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이 25일 '검찰총장 국회출석 제도화'를 9월 정기국회 때부터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번 민주당 함승희 의원의 주장이래 잠시 수면밑에 잠수했던 사안을 사무총장이 당 차원에서 정식으로 문제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상수,"법무부가 검찰 컨트롤하는지 의문"**
이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9월 정기국회 때부터 검찰총장이 직접 국회에 나와 검찰행정 전반에 관해 보고하도록 하고 따질 것은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국세청장 다 나오는데 검찰총장이 안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당 차원에서 곧 추진하되 야당만 협조하면 바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당에서도 '검찰 파쇼' 운운하는 마당에 총장도 당당히 나와야 한다"며 "이제 검찰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견제를 받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에 민주당이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에 반대했던 것에 대해선 "당시엔 법무부가 검찰을 컨트롤해서 그랬던 것이나, 이제 보니 검찰과 법무부 관계에 여러 가지 미묘한 면이 보이고 컨트롤이 되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하며 우회적으로 강금실 법무장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박주선 의원이 강금실 법무장관의 해임을 주장해 물의를 빚었었다.
***"당-청 온화한 관계 아니다"**
이 총장의 발언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크게 반발하고 있는 정 대표를 달래는 한편, 청와대를 향해 검찰 행동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요구를 내비친 양수겸장의 수로 해석되고 있다.
이 총장이 정 대표의 '청와대 문책인사' 요구 발언과 관련, "당이 소외되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출한 것이며 실제 당과 청와대가 온화한 관계가 아닌 것 같다"고 굿모닝게이트를 계기로 불거진 당-청 갈등설을 부인하지 않은 대목이 이에 관한 방증이다.
이 총장은 이어 "당도 청와대도 대통령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반성하고, 청와대도 집권당을 예우하고 대화해야한다"며 청와대에 직접적인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민주당 함승희 의원 등이 "검찰권 제한"을 주장하며 검찰총장 국회출석을 추진한 데 대해 청와대는 "검찰 독립성 훼손"의 이유로 이미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청와대가 입장을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청와대 기류가 심상찮다"**
정가에서는 신주류인 이상수 총장의 자못 이례적인 '청와대 비판' 이면에는 최근 감지되는 '청와대의 이상기류'에 대한 반발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프레시안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신당 창당 작업이 부진할 경우 신당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는 방안을 생각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른바 '탈당론'이다.
실제로 최근 민주당 지도부는 정대철 대표건 처리 과정에 청와대로부터 이같은 기류가 감지되면서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정대철 대표의 '순망치한'론이나, 이상수 총장의 '집권당 예우론'은 이런 기류에 대한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후 청와대 인선 및 조각과정에 민주당이 인사에서 배제된 데다가 그후 국정운영 과정에 당이 소외되고 있는 데 대한 민주당의 반발이 크다"며 "이런 마당에 노대통령의 탈당 기류까지 읽히자 정파를 초월해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민주당 정서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일반여론은 정대철 대표의 검찰 출두를 요구하고 있어, 민주당의 검찰총장 국회출석 공세는 도리어 민주당의 고립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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