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4일 "불법파업 주동자에 대해서는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법에 따라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며 "이것이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조흥은행 노조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8일 조흥은행 파업이 발발하자 허홍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 16명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이에 허 위원장 등 6명에 대해 자진출두를 명령한 바 있다.
***노, 조흥은행 노조지도부 사법처리 지시**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조흥은행 노사 협상 결과와 궤도 철도노조 파업 동향에 대해 보고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지 못해 은행이 무너지고 매각이 불가능해졌다면 정부와 국민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정부가 당연히 수습과 중재에 나서야 했다"면서 "이를 놓고 개입이라고 비난 안된다"고 말했다.
***盧 "지하철 파업, 지자체가 해결"**
노 대통령은 또 부산, 대구, 인천 지하철 노조 파업과 관련,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의 교통공단 또는 지하철 공사가 풀어나가도록 하고 건설교통부는 전국적 교통대란이나 불법적 사태로 확대될 경우에 대한 대비에 주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기존원칙 이외에 새로운 대응원칙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불법에 대한 대응을 언급한 것"이라면서 "공권력 투입만이 아니라 타결이 된 경우라도 사법처리를 해 나가는 것도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오규 정책수석은 이날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뉴욕, 보스턴, 런던 등 주요 국제금융중심지에서 민.관 합동으로 가진 '한국경제설명회' 결과보고에서 "최근 철도민영화, 화물연대 파업 등 문제에서 정부가 노조측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지적이 있으나, 노사 관계와 노정관계를 구별해야 한다"면서 "노사관계는 노사자율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정부는 법과 원칙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엄정히 지켜나갈 것이며 양자 중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수석은 "철도파업, 화물노조 등 노정관계의 경우에는 수년간 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부처에 권한과 이슈가 나뉘어져 단일한 대화창구가 만들어지지 않아 문제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들 문제에 대해 정부가 대화로 풀어간 것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수석은 "앞으로도 정부는 노사간 원칙과 신뢰, 대화와 타협에 의한 자율적인 교섭 타결 관행정착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를 불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수석은 또 민영화와 관련 "조흥은행을 포함한 공적자금 투입 은행의 민영화는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면서 "단 망(network)산업의 경우에는 분할 또는 민영화가 효율성 제고에 기여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벌개혁 방향에 대해 권 수석은 "효율적이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구조개혁은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수석은 "공정위 등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새 정부 재벌개혁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연내 작업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수석은 전날 경제5단체장 등 재계가 긴급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발표한 것과 관련, "불법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을 지키라는 재계의 요구는 이미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 수석 "4% 경제성장 가능"**
권 수석은 이날 금년도 거시경제 전망에 대해 "1.4분기 성장이 3.7%에 머물렀고, 2.4분기 성장률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전체적으로는 4%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 수석은 이 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5월중 소비관련 지수가 반등했고 건설투자가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마이너스였던 설비투자도 올들어 플러스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 수석은 또 "규제완환 조치를 통해 향후 4-5년내 17조원 규모의 추가적 투자가 기대된다"면서 "미국경제가 조만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중국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올해 수출도 두 자리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권 수석은 이어 "금리인하와 추경예산 편성에 따른 금리·재정정책의 효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추가적인 금리·재정정책의 활용 여지도 상대적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권 수석은 현지에서 무디스사, 피치사 등 신용평가기관을 만난 것에 대해 "신용평가사와 면담 분위기는 이전에 우리 주장에 반대증거를 제시하던 분위기와 달리 우리 얘기를 경청했다"면서 "피치사의 경우 오는 25일부터 서울에 와서 실사조사를 할 예정으로 사전 조사 성격이 상당히 강했다"고 밝혔다.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등 경제 3단체가 주관한 '한국경제설명회'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뉴욕, 보스턴, 런던 등에서 대형투자회사와 국제신용평가기관, 학계인사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부에서는 반기문 외교보좌관과 권오규 정책수석이 참석했고, 재계에서는 포스코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우리금융지주 등 7개 기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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