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신주류 배신 여부 지켜보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신주류 배신 여부 지켜보겠다"

<김부겸 의원 인터뷰> “민주당 기득권 버리느냐가 관건”

민주당 신주류가 1일 '개혁신당' 노선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한나라당 탈당파 5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통합연대'의 당초 일정표에도 심각한 차질이 생겼다. 이들 입장에서 보면 '배신'을 당한 셈이다.

프레시안은 이에 1일 여의도 통합연대 사무실에서 통합연대의 김부겸 의원을 긴급히 만나 최근 신당 흐름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민주당 신당논의 "좀 더 지켜보자"**

민주당 신주류의 입장선회를 개혁당측이 "지역주의 안주"라며 맹성토한 데 반해, 김 의원의 견해는 의외로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것이었다.

그는 "리모델링은 우리하고 아무 상관없는 민주당내 행사"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무회의에서 최종 의제까지 확정하고 (전당대회) 시기까지 못 박히면 그 사람들이 뭘 가지고 전당대회를 할지 지켜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여지를 뒀다. 민주당 진로와 관련, 전당대회에서 어떤 의제가 채택되느냐를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그는 "언론에서 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 쪽으로 논점을 몰고가는데, 핵심 논점은 민주당이라는 기득권을 버리느냐 아니냐이다"라며 "통합신당이라는 것도 신당에 무게가 있는 것인지, 통합에 무게가 있는 것인지가 확인돼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김원기 고문 정동영 의원 등 신주류측의 개혁신당 노선 후퇴 발언에 대해서도 "그 분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 힘드니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한 말일 것"이라며 "지금까지 자기들이 해 온 말이 있고, 지고 있는 짐의 무게가 있는데 그렇게 쉽게 말 한마디로 바꿀 수 있다고 판단되진 않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그러나 "(신주류에게는) 여태까지 뭐했느냐는 신랄한 비판이 있지 않느냐"며 "내부가 어려우니까 자기들 지지층만 공고히 하겠다는 것은 배신"이라고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계획과 관련, 그는 "(민주당 신주류 내에) 우리와 근본적인 정치적 고민이 비슷한 분들과 교감이 있다"며 이들의 탈당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판단했다. 그는 이어 "교섭단체 구성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함의가 있고 저쪽(신주류)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거기에 맞춰서 그 분들도 일정을 조정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했다.

***"盧 당적이탈 밖에는 갈 길이 없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당적이탈설과 관련해선, "그 길밖에는 대통령이 갈 길이 없다"며 "민주당은 우리가 당선시켰는데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대통령의 선택은 감내해야 한다"고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 "생각보다는 좀 실망스럽다"며 "언제까지나 '나 노무현의 결백을 믿어달라'는 호소만으로는 안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은 것이지 인기 스타를 뽑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존의 거대한 기득권 질서가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은 그런 것을 다 고려해서 뚫고 나가야 하는데 한 단면만 보고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구설수에 대해선 "권력이 가지고 있는 마성에 빠져들면 취하게 되고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사회적으로 곱지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을 참모들이 알고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보다는 수구적 문화가 문제"**

김 의원은 한나라당 최병렬 체제에 대해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최병렬 대표, 홍사덕 총무, 이강두 정책위의장 등 한나라당 새 지도부는 상당히 합리적인 분들"이라며, 특히 최병렬 대표에 대해서는 "보수적 리더로서 우리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상찬했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구적 문화, 보수적 문화에 최 대표조차도 발목이 잡혀있다"며 "한나라당 자체가 가지고 있는 풍토가, 한국정치 앞날의 발목을 잡고있는 질곡이 문제"라고 한나라당의 변화 가능성에는 반신반의했다.

최 대표의 상향식공천제 실험과 관련, 김 의원은 "최 대표가 상향식 공천이야말로 자신도 살고 한나라당도 사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선 "약간 어둡게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변화에 대해 "우리가 탈당했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된 것"이라고 자신들의 '탈당 효과'를 강조했다.

다음은 1일 오전 통합연대 사무실에서 1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 전문.

***"신주류, 지지층만 공고히 하겠다면 배신"**

프레시안 : 신당 큰 흐름에서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은 개혁신당 노선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어떻게 보나.
김부겸 : 우선 '리모델링'이라는 것은 우리하고 아무 상관없는 민주당내 행사니까 관심없다. 다만 민주당이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지역당 이미지를 벗어던져서 정치구조를 새롭게 하려는 노력이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프레시안 : 리모델링만 아니면 통합신당쪽으로 간다고 해도 내용에 따라서는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김부겸 :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더 우세하다. 개혁적 기치를 위해서 국민들은 신당을 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적당히 포장해선 안된다는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나도 그런 면에서 말로만 통합이 아니라 자기 기득권을 버리는 결단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언론에서 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 쪽으로 논점을 몰고 가는데, 그 문제가 아니다. 나는 민주당이라는 기득권을 버리느냐 아니냐에 논점이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통합신당 쪽이라고 하더라도 당 해체는 없다고 못 박은 만큼 기득권을 완전히 버리기는 어려울 듯한데.
김부겸 : 자기들도 그 모습 가지고는 신당을 했다고는 하지 못할 것 아닌가. 여태까지 뭐했느냐는 신랄한 비판이 있지 않나. 민주당도 이제 그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내부가 어려우니까 자기들 지지층만 공고히 하겠다는 것은 배신이다. 다만 좀 더 지켜보자. 우리가 강하게 경고를 함으로써 그들이 어설픈 타협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도 있지 않겠나.

프레시안 : 통합신당으로 간다 하더라도 그 내용에 따라선 함께 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김부겸 : 현 상황을 보자면 전당대회를 통해 결판이 날지도 지금은 낙관하기 어렵다고 본다. 당무회의에서 최종 의제까지 확정되고 시기까지 못 박히면, 그 사람들이 뭘 가지고 전당대회를 할지 지켜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

프레시안 : 주로 나오는 말은 통합신당이냐 리모델링이냐, 해체냐 아니냐를 안건으로 상정하자는 분위기다.
김부겸 : 그 정도 가지고는 의미가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별개로 우리 길을 간다.

프레시안 :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진로에 관해 어떤 안이 채택되느냐로 판단하겠다는 말인가.
김부겸 : 기득권을 버리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그것이 안으로 성안되는 것을 봐야겠다. 지금 여기저기서 나오는 말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어렵다. 통합신당이라는 것도 신당에 무게가 있는 것인지, 통합에 무게가 있는 것인지 확인돼야 한다. 리모델링은 관심 밖이다.

프레시안 : 본인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는 있지만, 김원기 고문이나 정동영 의원 등 신주류 대표격이 개혁신당 노선을 포기한 발언을 하고있지 않나.
김부겸 : 그 분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 힘드니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한 말이 아니겠나. 두고 봐야 하겠다. 지금까지 자기들이 해 온 말이 있고 지고 있는 짐의 무게가 있는데, 그렇게 쉽게 말 한 마디로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프레시안 : 민주당 신당 논의가 만족스럽지 않게 끝난다면 내년 총선에선 정책연합 등 느슨한 형태의 공조도 하지 않을텐가.
김부겸 : 리모델링 정도로 그친다면 민주당은 지역당이다. 우리는 지역구도를 타파하자고 나온 것인데, 다른 지역당을 용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국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프레시안 : 어쨌건 신주류의 개혁노선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렇게 되면 신주류 일각의 탈당은 물 건너가는 것 아닌가. 9월 정기국회 전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통합연대'의 당초 구상도 심각하게 타격을 입을텐데.
김부겸 : 지금 단계에서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자칫 민주당 내에서 큰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분들에게 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입장을 분명히 천명하면 그들도 판단의 자료로 삼을 것이다. 유시민 의원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과거 같은 정략적인 발상이라면 관두라는 것이다. 3김이 자신들을 보호하던 패턴으로 이 문제를 풀면 얘기가 안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신주류측과는 어떤 교감을 가져가고 있나.
김부겸 : 요새는 신주류도 하도 여러 갈래가 있어서.(웃음) 그 중에서도 우리와 근본적인 정치적 고민이 비슷한 분들과는 교감이 있다. 그러나 그분들조차도 민주당이라는 큰 흐름을 바꾸자고 노력을 하는 상황이니까 지금은 우리가 말을 아끼는 것이 맞을 듯 하다.

프레시안 : 최근 민주당 분위기 봐서는 교섭단체 구성이 다소 차질을 빚을 것 같은데, 전술적 수정이 불가피해 지는 것 아닌가.
김부겸 : 전격적으로 될 수도 있다. 교섭단체 구성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함의가 있고 저쪽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거기에 맞춰서 그 분들도 일정을 조정하지 않겠나. 그때까지는 가능하면 민주당에 촉구를 하는 선에서 멈추려 한다.

***"노 대통령 당적이탈 불가피하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아직도 개혁신당 노선에 동의하고 있다고 보나.
김부겸 : 지금은 옛날처럼 대통령이 정치자금이나 고정표, 조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따라서 신당 흐름에서 노 대통령이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큰 오해다. 대통령의 생각이 일정한 영향은 미치겠지만, 대통령이 추동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대통령은 한발 비껴서서 국정운영에 전념해야 한다. 그게 맞다.

민주당에서 신당하자는 분들은 노무현 중심의 당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신당연대만 해도 권력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당의 생명력은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프레시안 : 개혁당도 그런 생각이라고 보나. 지난 대선에서 유시민 의원 등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개혁당 쪽에서 생각하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은 '통합연대'와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와 같이 하려는 세력들의 시각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치열한 토론을 해 봐야겠지만,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은 대통령은 국정수행을 원활하게 하는 차원에서 처신하고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노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우리 같은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오는 부담까지도 노 대통령이 짊어지기에는 아직 착근을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개혁당 유시민 의원 등이 노 대통령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우리가 시비 걸 것은 아니지 않나. 개혁에 대한 열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노 대통령을 걱정을 하는 맥락이다.

프레시안 : 그런 면에선 김 의원도 노 대통령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있을 듯 하다. 더구나 노 대통령 지지율도 상당히 나쁘지 않나.
김부겸 : 지지율이 바닥인 것은 관계 없다. 노 대통령이 원칙을 가지고 꾸준히 나가면 지지율은 별 문제 안된다. 그러나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 분들이 자기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좀 겸손해져야 한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부겸 : 생각보다는 좀 실망스럽다. 당사자들은 엄청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치밀한 준비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지금까지 방식에서 바꾸고자 하는 것이 있더라도 자기들의 방식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정운영은 자기들의 원칙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다. 이 시기에 가장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의 시각으로 낮춰서 봐야한다. 당장 배고프고 일자리 없는 사람들에게 먼 훗날 얘기만 할 수는 없다. 그것은 학자의 몫이다. 대통령은 총체적 책임을 다 져야하지 않나. 대한민국은 큰 비만와도 대통령책임이다. 따라서 언제까지나 '나 노무현의 결백을 믿어달라'는 호소만으로는 안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은 것이지 인기 있는 스타를 뽑은 것이 아니다.

프레시안 : 국정은 원칙을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원칙에서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력 가운데에서도 나온다.
김부겸 : 그 점은 좀 길게 봐줘야 한다. 대통령이 해야 할 역할은 다면적이다. 주목하는 한 부분만 가지고 원칙을 이탈했다고 평가해선 안된다. 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이나 지방자치 활성화, 신산업정책 등은 옳지 않나. 그 과정에서 기존의 거대한 기득권 질서가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은 그런 것을 다 고려해서 뚫고 나가야 하는데 한 단면만 보고 비판해선 안된다.

프레시안 : 단편적일 수 있지만, 그래도 청와대 참모들의 적절하지 않은 처신에 대한 비판이 많다.
김부겸 : 권력이 가지고 있는 마성이 있는 것 같다. 인간이 의지로 주체할 수 없는 독특한 매커니즘이 내면에 있나보다. 마성에 빠져들면 취하게 되고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역대 정권에선 대통령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일이 대개 정권 말기에 일어났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정권 초기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 물론 상당부분은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실수를 가지고 386세대의 음모니 하는 것은 정말 지나친 과장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주변에는 약 4백여명의 참모가 있다. 몇몇 사람들에게 휘둘린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 다만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을 주변 참모들이 알고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프레시안 : 당-청 간의 갈등, 표면적으로는 민주당 중진들과 청와대 386참모들 사이의 갈등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김부겸 : 본인들이 처신을 잘못하고 교만하고 들떠서 자신들이 세상을 바꿨다는 우쭐함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386이라는 서클을 만들어서 권력을 농단한다고 봐서는 안된다. 그들이 타깃이 되는 것은 지난 대선이 주는 쇼크, 세대갈등의 접점에 그 사람이 있어서다. 또 권력 주변에는 늘 갈등이 새나오지 않았나. 이번에는 세대갈등이라는 것과 맞물려서 그 사람들이 많이 맞는 것이다.

프레시안 : 양길승씨 사건을 봐도 그렇고, 누군가 청와대측을 겨냥한 역음모가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한다.
김부겸 : 청와대 쪽에서는 그런 말을 하는 것으로 안다. 누가 촬영을 했다던가 하는 것을 보면, 그런 정황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할 말은 아니다. 대통령을 측근에서 모시는 사람들이 어이없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말할 것은 아니다. 공인으로서 조용히 사과하고 있어야한다. 정황에 대한 의심은 나머지 사람들이 밝혀야 할 문제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무당적으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여권에서 나온다.
김부겸 :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로 문제를 풀겠다는 뜻으로 봐야한다.

프레시안 :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인가.
김부겸 : 긍정, 부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 길 밖에는 대통령이 갈 길이 없다. 불가피하다. 민주당적을 가지고 있지만 민주당이 지금 여당 노릇을 하고 있지 못하고 국회관계는 계속 꼬이기만 하지 않나.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이야 우리가 당선시켰는데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대통령의 선택은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

***"한나라당, 새지도부가 아니라 수구적 풍토가 문제"**

프레시안 : 최병렬 체제가 등장한 지 한달이 넘었는데, 평가를 하자면 어떤가.
김부겸 : 한나라당에 있을 때 보았을 때, 최병렬 대표는 보수적인 리더로서는 대단히 합리적인 분이다. 우리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극복을 못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한나라당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구적 문화, 보수적 문화에 최 대표조차도 발목이 잡혀있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어쨌든 최병렬 대표 홍사덕 총무 이강두 정책위의장 등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는 상당히 합리적인 분들이다. 노 대통령도 그분들로부터 국가 정책 측면에서 협조를 받아야 한다.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갈등이 심각하지 않나. 원내 1당 대표와 노 대통령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풀어야 한다.

내 기본적인 시각은 조금 잡음이 있을 지라도 한나라당 새지도부는 당을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발돋움시키려 노력할 것이고 상당한 성과도 기대하는 편이다.

다만 최병렬 체제 지도부의 문제보다는 한나라당 자체가 가지고 있는 풍토가, 한국정치의 앞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질곡이 문제이다. 예를 들면 특검법만 봐도 그렇다. 법사위에 통과된 원안은 남북문제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절충한 안이었다. 그것이 하루만에 뒤집어져서 말도 안되는 안으로 바뀌지 않았나.

프레시안 : 새 지도부가 한나라당의 뿌리 깊은 풍토를 바꾸어낼 지가 관건이라는 말인데, 전망을 하자면 어떤가.
김부겸 : 그것이 그 분들 정치력의 시험대다. 성공하면 국민들이 기대를 할 것이다. 그 분들은 한나라당이 어떤 상품이 돼야 팔린다는 것을 아는 분들이니만큼, 노 대통령도 우리도 긴장을 해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구체적으로 전망해달라. 예컨대 최 대표는 당장부터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하는데, 보수중진들은 반발한다고 한다.
김부겸 : 바로 그 점이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에 몸담았었던 입장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 것으로 보나.
김부겸 : 사실 나는 약간 어둡게 본다.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이지는 않다. 최 대표가 상향식 공천이야말로 당신도 살고 한나라당도 사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의 실험이 성공하면 우리 정치구조가 바뀐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 새지도부의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는데, 그럼 왜 탈당했느냐는 질문을 다시금 하게 된다.
김부겸 : 냉정하게 얘기하면 우리가 탈당을 했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된 것 아닌가. 우리가 그만큼 자극적인 쇼크를 주지 않았다면 긴장도가 떨어졌을 것이다. 당에 있을 때는 우리가 말만 하면 마치 트러블메이커처럼 취급하다가 막상 떠나니까 막말로 '장난이 아닌데' 하는 느낌이 든 것이다. 당 내 개혁파 의원들에게 역할이 주어진 것도 그런 측면이 일정부분 있다고 본다.

***"지역당 독점구도 깨겠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이 사고지구당 조직책을 선정한다더라. 거기에 김 의원 지역구인 군포도 끼어있던데, 감회가 어떤가.
김부겸 : 좋은 사람만 뽑히면 좋은 거지 뭐.(웃음)

프레시안 : 내년 총선에서도 군포에서 출마하나.
김부겸 : 일단은 그럴 생각이다.

프레시안 : 일각에서는 '통합연대' 소속 의원들이 내년 총선 때 지방에서 출마해야 하지 않느냐는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
김부겸 : 지역 순방을 하다보니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지방에서 정면승부하는 게 어떠냐는 얘기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선 수도권이 제일 치열한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현장에서 최선을 다 해서 싸우는 것이 맞다. 따라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자리에서 싸우는 것이 기본적으로 옳다고 본다.

다만 신당이 만들어져서 전략적인 카드로 우리를 배치한다면 다를 수 있다. 벌써부터 우리가 지방에서 출마하겠다고 하면 너무 튀는 것 아닌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프레시안 : 지역구도 극복이 통합연대의 화두 아닌가. 수도권 승부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상징성 차원에서 보면 지방 출마가 필요한 것 아닌가.
김부겸 : 만약 수도권에서 3파전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나. 수도권 싸움은 당의 사활이 걸린 것인데 어떻게 후퇴를 하겠나. 그렇게 되면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두 당은 지역주의 당이 되는 것이니까 수도권 싸움이 더욱 중요해진다.

프레시안 : 탈당 후 지역구 분위기는 어떤가.
김부겸 :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잘했다고 하고, 나이드신 어른들은 반대로 꾸중만 하더라.(웃음) 탈당의 변을 담은 편지를 지역 유권자들에게 보낸 후에 당분간은 소강상태다. 지역구 분들에게 내 비전을 담은 새 내용을 만들어 보여드리기 위해서 당분간은 그렇다.

프레시안 : 최근 통합연대는 지방 순회를 주로 하고 있는데, 반응이 어떤가.
김부겸 : 경상도나 전라도는 특정정당의 독점 구도가 10년 이상 지속됐다. 그런 독점구조가 깨져야 하거니와 깨려고 하는 도전세력들은 상당히 많이 있다. 얼마나 우리가 위력적인 정당사업을 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지만 잠재적 자원은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왔다.

프레시안 : 제일 주로 듣는 얘기가 뭔가.
김부겸 : 좀 더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개혁신당을 창당하는 큰 흐름의 일부분인데, 우리가 미리 입장을 정리해 내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만 구체적 정책이나 국가적 비전 없이 표만 달라고 하지는 않겠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것도 현실에 대한 진단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우리의 목표는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고, 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 굿모닝게이트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신당흐름에 어떻게 작용하겠나.
김부겸 : 단기적으로는 그것이 민주당 내의 신당 추진을 어렵게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프레시안 : 통합연대도 그 여파를 비껴가지 않는데.
김부겸 : 길게 보면 결국 기존 정당들이 가지고 있는 치부를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뭔가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증폭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8월 하순까지 민주당 기다려보겠다"**

프레시안 : 외곽에 있는 신당추진세력과는 논의가 잘 진행되는 듯 보인다.
김부겸 : 제일 큰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신당연대'와는 긴밀한 관계를 가져가고 있다.

프레시안 : 개혁당과는 어떤가.
김부겸 : 개혁당의 주요 역량들이 다 신당연대에 들어와 있는 것 아닌가. 개혁당이라기보다는 신당연대 차원에서 관계를 가져가고 있다.

프레시안 : 개혁당과 당대당 통합 구상은 없나.
김부겸 : 신당연대라는 틀이 전국적인 정치역량을 모으고 있다. 신당연대를 통해서 밀도 있게 진행되고 있고, 그게 아니라면 바로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

프레시안 : 개혁신당 창당의 구체적인 계획표는 뭔가.
김부겸 : 8월 하순까지는 민주당을 기다려보겠다. 그게 안된다고 판단되면 각 정파들과 함께 추석 전까지 법정기구로서 창당준비위원회가 결성돼야 한다. 2개월 정도 지구당 창당 등의 사업을 하고 빠르면 11월 말, 늦어도 12월 초까지는 개혁신당을 창당할 것이다.

프레시안 : 내년 총선에 대해선 지역구도로 치러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지역구도 타파라는 통합연대의 구상이 상당히 힘들게 되는 구도다.
김부겸 : 영남과 호남에서 동시에 당선자를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것은 양쪽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 이익을 넘어서는 가치에 공감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때부터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점을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호소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프레시안 : 현실적으로 영호남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다고 보나.
김부겸 : 의외로 매력적이고 호감가는 인물들이 많다. 지역당 구도에 안주하는 양당에 도전하겠다는 분들이 의외로 탄탄하다. 지역당 구도도 자체로서 이미 피로감이 왔다. 지역주의로 뽑아 놓은 정치인들이 중앙무대에 가서 국민전체의 국론을 끌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지역 주민들이 잘 알더라. 그런 점에서 지난 대선이 준 교훈은 컸다.

프레시안 : 개혁신당 운동과 관련,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김부겸 :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알고 있다. 기존 질서를 깨려니 좀 힘이 들기는 하다. 우리는 이 지역당구도를 균열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에 연연하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로 과거처럼 아집 때문에 흐름을 망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다. 지켜봐 달라.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