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6일 한나라당이 전날 제출한 새 특검법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盧 “특검 정쟁수단으로 삼으면 거부권 행사”**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가 1백50억원 부분으로 수사대상을 한정하고 수사기간을 적절하게 설정해 특검을 결정하면 수용하되, 수사대상을 그 이상 확대해 정쟁수단으로 삼고자 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전했다.
문 수석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그런 입장을 미리 밝히는 것은 특검을 하니 마니를 둘러싸고 또 오랫동안 정쟁이 벌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면서 "국회는 1백50억원 규명을 위한 수사주체를 빨리 결정해 그 때문에 민생법안과 추경심의에 차질이 없게 해달라는 게 노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검의 수사 발표에 의하면 대북 송금 의혹의 본질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큼 충분히 규명됐고, 남은 문제는 1백50억 의혹 부분”이라면서 "특검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의혹논란과 정쟁을 이 시점에서 끝내자고 간곡히 호소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제출한 특검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라면서 특검법안 중 특검이 대통령의 승인없이 자의적으로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에 대해서도 “특검이 국회에서 하는거냐”며 일축했다.
그는 ‘1억달러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에 송금됐다’는 송두환 특검의 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로서는 남북관계를 생각할 때 4억달러와 1억달러가 그렇게 구분돼 1억달러는 대가성이 있는 것처럼 발표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며 "그러나 이미 그렇게 진술한 분들이 있고, 그런 진술을 들은 특검 수사진이 있고, 그런 내용이 이미 수사기록에 담겼다면 그런 부분을 감추기 어렵고 투명하게 밝힐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특검이 생각했을 것으로 우리는 받아들이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부분은 앞으로 재판과정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리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DJ 조사 안된다는 입장 변함 없다”**
문 수석은 이밖에 특검 수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청와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연 사법적 심사대상인지 고도의 외교적 행위이기 때문에 면책 가능한지는 법원에서 가릴 것"이라며 "이 문제뿐만이 아니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뚜렷한 범죄혐의 없이 쉽고 가볍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송두환 특검이 지난주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1억 달러’ 부분을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특검이 일절 언급한 바 없고, 물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대북관계에 대한 입장과 관련 “앞으로 남북관계는 국민의 정부에서 해왔던 기조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해 나가되 그 과정은 보다 투명하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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