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저금통만 갖고 선거한 건 아니다"

청와대 긴장, 정대표 "이상수총장에게 10억 토스"

정대철 민주당 대표의 '굿모닝시티' 연루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극도로 언급을 꺼렸다. 불똥이 자칫 대선자금 문제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는듯한 조심스런 태도다.

***청와대, "정대표 문제 언급안했다"**

11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렸지만 "정 대표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되지 않았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당정 분리 원칙에 따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당 문제가 언급된 적이 거의 없다"며 정 대표 문제가 논의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문재인 민정수석도 정대표 의혹과 관련, "우선 본인이 아니라고 하고, 민정에서 별도로 알아본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굿모닝시티'로 부터 4억2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정 대표가 이 돈이 대선자금으로 쓰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과, 동시에 또 다른 현 정부 실세가 '굿모닝시티'측으로부터 지난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6억원을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됨에 따라 '굿모닝게이트'가 대선 자금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가 언제까지 '당 문제'라며 이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돼지저금통만 갖고 선거한 건 아니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돼지 저금통' 얘기를 했다.

유 수석은 "돼지저금통을 모아 선거를 치렀다고 했는데 뭉칫돈이 선거자금으로 쓰인 것이 좀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돼지저금통만으로 선거했다고 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게 했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라고 답했다.

이는 '희망 돼지'를 통한 지지자들의 소액 후원금 외에도 당시 통상적으로 기업이나 개인 후원금을 받았다는 점을 사전에 분명히 함으로써 정 대표 등의 문제로 인한 도덕성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김원기 민주당 고문도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신당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진상은 사법당국에서 가려지겠지만 마음 아픈 것은 그때 우리들 상황이 가닥을 제대로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당에서 단돈 1백만원도 가져다 쓸 수 없을 정도였다"며 "각자 돈을 내서 시작했고, 후반기는 경황없는 가운데 상상할 수 없는 선거를 치렀다"며 대선 당시의 어려운 자금난을 토로하며 정대표를 변호했다.

김 고문은 이어 "우리들이 정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며 정 대표를 두둔했다.

***정대철, "이상수총장에게 10억원 정도 전달"**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11일 "지난 대선당시 총무본부장을 지낸 이상수 사무총장에게 `토스'한 돈이 10억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를 찾아온 사람들을 이 총장에게 보냈으며, 굿모닝시티로부터 받은돈 2억원도 이 총장에게 줬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대표 경선 당시 내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박정훈 전 의원에게 6억원 내지 7억원을 전달했는데 후원금 한도액이 차 일부 액수는 영수증 처리하지 못했다"며 "다른 경선후보들은 10억원 내지 20억원 정도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정대표는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내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앞으로 대표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그렇다"며 현재로선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