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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정대철, 정계은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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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정대철, 정계은퇴하라”

'대선자금' 건드리자 초강경대응, 정대표 '움찔'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밤 굿모닝시티 윤창렬 대표로부터 4억2천만원을 받은 것을 시인한 정대철 민주당 대표의 자진사퇴와 정계은퇴를 촉구하고 나서, 정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정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당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입장 표명을 꺼려왔던 청와대였으나 이날 오후 정 대표가 '대선자금 2백억 모금설'을 주장하고 나서자, 문희상 비서실장을 통해 사퇴를 종용하고 나선 것이다. 정대표의 반발성 폭로를 계기로'굿모닝게이트'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자금문제로까지 번지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희상 "정대철 정계 은퇴하라"**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저녁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 대표가 굿모닝시티 게이트로부터 받은 4억2천만원 중 영수증 처리를 한 대선자금 2억원과 별도의 2천만원은 명분이 있지만 대표 경선자금 2억원은 설명이 안 된다"면서 "내가 정 대표 입장이라면 물러설 것이고,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실장은 "개혁세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클린(깨끗)하다'는 것인데 누가 '정 대표도 4억원 받지 않았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면서 "정 대표 입장에선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도 아니고 경선자금, 대선자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현 정부 지도층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실장은 "과거 정권 같으면 이 정도 일이면 벌써 날아갔지만, 지금은 당정 분리라 누구도 정 대표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본인이 결단해야 한다. 나라면 물러났다"고 재차 정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문 실장은 "이같은 입장이 노대통령 입장이냐"는 질문에 대해 가타부타 대답을 안해, 사실상 노대통령 생각도 동일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문 실장은 자신이 굿모닝시티 윤 대표로부터 6억원을 받았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윤씨는 만난 일도 없다"면서 "만일 그런 일이 있으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민정수석도 "민정수석실 자체조사 결과 문 실장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정 대표의 '대선 자금'발언과 관련 공식대응을 민주당쪽으로 넘기고 있다. 윤태영 대변인은 "여기엔 선거자금의 그림을 아는 사람이 없어 당에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혹 선관위 신고내역을 초과하더라도 모금한 돈이 모두 선거비용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고 당 비용으로도 쓰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문실장의 이같은 초강경 발언은 정대철 대표가 대선자금을 건드림으로써 '물귀신 작전'을 전개하려는 게 아니냐는 판단에 따른 강경대응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대철 "돼지저금통 등 포함 2백억"**

한편 자신의 '대선자금 2백억원'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정대철 대표는 11일 저녁 "돼지저금통 70억원과 이정일 의원에게 빌린 돈 50억원이 포함된 것"이라며 종전에 "돼지저금통을 뺀 2백억원"이라는 주장을 번복했다.

정 대표는 자신의 애초 발언에 대해 당시 선대위 총무국장이었던 이상수 사무총장이 "정 대표가 착각한 것 같다. 돼지저금통을 포함해 1백40억~1백50억원 정도 된다"고 반박하자 이 총장과 장시간 협의후 자신의 주장을 뒤집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이 총장의 말이 맞는 것 같다. 1백50억원을 모금했는데 처음 돈이 없어 이정일 의원한테 빌린 50억원과 돼지저금통 70억원을 포함해 2백억원이 된 것 같다"면서 "50억원을 빌려온 것을 오해해 2백억원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돼지저금통 모금액은 빼고 2백억이 된다 하지 않았냐"는 보도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불과 몇시간에 한 말을 뒤집었다.

그는 또 당초 선거후 30억원내지 40억원 잔액이 남았다고 한 말에 대해서도 "결국 20억원 남았다"면서 "기업체에서 모은 자금은 모두 영수증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조사 착수"**

'굿모닝 게이트'가 노 대통령 대선자금 문제로 번지자 한나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박진 대변인은 이날 정 대표의 '대선자금 2백억원' 주장에 대해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의 불법 대선자금 및 권력비리에 대한 진상조사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것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노 정권은 탄생부터 불법선거로 인해 정통성과 정당성을 치명적으로 결여한 정권"이라면서 "정 대표의 고백은 지난번 대선이 불법.탈법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것을 명백히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5월28일 기자회견에서 '대선자금의 절반이상, 아니 대부분 돼지저금통 성금에 의해 치러졌다'고 했는데 그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노대통령과 민주당은 지난 대선때 어느 기업에서 얼마만큼 자금을 받아 어떻게 사용했는지 숨김없이 공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긴급의총을 소집,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의원은 "돼지저금통을 앞세워 '정치자금에서 너무도 깨끗하다'던 민주당 주장이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면서 "노 정권은 사기정권이므로 정권퇴진 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초강경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굿모닝시티 전직임원이 "윤창렬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한나라당 측에 수십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는 등 한나라당도 로비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굿모닝 게이트'가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대선자금 문제로까지 비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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