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내 반부패.투명성 지수 절반 높이겠다"

노대통령, 전문CEO 초청간담회서 '고언' 청취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임기내에 한국의 반부패, 투명성, 정부효율성 등의 지표 순위를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문 CEO(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한국 CEO포럼' 회원 3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의 일은 반드시 성공했다"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인만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신주류 논쟁'을 언급하면서 "나는 신주류 쪽이었다. 당시 우리는 '우리 사회의 주류가 부조리하고 기득권에 바탕을 둔 불합리한 권리를 주장하는 층이 돼선 안된다'고 주장했었다"며 '신주류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그때 여러분과 같은 전문경영인, CEO들을 신주류의 중심으로 떠올렸었다"면서 "불합리한 기득권에 기초하지 않고 합리주의 사회를 실력으로 열어가며 성공하고 일가를 이루는 여러분과 같은 분을 우리 사회의 신주류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날 '콜링카드'를 받은 참석자들이 자기 이름을 부르면 대통령쪽으로 나가 의전관계자에게 콜링카드를 반납하고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던 관행 대신, 대통령이 직접 참석자들의 자리를 돌며 악수를 나누는 '파격 의전'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국민 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을 위한 정책과제와 CEO의 역할'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강석진 CEO컨설팅 그룹 회장,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광선 중앙대 교수 등 CEO 포럼 회원들과 김진표 경제부총리, 윤진식 산자부 장관, 권기홍 노동부 장관, 문희상 비서실장, 이정우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이날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으면서 11시부터 2시간50분간 간담회를 가졌다. CEO들은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에게 구조조정의 지속적 추진, 글로벌 스탠더드의 실천등 다양한 조언을 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다.

박상용 연세대 교수: "우리사회의 고령화, 낮은 출산율 등을 고려할 때 경제활동인구가 충분한 기간은 앞으로 10년 정도로, 이 기간동안 고성장이 필요하다."

조왕하 코오롱 부회장: "구조조정과 경기회복은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단기적 경기회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미뤄서는 안되며, 구조조정은 졸속보다 실기하는 것이 더 나쁘다."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사장: "노사관계는 한국경제가 풀어야 할 최대과제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CEO는 사명감, 소명의식을 갖고 열린경영과 투명경영을 확실히 하고, 노조는 타협과 이해를, 정부는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명우 소니코리아 사장: "80년대 국민소득이 영국의 반에도 못미치던 아일랜드가 투명경영, 외국투자 유치 등으로 결국 영국을 초월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조기정착이 필요하다."

유혁근 한국 신용평가 사장: "외국인들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회계 투명성 등에 대해 경제 위기 이후 제도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깝게 개선됐으나 실제 시장에서의 실천이 아직도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석진 CEO 컨설팅 회장: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앞으로 2~3년내 기업 경영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동북아 경제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김충세 한국 알카텔 회장: "천연자원과 저렴한 노동력 면에서는 중국과 경쟁할 수 없지만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의 IT 기술과 서비스 분야의 발달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외국 기업의 연구센터, 합작회사 등을 유치하면서 동북아 허브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소장: "소프트웨어의 정부조달 단가가 시중가격 보다 현저하게 낮아 소트프웨어의 가치가 인정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 스스로 의도와는 달리 시장을 축소, 왜곡시키고 있는지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나 과거에도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가 무엇인지 알면 대처할 수 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