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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령받는 종북은 없다…자생 친북세력일 뿐"

[이철희의 이쑤시개]<32> 김근식 교수 "내란죄, 박근혜에겐 익숙"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인사들의 '내란예비음모 사건'이 9월 정기국회와 10월 재보궐 선거를 집어삼킬 기세이다. 한편에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촛불 민심을 잠재우고,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장기 계획이라는 시각도 있다. 누가 기획했든 실익을 챙기는 쪽은 따로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아주 익숙한 방식으로….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도 정치를 보고 배운 시기가 유신 시대이다. 당시 통치 메커니즘은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을 봉쇄해 북한의 남침 야욕을 정당화시켜 나가면서 사회통합과 국가통합을 살렸다. 때문에 낯설지 않고 익숙한 것이다."

남북관계 전문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29일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정원 수사가 TV 프로그램의 "당황하셨어요?"라는 말로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주지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봐라, 종북(從北) 애들의 진 면목이 드러났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라며 자기 스스로의 인식을 정당화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 '내란예비음모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국정원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그는 관련 사실 일체를 부인했다. 33년만에 등장한 '내란죄', 그러나 유신 시대에서 '통치'를 배운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 등에게 현 상황은 낯설지 않다. ⓒ연합뉴스

<이쑤시개> 고정 패널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정략적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 아니냐"며 내란죄를 앞세운 국정원의 "억지 수사"를 비판했다.

김윤철 교수는 특히 '이석기 사건'을 보면서 '이미 지나간 과거라고 생각했던 게 과거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동시성의 동시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에) 보수·유신 독재 시대의 관행이 그대로 살아 있고, 군부와 같은 권력층의 인식이 변화하지 않았는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지나면서 다 바뀐 것 같은 착시효과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정체성을 '유신·보수주의'라고 규정했다. (☞ 관련 기사 : '상왕 총리' 김기춘 임명한 박근혜 '뇌구조' 대해부)

<이쑤시개> 진행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박근혜 정부를 "유신·보수주의"라고 지칭하며, "국내 정치가 잘 안 풀릴 때 보수가 꺼내는 '공안카드'라는 통치 매뉴얼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소장은 통치 매뉴얼을 실행하는 주축으로 '김기춘-남재준'을 꼽았다. '상왕 총리'이자 '왕 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서울 법대를 나와 공안 검사를 했던 사람이며, 남재준 국정원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군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통 군인이다. 두 사람 모두 "남북 관계를 화해보다는 긴장 쪽으로 생각하는 진짜 분단 체제에 익숙한"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관계… '원칙' 아닌 '북한 덕'

한편, 김근식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및 남북관계에 대해 "흔히 하는 말로, 아타리(あたり)가 맞은 것(뜻이 맞은 것)"이라며 "북한이 호응을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역설적이게도 '북한 덕'이라는 평가이다.

김근식 교수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의 진행 과정을 볼 때 겉으로는 박근혜 정부가 원칙을 지키는 모양새이지만, 북한이 먼저 회담 제의를 하며 수정 제안에 역제안을 하는 등 "'북이 저 정도 했는데, 남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북한이 새로운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아직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북측이) 남측이 도저히 발을 빼고 박차고 나기지 못할 정도의 유연함을 계속 보일 것"이라며 남북 관계가 당분간 '맑을 것'을 예고했다.

"지령받는 종북(간첩)은 없다"

이철희 : '이석기 사건'이 터졌는데, 북한을 자극하는 측면은 없을까?

김근식 : 국정원이 아직은 북한과 직접적 연계가 되어 있는 내용을 밝히거나, 그것을 가지고 북한을 비판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철희 : (요즘에도) 간첩 있나?

김윤철 : 사실 이석기 의원은 국회의원 됐을 때도 논란이 있었다. 남쪽에서 친 북한적인 사람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이야기가 회자하는 게 냉정하게 봐서 북한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친북이다, 종북이다'라고 해서 북한과 연계된 모습으로, 남쪽에 반복적으로 이야기 되는 게 북한에게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친북파'라는 사람을 비난할 수도 없고….

이철희 : 조직적으로 연계된 이른바 '지령을 받는 종북은 없다'는 것?

김근식 : 그렇다. 1980년대 말만 해도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2000년대 (김정은 사망 등) 북한 체제가 달라진 이후에는 북한과 직접 연계되거나 지령에 의해서 움직이는 남쪽의 종북 세력은 없다고 본다. 다만, 자생적 친북 성향의 진영이나 모임이나 조직은 있을 수 있다. 그들이 자생적으로 북쪽과 연계를 시도하려고 할 수는 있다.

▲ <이쑤시개> 출연진들, 왼쪽부터 김근식 교수 - 김윤철 교수 - 이철희 소장. ⓒ김유신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北 지령받는 종북은 없다…자생 친북세력일 뿐"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http://pressian.iblug.co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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