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북한 핵개발 고폭실험에 대한 국회 정보위 보고내용이 유출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보고서 내용을 알게된 경위를 조사하고 보고서 유출자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국정원이 현직 야당 대표를 국가기밀 유출 문제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정치쟁점화가 예상된다.
***국정원 “경위조사 불가피”**
국정원의 이같은 방침은 최 대표가 11일 새특검법 제출 이유를 설명하며 “정보위 소속 의원에게서 정보위에 보고된 핵개발 관련 서류를 받아 상세히 읽어봤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동아일보는 14일 국정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 대표가 언급한 핵개발 관련 국정원 보고서는 국회 정보위에 비밀 유지를 전제로 배포한 국가기밀 문건으로 외부 유출이 금지돼 있고 정보위원들도 현장에서 한번 읽어본 뒤 수거하도록 돼 있었다”며 “최 대표의 발언은 이 보고서가 외부에 유출됐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것이 사실이라면 실정법 위반에 해당되는 만큼 경위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14일 국정원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은 기본적으로 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사법적 의미의 조사는 불가능하지만 최 대표가 봤다는 서류가 국정원이 배포한 자료인지 경위를 파악할 수는 있다"며 “최 대표에게 국정원 보고내용을 보고한 정보위원에 대해선 관련법 위반 여부를 따져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국정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7월 9일 국회 정보위에서의 북한 핵문제에 대한 비공개 보고 내용 중 공식 브리핑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 개별적으로 유출되어 언론에 확산 보도되고 있는데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정원은 국회법상 비공개로 개최하는 정보위 회의내용이 유출되어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국회법 제 54조의 2 제2항(정보위원 등의 기밀누설 금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 3(공무상 기밀누설에 관한 가중처벌)에 따라 고발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병렬, “나를 조사해서 잡아넣을 작정이냐”**
이에 대해 최병렬 대표는 14일 "한 의원이 정보위에 보고된 내용을 포함해 정보위 회의에서 오간 문답내용을 간단히 정리한 리포트를 보내줘 읽어봤다"며 자신이 직접 국정원 문서를 본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을 위해 고폭실험을 했다는 게 도대체 무슨 기밀이 되느냐. 당연히 국민에게 알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나를 조사해서 잡아넣을 작정이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진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정권하에서 국정원이 국가안위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더구나 원내 제1당에게까지 숨긴 것은 직무유기요, 월권 행위로 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잃은 중대한 사건”이라며 “정보유출을 구실로 삼은 국정원의 적반하장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대북송금 특검법 재수정안과 관련, "국정원장이 정보위원회에서 보안을 요청하며 비공개 보고한 국가 2급 비밀을 정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이 누설, 한나라당은 그것을 전제로 특검법안을 냈다"며 "한나라당 정보위원은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했으므로 이번 특검법안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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