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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와 함께 가는 길이 좋을지..."

정대철 발언 놓고 해석구구, '盧탈당설' 접한 민주당 쇼크와 유관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30일 신당논의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같이 가는 길이 좋을 것인지, 노 대통령의 뜻을 얼마나 따라야 하는지 마음속에 깊이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발언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대통령과의 결별'까지도 고려한 비장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고, 정반대로 '대통령의 탈당'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도 해석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민주당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의 연속이다.

***“노 대통령과 함께 같이 가는 길이 좋을지...”**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모두 발언에서 신당 논의와 관련,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깊이 논의해 봐야 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같이 가는 길이 좋을 것인지, 노 대통령의 뜻을 얼마나 따라야 하는지 마음속에 깊이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총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좀더 높은 게 리모델링과 통합신당 어느 길인지, 정당발전사 측면에서 지역편중구도 타파를 위해 또 정당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용납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노대통령과 함께 같이 가는 길이 좋을 것인지"라는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은 외형상으로는 '노대통령과의 거리두기'로 해석된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대통령과 같이 갈 것인지 여부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노대통령과의 거리두기' 발언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정 대표 발언을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당적 이탈설'과 연관지어 해석하고 있다. 노대통령이 민주당 탈당을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전언이 청와대 고위층에서 흘러나온 데 따라, 노 대통령과의 절연까지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이번 발언이 29일 정대표의 “민주당의 법통을 계승하겠다”는 '민주당 사수' 발언에 뒤이어 나온 것인만큼 '노대통령과의 거리두기'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주류 좌정격인 박상천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통합신당은 결국 ‘노무현 신당’인데,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신당을 갖고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이 현명한지, 50년 전통의 민주당으로 표를 달라는 것이 유리한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그러나 "노 대통령은 우리가 공천해 당선시킨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탈당과 상관없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노대통령 탈당 여부와 상관없이 "민주당이 계속 여당"이라는 미묘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민주당의 쇼크**

이같은 정대철, 박상천의 발언은 현재 청와대와 극한 신경전을 펴면서도 내심 노대통령과의 결별을 크게 걱정하는 민주당의 '말못할 고민'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노대통령 탈당설'을 접한 민주당은 상당한 쇼크 상태에 빠져들었다.

노대통령이 만약 탈당할 경우 민주당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집권여당'에서 '제2정당'으로 격하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탈당하는 순간, '여야'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의석수에 따라 '한나라당=제1당' '민주당=제2당'으로 재편된다. 또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예민한 시점에 민주당은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잃으면서 적잖은 고전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탈당해도 민주당이 여전히 여당"이라는 박상천 최고위원의 주장은 이같은 민주당의 당혹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돼야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과 함께 같이 가는 길이 좋을 것인지"라는 정대표 발언에는 또다른 민주당의 고민이 숨겨져 있다. 노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게 도리어 내년 총선 득표전략상 유리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현재 민주당 지지율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는 상황도 주요 판단근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내 전언이다.

이러기도 뭐하고, 저러기도 뭣한 게 현재 노대통령 탈당설에 직면한 민주당의 어정쩡한 상태다.

***이낙연, “노대통령 아닌 구주류를 겨냥한 발언”**

정대표 측근인 이낙연 대표 비서실장이 이날 정 대표 발언과 관련, "통합신당을 지지하는 노 대통령의 의중이 존중돼야한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은 대목도 민주당의 어정쩡한 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 대표는 구주류측을 만나 ‘노 대통령을 설득해 통합신당까지 왔으니 이 통합신당에 동승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며 통합신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압박해 왔다"며 "그 연장선상의 말일 뿐"이라고 탈당설과 관련된 해석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정 대표는 이런 말을 박상천 최고위원과 전화통화에서나 조정회의 등에서도 말했다"며 "언뜻 당-청 갈등 선상에서 해석될 소지가 있으나 정확한 취지는 구주류에 대한 압박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컨대 정 대표 발언은 결코 노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 도리어 구주류를 통합신당에 동참시킴으로써 노대통령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청와대와의 대립전선의 선두에 섰던 이낙연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29일 검찰이 정 대표에 대한 '불구속 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정대표의 긴장이 상당 부분 해소된 대목과 맞물려, 정 대표측이 노대통령의 탈당을 막기 위한 '고도의 화두'를 민주당내에 던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기도 하다.

한편 정 대표는 검찰 출두 시기에 대해 "당무회의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나가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해, 8월초 검찰에 출두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당무회의는 내달 1일이나 4일께 열릴 예정이다.

정대표가 검찰에 출두할 경우 청와대와의 긴장도 상당 부분 누그러질 것으로 보여, 향후 여권내 분란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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