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가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 전시관을 조성하려 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충청북도(이원종 도지사)는 오는 15일부터 1개월정도 청남대를 휴관해 시설정비를 한 뒤 오는 8월 중순께 재개관할 때 청남대내에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하던 물품들을 전시하는 역사관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입장료도 현행보다 2백50% 대폭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들, 앞다퉈 대통령 기념관 추진 백지화 요구**
이에 대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논평을 통해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권회복의 상징으로 개방된 청남대가 아직 역사적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인권탄압과 민족 파탄을 일으킨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관으로 조성된다고 하니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원종 지사는 역대 대통령 전시관 조성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청원군 문의면의 안중근학교 신성국 신부와 장원재 전 군의원 등 10여명은 지난 3일부터 역대 대통령 전시관 추진 계획을 철회할 것으로 요구하면 청남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청남대 조성으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았는데 이곳에 대통령 기념관을 조성하려는 것은 주민들의 아픔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개발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주 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도 지난 3일 성명을 발표 "개발을 하더라도 청주.대전권의 상수원인 대청호(청남대)의 수질보전에 부합돼야 하며 주민의 피해와 고통을 무릅쓰고 건설된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을 찬양하는 기념관보다는 주민투쟁으로 쟁취한 민권운동의 상징으로 되살아나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수 국민들도 "가진돈이 28만원밖에 안된다며 집권기간중 모은 뇌물에 대한 추징금을 안내고 있는 전두환씨를 비롯해 상당수가 흠집을 갖고 있는 전직 대통령들을 기리는 기념관을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원종 충북도지사는 즉각 계획을 백지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남대 입장료 올리기의 일환으로 추진**
충청북도는 청남대 관리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당초 2천원으로 책정했던 입장료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볼거리를 늘리기 위해 역대 대통령 전시관 조성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남대는 현재 시설 관리를 위해 하루 입장객을 1천명 선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가피해 입장료를 2천원 받을 경우 연간 수익은 5억원대에 달한다. 반면 청남대 관리 유지비는 공무원 인건비 8억여원을 포함해 연간 30억원대로, 외지 관람객들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한다 해도 연간 적자가 20억원을 넘는다는 게 충북도측 주장이다.
현재 충청북도에서 입법예고한 조례안에 따르면 성인(19~60세) 입장료는 5천원으로 2백50% 올리기로 돼 있다.
역대 대통령 전시관 운영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여론의 반발이 거세자"대통령께서 사용하던 곳이니 대통령을 테마로 한 청남대 활용 방안을 논의하면서 거론됐던 것이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한걸음 후퇴했다.
이 관계자는 "본관 지하창고에 있던 대통령 사용 물품을 보관상 문제 때문에 청남대 관리 사무소로 옮겨 오는 과정에서 이같은 오해가 생겼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청남대 관광명소화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따라 그간 대통령 별장으로 운영되던 청남대를 지난 4월18일 충청북도에 돌려줬다. 청남대는 지난 4월22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받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