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청와대 비서실 전직원 4백여명을 대상으로한 조회에서 "청와대 직원들은 명예와 돈, 욕심을 버리고 항상 절제하고 겸손하며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며 공직 기강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직원들이 가족들을 동반하고 헬기로 새만금 현장을 시찰, 물의를 빚었던 사건과 관련 "가볍게 생각해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해이해선 안된다"며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이 전북도 소방헬기를 이용했다는 점을 잘못으로 지적하면서 자신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동해에서 포항으로 가는 길에 해양 경찰청의 순시용 헬기를 타지 않았던 사례를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탔을 때 1백만불의 1이라도 긴급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대비해 헬기를 타지 않았다”면서 “이런 것들까지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조회 분위기와 관련, “1시간 동안 계속된 대통령 말씀 동안 박수와 웃음이 전혀 없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한배 탄 공동 운명체, 마음 열고 하나 되라”**
이날 조회는 '새만금 헬기 시찰', '국정원 사진 유출' 건 등 청와대 근무 기강 해이로 인한 사건이 잇따르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련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문희상 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직원 조회를 열 것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조회에서 지난 대선 때 경험을 얘기하면서 “분열과 대립, 독선과 아집, 기득권과 지역주의등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여러분은 한배 탔으니 공동 운명체”라면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돼야 한다”며 직원들간 단합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이기명 전 후원회장 용인땅 매매 의혹과 관련, 1차 원매자였던 강금원씨가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공개 비난하면서 불거졌던 청와대내 ‘부산파’와 ‘서울파’간 불화설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실제 단결은 쉽지 않지만 자기를 죽이면 가능하다”면서 “4년반 동안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자기를 죽이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잘해서도 안되고 주변과 같이 가야 한다. 끊임없이 토론하는 자세를 가지라”면서 “토론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오류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비판할 것이 있으면 당당하게 비판하고 청와대가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대통령은 가속 페달만 밟으면 잘 달리게 하고 싶다”**
노 대통령은 특히 최근 강조하는 ‘국민소득 2만불 시대’라는 목표와 관련, “이를위해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가기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나의 소망은 임기 내에 2만불 목표가 비록 달성 안 되더라도 다음 대통령에게 잘 정비되고 예열된, 시동이 걸려 가속페달만 밟으면 잘 달리는 자동차를 넘겨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승리의 원동력은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그것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계기와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방식으로는 1만달러 시대를 뛰어넘지 못한다"면서 "항상 변화하고 발전하는 조직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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