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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과 부시는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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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과 부시는 붕어빵”

美한반도 전문가 존 페퍼, ‘닮은 꼴’ 비교

"수도의 거리는 널찍하고 거대한 빌딩들이 즐비하다. 정부 내에서는 정치 엘리트들간의 권력투쟁이 만연하고, 고립적이고 일치단결해 있으며 부끄러울 정도로 호전적인 세력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파벌들은 핵 선제 사용을 서슴지 않는 군 제일주의 정책을 지지하면서 동맹국과 적국 모두를 두렵게 만든다. 그 지도자는 비공식적인 정치 과정과 아버지의 후광에 의지하는 과거의 '플레이보이'다. 이곳은 어디일까. 평양일까 워싱턴일까."

"현재의 국제 정세는 이 우스꽝스런 '거울의 집' 안에서 돌아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들 각자의 전쟁 세력들은 서로 닮아왔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절망적인 나라고 미국은 경제·군사적으로 세계 최강이라는 사실은 이같은 '포리 아 도우'(folie á deux, 서로 깊이 관련된 사람들이 같은 망상을 가지는 것: 역주)를 더욱 당혹스럽게 한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FPIF)' 자문위원인 존 페퍼(John Feffer)의 자문자답이다. 페퍼는 FPIF 홈페이지에 게재한 논평 '무시무시한 대칭: 워싱턴과 평양(Fearful Symmetry: Washington and Pyongyang)'에서 그곳은 평양과 워싱턴 모두라고 답했다.

<사진: 김정일 부시 붙여서>

***"북, 부시 행정부 출범 후 핵 프로그램 박차"**

김정일 정권과 부시 정권의 유사성을 지적한 페퍼는 부시 행정부의 등장으로 무산되게 된 클린턴의 '거대한 거래(grand deal)'를 회상했다. 2000년 말, 북한의 미사일 개발 중지에 대한 대가로 경제 지원과 안전 보장을 약속했던 '유화책'이 부시의 등장으로 백지화했다는 것이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인수한 정보 즉, 북한이 '핵 보험' 정책을 폈다는 정보가 부시의 (대북 강경) 정책을 거들었다"며 "이로써 부시는 북한의 배신이라는 완벽한 무기를 얻어 북미간 관계개선을 공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퍼는 조엘 위트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과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 대사의 분석을 인용, 비록 북한이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핵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적 접촉을 중단하고 DJ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며 '악의 축' 같은 호전적인 수사를 쏟아놓았을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전쟁을 본 북한의 지도자들이 불가침 조약은 쓸모없는 것이고, 어떤 무기 사찰 체제도 미국을 만족시키지 않으며, 핵무기만이 미국의 침략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페퍼는 북한에 대한 경제 봉쇄를 강화하고 다자회담을 고수하는 부시 행정부의 전략이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그러나 존 볼턴 국무 차관이나 폴 월포위츠 국방 부장관 같은 강경파들은 주고받기(give and take)식 협상에도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 '무조건 No'를 외치는 세력들은 북한의 다양한 제안을 계속 거절하고 있고 협상 가능한 사안들에 조차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미 강경파들의 상호의존"**

페퍼는 최근의 핵위기가 한국에 있는 연합방위력을 강화시키고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등 미국이 군 제일주의 정책을 계속하는데 호재로 작용하고 있어 북미간에 있었던 유사성과 대칭성이 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추구하는 강성대국 전략을 취하던 북한도 위기가 커진 지난 3월부터 다시 군 제일주의 정책으로 돌아서 다시금 미국과 평행선에 서게 됐다고 평했다.

페퍼는 "미국에게 북한의 위협은 미사일방어(MD)와 동아시아로의 미군 영향력 확대에 유용한 명분이었고 북한의 완강한 지도자들도 미국과의 협상은 시간낭비라며 다량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양국의 강경파들에 의해 치달아 온 '무모한 상호의존(codependency)'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밀어붙이고 북한은 핵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는 원칙에 대한 집착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주겠다는 북미간의 '거대한 흥정(grand bargain)' 가능성을 무산시키고 있다는 페퍼는 한반도가 처한 작금의 위험을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우리는 지정학이 가져올 새로운 궤멸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법과 조약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각국은 외부의 침략을 막기 위해 스스로의 메커니즘에 의존할 것이다. 평행선은 기하학(geometry)에서처럼 지정학(geopolitics)에서도 만나지 않는다. 미국과 북한이 그 무시무시한 대칭을 끝낼때까지 동아시아는 벼랑끝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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