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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체제’ 보름만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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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체제’ 보름만에 흔들

한나라 의총, “홍사덕 사퇴” 등 지도부 맹성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체제가 출범 보름만에 심각한 지도력 위기에 직면했다.

1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홍사덕 원내총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가 하면, 최병렬 대표의 ‘제왕적 대표’ 행각에 대한 반발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왕적 총무를 원치 않는다”**

이날 오전에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홍사덕 총무의 '특검법안 단독처리'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당 ‘대북뒷거래특위’ 위원장을 사퇴한 이해구 의원은 “특검법을 원안대로 처리키로 약속했음에도 당론을 마음대로 무시하고 처리한 것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총무의 독선적 국회운영이 문제”라고 홍 총무의 사퇴를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총무가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수용 가능하나 고의적이었다면 치명적 잘못이므로 사퇴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김형오 의원은 “특검법은 총무쪽에 결정권이 있으나 의원총회가 최고 결정기관이고, 여의치 못하면 원내대책회의를 거쳐야 했다”고 홍 총무의 ‘독단적 결정’을 비판했고, 남경필 박종웅 의원도 “제왕적 총무를 원치 않는다”고 가세했다.

홍 총무의 과거 경력을 들먹인 인신공격성 발언도 나왔다.

김황식 의원은 언론보도를 인용해“15대 때 DJ와의 인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고 말했고, 임인배 의원은 “한나라당을 민주당의 2중대나 사쿠라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질타했다.

***홍 총무, "내가 걸어온 걸음걸이를 오해 말라"**

이에 대해 홍 총무는 “비판과 질책, 충고를 달게 받아들이겠다”며 “절차상의 미비 등 여러분에 대한 잘못된 점은 깊이 반성한다. 깊은 혜량이 있길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DJ와의 친분설 등에 대해서는 “제가 걸어온 걸음걸이에 대한 오해는 없으시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홍 총무는 이어 “이번 수정안은 박지원 전 장관의 비리의혹에 한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특검만 제대로 한다면 대북송금 전반이 불거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미진한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는 일관되게 요구해 온 것이고, 특검을 통한 관철이 실현되기 쉽지 않은데 저는 주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총무는 당초 원안과는 달리 특검대상을 '1백50억+알파'로 국한하는 새 특검법을 제출하면서 이를 사전에 최병렬 대표에게조차 보고하지 않아 한나라당내 반발을 자초했다. 또한 일부언론은 이를 홍 총무와 과거 DJ와의 친분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보도를 해 논란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최 대표의 리더십에도 문제 제기돼**

최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나는 원안이 바뀌어지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솔직한 느낌은 황당했다”고 홍 총무 비판에 합류했다.

최대표는 그러면서도 “이미 법사위를 통과한 안을 뒤집어서 원안 통과를 시도한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대국을 보는 입장에서 받아들여달라”고 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지도부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당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최병렬 대표의 리더십까지도 문제삼고 나왔다.

이해구 의원은 특검법 처리 혼선과 관련, “지도부의 지도력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새 지도부의 전반적인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또한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에서 김용수 고양을 지구당위원장은 최 대표에 대해 "대통령 외유중에 ‘대통령 불인정’이란 불필요한 발언으로 정쟁의 소지를 제공했고, 탈당파들에게 ‘성공하라’고 말해 당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으며, 당헌을 무시하고 사전에 회의안건을 통보하지 않는 등 운영위를 거수기 역할이나 하는 기구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했다.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서부터 특검법과 추경안, KBS 결산안 처리 등 현안에 이르기까지 최 대표와 홍 총무의 ‘엇박자’가 누누이 지적된 가운데, 의원들마저 지도부의 리더십에 심각한 회의감을 표해 최병렬 체제의 초반 착상과정에 심각한 진통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일각에서는 "이번 진통을 계기로 그동안 교통정리가 안됐던 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는 기대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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