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로 창설된 세계반도핑기구(이하 WADA)가 자금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수들 사이에 유행이 되고 있는 인체성장호르몬(HGH)을 적발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예산 40% 부족**
WADA의 위원장이자 캐나다의 IOC위원인 딕 파운드는 29일(현지시간) 로이터를 통해 "최근 몇주 사이에 WADA의 1년 예산가운데 50%에 달하는 지원금을 각국이 냈고 IOC도 후원금을 보내줬다"고 밝혔다.
파운드 위원장은 "그러나 몬트리얼에 위치한 WADA가 이 자금만으로 1년간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WADA예산의 40%가 부족한 상태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는 WADA의 재정압박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위협에 빠졌거나 취소됐는데 그 중에는 8월에 예정된 팬 아메리카 게임에서의 반도핑 스태프와 자원봉사자에 대한 부분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파운드 위원장은 2003년 초에 이미 WADA의 예산부족이 반도핑업무를 수행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세계반도핑규약 실효성 거둘 수 있나**
스포츠계에서는 2003년 3월 세계반도핑규약을 선포했던 WADA의 재정위기로 규약자체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했다.
WADA는 당시 세계반도핑규약에서 평상시에도 무작위 약물테스트를 받도록 했으며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는 어느 종목에 관계없이 2년간 출전금지되며 2번째 발각되면 영구제명키로 했다. 또한 반도핑 규약을 스포츠단체가 위반할 때에는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며 정부가 이를 시행하지 않을 때에는 각종 국제대회 개최권을 박탈당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규정을 강화한 세계반도핑규약도 WADA에게 충분한 연구비가 지원돼야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스포츠계의 반응이다.
***인체성장호르몬은 현 도핑테스트로는 검출불가**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인체성장호르몬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자금압박으로 그 생명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은 지난 27일 현 도핑테스트 방식으로는 검출이 불가능한 인체성장호르몬(HGH)의 위험성에 대해 보도했다.
BBC 인터넷판은 'IOC에서 금지된 약물인 인체성장호르몬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암 발병가능성을 높이고 심장, 간, 신장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WADA의 과학국장 올리비어 라빈은 "인체성장호르몬은 우리가 직면해 있는 골칫거리다. 인체성장호르몬을 정복하기 위해 6개국에서 6개의 팀이 연구중이지만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OC는 1996년 'HGH 2000'이란 프로젝트를 발족시켜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인체성장호르몬의 검출을 계획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인체성장호르몬을 사용하면 수준이 높은 국제스포츠경기에는 효과가 더욱 크기 때문에 선수들은 부작용과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도핑테스트를 통한 검출의 위험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모토로 하는 스포츠경기가 약물에 의해 얼룩지는 것을 막기위해 창설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재정악화가 인체성장호르몬 등을 검출하려는 도핑강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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