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27일 신당과 관련해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발언을 몇시간 간격으로 해, 적절치 못한 처신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 수석은 이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신당과 관련, "손도 안 댔기 때문에 뗄 것도 없다"며 노 대통령의 철저한 '중립'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신당을 둘러싼 민주당 신.구주류 갈등과 관련, 구주류를 비난하는 발언을 한 뒤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뭐냐, 그것은 묻지 않아도 다 아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구주류, 후보 자리 보장받으려는 속내 아니냐"**
유인태 수석은 이날 저녁 최병렬 대표 면담후 청와대로 돌아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신당 갈등에 대해 "핵심 쟁점은 공천방식"이라며 "신주류는 국민참여를 통해 공직선거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고, 구주류는 대의원 등 다 정해진 사람들의 투표로 선출하자는 게 차이"라고 말했다.
유 수석은 "구주류가 그 같은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자신들이 다시 후보로 안정적으로 뽑히는 것을 보장받기 위한 속내 아니냐"고 구주류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뭐냐, 그것은 묻지 않아도 다 아는 것 아니냐"고 말해 사실상 신주류의 손을 들어주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노심(盧心)'을 간접 시사한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떻게 신당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떼냐"**
그러나 유 수석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3시 한나라당으로 최병렬 신임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선 다른 얘기를 했다.
유 수석은 최대표를 만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제가 '신당에서 손을 떼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어떻게 대지도 않았는데 떼라고 말씀을 하시냐. 혹시 앞으로 신당에 손을 안 댔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런 게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최병렬 대표는 굉장히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더라"며 "(최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은 전혀 뒷전으로 하고 오로지 내년 총선 승리만을 위해서 신당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렇게 상황을 판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이어 "(최대표가) 동안 워낙 힘든 경선을 하시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좀 깜깜하게 모르고 있었던 것 같고, '한나라당 의원, 우리당 의원들 대부분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해서 상당히 놀랬다"며 신당에 '노심'은 없다고 주장했었다.
이같은 앞뒤 다른 발언과 관련, 유 수석 측근은 "당.정 분리에 따라 철저한 중립을 지킨다는 원칙에 변함없다"면서 유 수석 발언이 '노심'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정무수석으로선 적절치 못한 처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가에서는 평소 유인태 정무수석이 신주류 편을 들었다는 점을 들어, 노심이 과연 신주류 지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유 수석이 신당 창당 과정에 신주류를 지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아울러 야당대표를 만난 지 몇시간 안지나 야당의 오해를 살만한 말을 한 대목은 정무수석으로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극한 여야대치 상황하에서도 신뢰를 바탕으로 '여야간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정무수석이 야당의 불신을 사는 일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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