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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왜 소수파 정권이 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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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 왜 소수파 정권이 되려 하나”

<김경재 인터뷰> “유인태, 정무수석 능력없다”

민주당 신주류로 분류되던 김경재 의원의 독설이 연일 따갑다. 신주류 강경파의 탈당을 촉구하는가 하면, 구주류 수뇌부를 맹성토한데 이어, 비판의 화살을 노무현 대통령에게까지 돌리고 있다.

김경재 의원은 26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신당파를 향해 "신당을 만들려면 나가서 만들라"고 촉구하고, 구주류의 수뇌부를 향해선 실명까지 거명하며 비판했으며,'6.15 우중골프' 등을 노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이라 평가하며 직설적 비판을 가했다.

***"휴전협정 있기 전에 전투가 가장 치열한 법"**

김 의원은 이날 "대선 때 박상천 정균환 같은 사람들이 흔들었어도 결국 우리가 이기지 않았느냐"며 "그럼 한번 감싸 안고 가는 것이 좋다. 신당은 통합신당이어야 한다. 구주류를 배제하면 안된다"고 '통합론'을 역설했다. 그는 그러나 "박상천 정균환 같은 사람들이 당의 정통성을 지킨다고 하지만 그 얘기는 돌부처가 웃을 얘기"라며 "그동안 구주류는 지나칠 정도로 해악을 했던 사람들"이라고 직설적인 비난도 퍼부었다.

신주류 강경파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강경파라고 하는 천정배도 노골노골해졌다"며 "요즘 신주류들을 만나보면 신당에 별 자신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신당을 하고 싶으면 그런 사람들끼리 나가서 만들라"며 "만약에 신당 만드는 데 실패하면 나중에 후단협처럼 복당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신주류의 고민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신한 뜻을 살려야 하겠는데 그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신당이라는 간판으로만 몰아가지 말고 노 대통령을 통합신당을 이끌어가는 전국적 리더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신당 갈등이 결국 분당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관측에 대해선 "휴전협정이 있기 전에 전투가 가장 치열한 법"이라며 "민주당은 막판 타협을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집단"이라고 낙관했다.

***"조순형, 추미애와 함께 중도세력 규합"**

이같은 김 의원의 논리는 굳이 개혁신당 방식이 아니더라도 공천방식 등 제도적 정비를 통하면 내년 총선에서 구주류 기득권층의 물갈이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신당을 만드느냐 아니냐 하는 신-구주류 논란의 핵심은 공천문제"라며 상향식 공천방식과 함께 중앙 공천심사위를 통한 선발 방식의 병행을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체제에서 조금만 바뀌어도 권력의 양지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신-구주류 강경파 중심의 논란을 수습하는 방안으로 중도파들의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1차로 조순형,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도통합 신당안'에 대한 서명작업을 실시해 70~80명의 동의를 구하고, 신당파들의 신당추진기구와는 별도의 기구를 구성, 중도파의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복안이다.

***"盧, 통합신당에 손을 들어라"**

김 의원은 한편 신당에 관한 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정확히는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에 손을 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만약 노 대통령이 '개혁 정당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궁극적인 목표이나 선거는 냉엄한 정치 현실이기 때문에 대선과정에서 있었던 시시비비를 다 잊고 융합하는 통합신당으로, 역사의 주체세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라는 말 한마디만 하면 다 포괄되는 것 아니냐"며 "박상천이 지금 그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왜 그걸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소외된 사람들이 뭉쳐서 (대선승리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는데 (노 대통령이) 이걸 소수파 정권으로 몰아가려한다"며 "노 대통령에게 비주류 멘털리티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내년 선거에서 실패하게 되면 그야말로 노 대통령은 레임덕"이라며 탈호남을 통한 전국정당화 구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부산 경남 '친위부대'에만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영남권에 연고가 있는 허성관 장관,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 한이헌 전 경제수석 등을 내세워 정면승부를 걸면 부산이나 영남에서는 충분히 5석 이상은 이길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유인태 수석은 정무수석으로 능력 없다"**

김 의원은 한편 최근 노동계 문제와 관련, "지금은 대통령이 강한 법의 권위를 세워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고건 총리라는 좋은 분이 있는데 왜 대통령이 통장 반장을 다 하려 드느냐"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요구했다.

그는 이어 "왜 6.15 3주년 새벽에 '우중골프'를 치느냐, 왜 현충일에 굳이 일왕을 만나느냐"며 노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을 꼬집고, "좀 튀는 발언을 삼갔으면 좋겠다"며 노 대통령의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스피치 팀이 쓴 것 외에는 절대 대통령이 말하지 않겠다는 각서라도 써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청와대 보좌진, 특히 "정무라인의 대폭 교체"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특검법 협상이나 국회 정보위에서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을 놓고 진통을 겪을 당시 유인태 정무수석의 협상력 부재를 꼬집으며 "유인태 수석은 정무수석으로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정무수석이라면 '악마의 발톱'에서 '천사의 이마'까지 다 돌아다녀야 한다"며 "대통령 옆에서 자기 목을 걸고라도 대통령을 스크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27일 오후 1시간가량 진행된 김경재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신당 간판으로만 盧를 몰아가지는 말자"**

프레시안 : 김 의원은 그동안 신주류로 분류돼 왔는데, 직접 신당파에게 쓴소리를 하고 나선 이유가 뭔가.
김경재 : 당 외부에서 신당 기구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난주 일요일에 신당파 모임에서 나는 이 모임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빠졌다. 그런데 며칠 전 새벽에 어느 기자가 전화를 해서 신당추진기구 국제분과위원으로 임명된 소감을 물어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정이 됐던 것이다. 한번 발표된 다음에 그것을 수락 안한다고 발 빼면 사람이 우스워지는 게 정치다. 그래서 이래선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그걸 막기위해서 부랴부랴 나가서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프레시안 : 신주류가 추진하는 신당구상에 문제점을 지적해달라.
김경재 : 개혁이라는 것이 절대 선은 아니다. 진보와도 다른 것이다. 보수파도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개혁이 절대선이라는 막연한 인식의 기초 위에서 상대방에게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수단으로 개혁을 이용하는 상황은 문제를 야기한다. 개혁은 선택의 문제이지, 가치판단의 도덕적 명제가 아니다.

그리고 아무리 나쁜 것이라도 그것이 상당기간 존재하면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스스로 개혁세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부정하는 인물들도 그 존재의 정당성이 있다고 인정해야 화합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정치의 정도다.

프레시안 : 구주류를 인정한 말로 들린다.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면 우선 인적인 부분에서 물갈이가 있어야 한다는 평가가 있다. 신당 논란도 그런 맥락에서 제기된 것 아닌가.
김경재 : 신당을 만드느냐 아니냐 하는 신-구주류 논란의 핵심은 공천문제다. 공천에 있어 국민경선제를 하는 방법이나 당원 투표를 하는 방법들이 있다. 나는 이런 과정을 거쳐 2명 정도를 뽑고 중앙 심의기구를 거쳐서 스크린 하는 방법을 병행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심의기구 구성은 신-구주류라고 하는 사람들이 같은 비율 5:5로 참여해야 한다.

이유는 국민경선제만으로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경선제가 좋다고 만들었지만, 배제돼야 할 사람이 국민경선으로는 사실상 기술적으로 배제가 될 수 없다. 지역에 기반을 가진 누군가가 지구당 위원장 자리를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면, 아무리 국민경선제라고 한들 돈을 얼마를 써서라도 그것 못 이기겠나. 반대로 객관적으로 좋은 자질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금과 조직이 없으면 절대로 국민경선에서 지역 토호를 결코 이길 수 없다. 또한 우리에겐 아직까지 국민경선을 한 뒤에 승복하는 문화가 없다. 패한 쪽에서 반드시 시비를 건다. 둘이 승복을 하지 않고 (총선에서) 붙게 되면 필패다. 잘못하면 수도권 전부가 한나라당에 의해 완전히 점령되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있다보니까 요즘은 신주류가 오히려 국민경선제에 반대한다. 생각해보니까 비례대표 말고는 자기들과 코드맞는 신진세력을 등용시킬 길이 없기 때문이다.

호남을 예로 들면, 15대 의원 17명 가운데 16대 총선에 공천을 받은 사람은 7명에 불과했다. 10명이 물갈이됐다. 소위 실세라는 한화갑 김옥두 박상천 김홍일 의원 등이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지만, 여수의 김충조, 순천의 김경재 같은 어려움을 뚫고 당선된 사람도 있다. 어쨌든 당시에는 60% 이상은 물갈이가 될 수 있었지만, 지금 방식으로는 그럴 수가 없다. 국민경선 가지고는 물갈이가 거의 불가능하다.

프레시안 : 쟁점사항인 공천문제가 해결되면 신당 논란도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바람직한 공천제도에 대한 김 의원의 방안이 있나.
김경재 : 좀 더 연구해야 할 과제이지만 주류-비주류 간의 정확한 비율로 각각 20명씩을 구성해서 지역에서 올라온 최종 후보자 2인을 놓고 선발해야 한다. 일종의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형식적인 공천심사위가 아니라 객관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천심사위를 중앙에서 구성한다면 훨씬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걸 신주류와 구주류가 해결하지 못하고 싸움박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수 총장이 연일 우리 사무실에 온다. 신주류의 고민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신한 뜻을 살리기는 살려야 하겠는데, 그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내 주장은 노 대통령이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인 것만큼은 확실하니까, 신당이라는 간판으로만 노 대통령을 몰아가지는 말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을 이끌어가는 전국적 리더로 만들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盧, 왜 소수파 정권으로 몰아가려 하나"**

프레시안 : 신당논란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직접적인 의사표명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김경재 : 지금 개혁신당을 만들자는 것은 정치나 선거의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나는 덧셈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끓는 상태에서 선거를 해야만 이길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어떤 때는 그렇게 할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10명만 가지고 해도 좋다"고 말해서 헛갈린다. 따라서 나는 대통령에게 확실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프레시안 : 김 의원이 원하는 것은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 쪽으로 입장을 밝혀달라는 것 아닌가.
김경재 : 맞다. 그런 쪽으로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

프레시안 : 첨예하게 입장이 대립되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고 직접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민주당 내에 있다.
김경재 :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겠으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노 대통령이 "개혁 정당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궁극적인 목표이나 선거는 냉엄한 정치 현실이기 때문에 대선과정에서 있었던 시시비비를 다 잊고 융합하는 통합신당으로, 역사의 주체세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라는 말 한마디만 하면 다 포괄되는 것 아닌가. 박상천이 지금 그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왜 그걸 못하나. 다 거느리면 되지.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개혁신당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김경재 :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는 우리나라 비주류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가지지 않은 계층, 교육이나 발전 기회에서 소외된 계층 말이다. 그런 소외된 사람들이 뭉쳐서 이런 기적을 만들어냈는데 왜 이걸 소수파 정권으로 몰아가려 하느냐는 말을 하고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링컨대통령도 소수파였다. 하지만 그는 당선되고 난 뒤에 자신의 정적까지 과감하게 기용했다. 거국내각을 기용한 탕평책이었다. 그걸 분명히 노 대통령이 알고 있을텐데, 자신은 정반대로 코드맞는 사람들만 쓰려고 한다. 이건 옳지 않다.

대통령 당선 직후 이상수 총장하고 나하고 노 대통령하고 저녁식사를 했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그때부터 진정한 내 임기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공감할만한 말이다. 내년 총선을 위해서 모든 전략과 전술을 집중시켜야 한다. 이상적인 당을 만들고 체제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과반수는 안되더라도 제 1당은 해 놓아야 무슨 일을 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내년 총선에 대한 노 대통령의 기대가 약해졌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말 그대로 전략과 전술의 문제이고, 신당 논란도 그런 맥락에 있는 것 아닌가.
김경재 : 대통령에게 비주류 멘털리티가 있는 것 같다. 정치에 관계하는 사람은 무조건 나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정부분 맞는 말이다. 나는 대한민국 모든 국회의원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그 중 60~70명을 제외한 2백여명은 대단히 건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을 함께 끌어가야지, 코드 맞는 사람들만 가지고 어떻게 동북아시대를 열어가나. 내년 선거에 실패하게 되면 그야말로 노 대통령은 레임덕이다.

아무리 대선 때 박상천, 정균환 같은 사람들이 흔들었어도 결국 우리가 이기지 않았나. 그럼 한번 감싸 안고 가는 것이 좋다. 따라서 신당은 통합신당이어야 한다. 구주류를 배제하면 안된다.

프레시안 : 그렇더라도 개혁적 신당이 가지는 대의가 훼손돼선 안된다는 지적이 있다. 직접적으로는 구주류의 기득권을 털지 않고는 이루기 힘들다는 게 신주류 논리로 보이는데.
김경재 :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체제에서 조금만 바뀌어도 권력의 양지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구주류의 거물이라는 사람들이 최근 다시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두고 보면 그렇게 가지는 않는다. 뭔가 탈바꿈이 되는 모습은 있어야한다. 박상천 정균환 같은 사람들이 당의 정통성을 지킨다고 하지만, 그 얘기는 돌부처가 웃을 얘기다.

프레시안 : 신-구주류 관계 속에서 향후 민주당의 리더십을 형성하는 세력은 신주류가 될 것이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인가.
김경재 : 그렇다. 구주류는 그동안 지나칠 정도로 해악을 했던 사람들이다.

프레시안 : 총선전략 얘기를 앞에서 했는데,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건 전국정당화에 비중을 두고 있어 보인다.
김경재 : 그 문제에서 나는 대통령과 의견이 다르다. 우리는 지금 호남당이 아니다. 대통령이 영남출신이고, 당 대표는 서울이다. 비례대표 의원 중에도 적어도 5명의 영남사람이 있다. 다만 과거 DJ와 동교동이 판을 칠 때 호남당이었다. 하지만 지금 동교동계에서 판을 치는 사람이 누가있나.

전국정당화도 호남에서 5석을 빼서 영남에 5석을 붙이는 기계적인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통령에서 권하고 싶은 것은 영남지역에서 학생운동이나 재야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주축으로 부대를 만들면 경쟁력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선택된 사람들도 포함하고, 부산에서 신망이 있는 한이헌 같은 사람도 있지 않나. 허성관 전성은을 부를 수도 있다. 한나라당과 관계없는 좋은 시장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내세우면서 부산 출신 대통령이 전국정당 하겠다는데 도와주지 않겠나. 이렇게 정면승부를 걸면 대구경북에서는 어렵다 쳐도 부산이나 영남에서는 다음 총선에서 충분히 5석 이상은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탈 호남'을 외치면 호남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낀다. 특히 서울에 있는 호남 사람들이 우리당 후보를 찍지 않는다. 서울에는 3명중 1명이 호남사람이다.

***"강경파도 요즘 노골노골해졌다"**

프레시안 : 그동안 신당 논란에서 한발 물러나있던 중도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 의원도 그 중 한사람인데, 어떻게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건가.
김경재 : 조순형 추미애 의원하고 나하고 내일(27일) 만나서 서명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른 사람을 더 붙이려고 했는데, 그러면 좌장이 되려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우선 셋이 하기로 했다. 양쪽을 포함하는 중도통합적 신당안에 70~80명 정도를 끌어들이려 한다.

프레시안 : 서명을 받은 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김경재 : 서울 출신들을 중심으로 꾸리고, 각 지역의 대표격인 사람들을 포함시킬 것이다. 호남지역에 동교동이나 구주류를 대체할 수 있는 이낙연 김효석 같은 사람들이 있다. 나도 이제 마다하지 않겠다.

프레시안 : 별도의 기구를 만드는 것인가.
김경재 : 그렇다.

프레시안 : 신주류가 곧 신당추진기구를 발족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면 사실상 결별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김경재 : 휴전협정이 있기 전에 전투가 가장 치열한 법이다. 민주당이 막판 타협을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집단이다. 이제 더 이상 막판 타협을 끌어서는 안되는 시점이다.

프레시안 : 타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김경재 : 마무리를 안 하면 공멸한다. 이번 주말까지 마무리 될 수 있다고 본다. 주류-비주류, 그리고 중간세력들이 들어갈 입지가 마련 될 것이다.

프레시안 : 타협에 실패하면 분당인가.
김경재 : 타협이 실패한다면 양 극단을 배제한 중도파들이 당을 끌어갈 자신이 있다.

프레시안 : 중도파도 다양한 갈래이지만, 주로 말하는 통합신당 구상이 겉보기엔 리모델링과 큰 차이가 뭐냐는 지적이 있다.
김경재 : 리모델링이라는 말로는 조금 미흡하다. 국민경선제도 정신을 살리고 지구당 위원장의 기득권도 포기시켜야 한다.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승계하고 부채는 버리자는 것이다.

프레시안 : 일부 신주류 강경파들의 입장이 여전히 단호하다. 중도파의 입장을 이들이 수용할지도 미지수로 보인다.
김경재 : 강경파라고 하는 사람, 예컨대 천정배에게 전화한번 해보라. 당사자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사실 요즘은 노골노골해졌다. 지난 일요일에 천정배 의원을 만나서 내가 "신당을 주장하는 성의는 알겠지만 이 상태에서 당신들이 원하는 신당을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도 사실은 조금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정말 신당을 하고 싶으면 그런 사람들끼리 나가서 만들면 된다. 누가 아는가. 거기에 국민적 지지가 쏠릴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도 개혁을 하는데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 후 합당을 할 수도 있고 연합공천을 하는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대통령이 제1당에게 총리를 준다고 한 것이 아니라 연합된 제1세력이라고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넘지 않는 한 우리가 세력들을 모아서 제1세력이 될 수 있다.

만약에 신당 만드는데 실패하면 나중에 후단협처럼 복당하면 된다. 요즘 신주류들을 만나보면 신당에 별 자신이 없는 것 같다.

프레시안 : 개혁신당이건 통합신당이건 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악순환이다. 집권여당으로서의 제기능을 빨리 회복해야하는데.
김경재 : 며칠 전에 재계에서 "한국에서 기업 못하겠다. 떠나겠다"고 한 얘기는 사실 충격적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친노동자 편이다. 본적도 재야다. 하지만 요즘 노조 하는 것을 보면 괘씸하다. 엄밀하게 보자면 우리가 같은 편인데, 우리가 어려우면 좀 봐줘야하는 것 아닌가. 한술 더 떠 난리를 쳐서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이런 문제 말고도 다른 많은 혼란은 신당논란이 지지부진해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집권여당으로서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당문제에서 대통령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해주면 당이 정리될 것 아닌가. 갈 사람은 가고 말 사람은 마는 것이다.

또 호남에 가면 "김대중 대통령 반만 하라"고 하는 말이 실제로 있다. 유인태 정무수석이나 다른 분들에게 내가 공사석에서 이런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마치 야당의원 같은 스타일을 보인다. 트집잡힐 말들을 많이한다. 불안하다.

프레시안 : 어떤 식으로건 민주당이 새로운 당의 형태로 거듭나는 시점은 언제까지로 잡고있나.
김경재 : 9월 정기국회 전까지는 해야지 않겠나. 그래야 정기국회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대정부질문도 하고, 예산심의도 우리 원칙을 가지고 하지 않겠나. 당이 정비가 안되면 이런 것들이 안된다.

***"유인태, 정무수석으로 능력 없다"**

프레시안 : 유인태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정무라인에 김 의원의 불만이 많은 것 같다.
김경재 : 유인태 수석은 정무수석으로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대통령을 골탕먹인다. 두가지만 예를 들겠다. 특검법 수용 당시 개정안을 만들자고 했으면, 자기가 여야를 넘나들면서 개정안을 빨리 만들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린 준비가 안돼 있었지만 한나라당은 협상을 할 준비가 돼있었다. 그러면 정무수석이 여야를 오가면서 적절하게 만들어서 개정안을 합의했어야 했다.

또 한가지 예는 정보위원회에서 고영구 국정원장 건을 처리할 때다. 정균환 박상천 김옥두 같은 정보위원들은 어떻게 하면 노 대통령 한번 흔들어볼까 생각하는 사람들 아닌가. 그럼 정무수석이 먼저 가서 접촉을 했어야 했다. 협조를 구하고, 그래도 안되면 최소한 김덕규 정보위원장이라도 만났어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정보위원회가 정형근 의원 등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의견으로만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하지 않는다. 그게 무슨 정무수석인가. 정무수석이라면 악마의 발톱에서 천사의 이마까지 다 돌아다녀야 한다. 그 자리에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능구렁이가 앉아있어야 한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 국정 혼선에 보좌진의 문제가 크다는 지적인가.
김경재 : 나는 노 대통령이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 옆에서 자기 목을 걸고라도 대통령을 스크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컨대, 대통령이 갑자기 한겨레신문을 방문하려 한다면, 그걸 만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프레시안 : 청와대 보좌진에 교체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김경재 : 정무라인의 대폭 교체가 필요하다. 경제라인은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한다. 국무위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새만금 사건으로 한명숙 장관이 데모대에 휩쓸린 적이 있다. 어떻게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현직 장관이 개입할 수가 있나. 새만금 반대하는 삼보일배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도 마음속으로 동감하는 점이 있다. 장관이라면 국무회의에서는 얼마든지 반대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하는 데모대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당장 사퇴시켰다.

청와대 스피치 팀도 강화돼야 한다. 스피치 팀이 쓴 것 외에는 절대 대통령이 말하지 않겠다는 각서라도 써야한다. 대통령을 관리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와대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프레시안 : 보좌진 외에 노 대통령에게 직접 지적하고 싶은 점은 없나.
김경재 : 노 대통령은 자기 말대로 최명길도 하고 김상헌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두 가지를 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노동계 문제에서도 처벌 할 것은 하고 밀어줄 것은 밀어줬어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이 강한 법의 권위를 세워야 할 때다. 또한 고건 총리라는 좋은 분이 있지 않나. 왜 대통령이 통장 반장을 다 하려드나.

노 대통령이 원칙을 세우는 모습도 있어야한다. 왜 6.15 3주년 새벽에 우중골프를 치나. 왜 현충일에 굳이 일왕을 만나나. 그때 만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핵폭탄이라도 떨어지나. 그런 원칙을 대통령이 세워줬으면 한다. 그런 자세가 우리 국민에게 훨씬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이 좀 튀는 발언을 삼갔으면 좋겠다. 말이 좀 어눌하더라도 천천히 하면 좋겠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이런 문제들이 정리되려면 우리 당의 신당문제가 우선 정리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인터뷰가 끝날 무렵 최병렬 대표의 당선 소식이 전해졌다.) 최병렬 대표 체제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김경재 : 솔직히 상대하기 좋아졌다. 서청원씨 됐으면 옛날 민주계 관계도 있고 해서 흔들릴 수 있었다. 만약 강재섭이 됐다면 새바람이 불어서 우리가 상대하기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다. 최병렬씨가 됐기 때문에 적어도 17대 선거는 우리가 조금만 개혁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말씀 감사하다.
김경재 :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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