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이 29일 당 원내총무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최종 결심을 굳힘에 따라 일부 의원들의 주도하에 추진돼온 ‘김덕룡 총무만들기’가 결국 무산됐다.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며 추진됐던 김덕룡 총무 카드가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일부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행보가 보다 구체화되는 등 최병렬 대표체제 초반부터 한나라당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덕룡, “내가 설 자리가 아니다”**
신영국 김문수 김무성 남경필 이성헌 의원 등은 이날 낮까지만 해도 홍사덕 의원에게 경선 포기를 종용하는 한편 당 소속 의원들에게 ‘김덕룡 총무만들기’를 역설했으나, 이날 저녁 김덕룡 의원이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일단락됐다.
김덕룡 의원측은 외형상 불출마 이유를 이미 총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오랜 동료 홍사덕 의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보수색이 강한 최병렬 대표하에서 원내총무를 맡을 경우 향후 대여, 대정부 투쟁의 최일선에 서면서 그동안 가꿔온 개혁적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으면서 향후 대권구도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의원이 이같은 불출마 입장을 굳힘에 따라 이들 의원들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덕룡 의원의 원내총무 추대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김 의원은 산행을 마친 뒤 전화통화에서 ‘내가 설 자리가 아니다며 총무경선 출마를 끝내 거부했다”면서 “정말 순수하게 구당 충정으로 김 의원을 총무후보로 대리 등록했지만 당사자인 김 의원의 동의를 얻을 수가 없어 이를 포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0일 오전 실시되는 한나라당 총무경선은 홍사덕 박주천 안택수 임인배 의원 등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개혁파 탈당행보 구체화**
이에 앞서 총무경선에 나선 박주천 안택수 임인배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 의원을 추대한 김문수 의원 등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한 것은 본인 이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당 선거규정 위반”이라며 “설사 김 의원이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안택수 임인배 의원은 ‘김덕룡 총무만들기’를 주도한 5인방에 대한 공개사과와 책임추궁을 주장, 김 의원이 당선되면 ‘5인방 출당운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덕룡 총무만들기’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최병렬 대표체제 초반부터 한나라당은 적지않은 내홍을 겪게 됐다.
김덕룡 의원의 총무직 수락시 탈당을 포기할지도 모른다던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김덕룡계로 분류되던 김영춘 의원 등은 29일 탈당키로 입장을 굳혀, 대표 당선후 탈당 의원들을 최소화하겠다고 자신햇던 최병렬 대표를 곤혹케 하고 있다.
탈당파들은 특히 최병렬 체제의 출범을 "영남 마피아의 당권장악"이라고 맹비난하고 있어, 앞으로 최병렬 대표의 입지를 크게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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