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국내에서는 리더십의 위기, 리더십의 변환기에 와 있다"면서 "민주적-분권적 리더십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에 국정홍보처 소속 재외홍보관 26명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으로서는 그 시대의 문제를 제도와 문화에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인 김대중 대통령 때까지만 해도 이른바 인사권인 공천권을 가지고 완전히 장악하고 통치해왔다"면서, 그러나 "나는 지금 당 총재도 아니고 당 공천권도 없다"고 지난 정권과의 다른 점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당의 기반이 국민의 계층간 이해의 토대 위에 있기보다 정서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그 어느 쪽 정책을 가지고 타협하기 어렵다"고 애로를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권노갑 전 고문이 검찰에 긴급 체포되고, 신당 창당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서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동교동 죽이기'를 할만한 힘이 지금 자신에게 없다는 해명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최근 민주당 이호웅 의원 등 신주류 내에서 "노 대통령은 8월 안에 신당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 당-정 분리 원칙을 다시 한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당정분리의 실천으로 대통령이 과거처럼 당을 좌우할 수 없다"면서 "정부제안법안들의 국회 처리 문제에 있어 장관들의 어려움이 많겠지만 당정분리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하는 만큼 장관들이 직접 나서서 챙기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시작하기 전에도 "정치적 상황이라든지, 당과 정부의 구조 문제와 환경 등이 이전과 비교할 때 많이 달라졌다"면서 "오늘 회의가 일찍 끝나면 이에 대해 얘기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기회에 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리더십의 유형, 당정관계와 그밖의 정부와의 관계 등 여러가지 얘기를 들을 것"이라며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비밀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얘기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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