고 덧붙여, 회담이 성사되기까지에는 아직 넘어야할 고비가 많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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