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 프로야구팀 몬트리얼 엑스포스의 연고지 이전을 노리고 생겨난 워싱턴 야구클럽 유한책임회사의 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미국스포츠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구단매입, 연고지 이전, 중계권 수익 확대를 위해 스포츠구단들은 골드만삭스같은 투자은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주도한 구단의 지역케이블방송국 소유전략**
모기업의 도산으로 메이저리그가 관리하고 있는 야구팀 몬트리얼 엑스포스를 매입하려는 워싱턴 야구클럽 유한책임회사의 프레드 말렉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골드만삭스는 구단매입에서도 우리에게 최고의 조언을 해줄 수 있으며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즈 등과의 협력관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포츠팀의 중계권수익을 최대화시키는 노하우가 있다"라고 밝혔다.
스포츠전문가들은 워싱턴 야구클럽 유한책임회사가 야구팀 인수과정에 골드만삭스를 끌어들인 이유는 워싱턴 D.C 주변, 지역방송국을 통한 중계권수익의 확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골드만삭스의 중계권 수익 확보 전략은 1970년대후반 테드 터너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활용해 TBS 방송사의 입지를 굳힌 것과 유사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버드 셀릭이 팀간 재정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구단의 지역미디어 수익 중 50%를 걷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더욱 급진전됐다.
골드만삭스는 2002년 존 헨리가 프로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매입하는 데 자문 역할을 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 뿐 아니라 지역케이블방송국인 뉴잉글랜드스포츠네트워크(NESN)의 주식 80%가 포함된 7억달러라는 가격으로 계약을 성사시켜 미국 스포츠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야구경기의 전국방송 시청률이 점점 하락하는 추세지만 매사추세츠주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좋아하는 골수팬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지역케이블방송국의 매입을 계약에 추가한 것이다.
***미 스포츠계에 확대되는 월가의 영향력**
골드만삭스의 선택은 탁월했다.
방송국과 구단이 같아 방송국이 중계권료에 대한 부담을 시청자에게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NESN 케이블 TV가입자들은 증가했고 2002년에는 전년에 비해 1천5백만달러나 수익이 증대해 여기서 생겨난 자금은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운영에 다시 재투자될 수 있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구단의 지역케이블방송국 소유전략은 구단의 운영자금을 방송국으로 돌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보스턴과 같은 부자구단이 가난한 구단들에게 내놓아야 하는 메이저리그의 수익분배 원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골드만삭스의 전략이 팀간 균형을 맞추려는 메이저리그의 노력에 대한 일종의 편법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형태의 구단소유가 유행이 될 것이라는 게 스포츠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971년 워싱턴 세네터즈가 텍사스로 떠난 후 이웃팀 볼티모어를 응원해야 했던 워싱턴 D.C 야구팬들의 굶주림을 잘 알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몬트리얼 엑스포스 구단매입계획을 세울 지 귀추가 주목된다.
월가의 영향력이 스포츠계로부터 빠르게 확산되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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