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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대화 ‘끝’, 제갈길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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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물밑대화 ‘끝’, 제갈길 ‘재촉’

신-구주류 마이웨이, 중도파 '제3의 선택' 주목돼

신당을 둘러싼 민주당의 갈등이 최종 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의 신.구주류는 지난 1주일간의 물밑대화 시한이 끝나자마자 24일 기다렸다는 듯 독자행보를 시작,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신.구주류 양측은 상대방을 비난하면서도 분당책임론을 면하기 위한 묘수찾기에 고심하고 있고 중도파는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면하기 위한 마지막 중재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신주류는 이날 정오 국회에서 신당추진모임 회의를 열어 신당 창당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분과위 구성을 논의하고, 구주류의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정통모임)’은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공청회를 연다.

***신주류,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 그릴라”**

내부 단결도 면에서는 신주류가 다소 약하다. 비공식 기구인 신당추진모임에 분과위를 설치해 신당 창당 작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인지, 구주류.중도파를 설득하기 위해 유보할 것인지를 두고 나오는 이견 때문이다. 분과위 설치는 신주류만의 창당을 의미하고 이는 분당책임론의 사슬에 걸릴 위험이 있다.

강경파 천정배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당은 신당답게 만들어야 하며, 하려면 하고 안 하려면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며 “호랑이 그리려다가 고양이를 그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의원도 “물밑대화에 아무 성과가 없으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옳다”며 “끊고 맺는 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당추진 모임의 의장인 김원기 고문과 이상수 사무총장, 장영달 의원 등은 1주일 정도 더 대화와 설득의 시간을 더 갖자는 온건 입장이다. 장영달 의원은 “신당작업은 필요에 따라 늦춰질 수 있다”며 “타협이 필요하므로 시간을 더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파는 민주당 해체가 없다면 신당의 ‘감동’이 없다는 입장이고 온건파는 ‘선 민주당 개혁 후 개혁세력 합류’ 방식으로 구주류와 중도파도 최대한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주류는 세몰이로 “당 사수”**

정통모임은 세몰이를 통해 ‘당 사수’ 명분에 추진력을 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구주류는 24일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부산, 대전, 대구 등 지방순회 결의대회 겸 공청회를 열어 세몰이를 계속하면서 중도성향 의원들을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이들은 이자리에서 임시 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대의원 서명도 병행할 계획이다.

정통모임의 대표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신당추진 핵심부에서 말하는 신당은 범개혁단일신당, 국민참여신당, 전국정당이란 이름아래 추진되는 ‘PK 신당’”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특정지역을 희생시켜 다른 지역의 정서에 영합하는 신지역주의 신당”이라고 성토했다.

박 위원은 “신당추진위가 개혁국민정당, 당외 개혁세력과 함께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면 당무회의를 열 필요도 없이 중도개혁의 국민정당임을 밝힌 민주당 강령 을 폐기하는 셈”이라고 신주류측이 독자적으로 신당 추진을 강행할 경우 분담책임이 신주류측에 있음을 주장했다.

신주류의 ‘개혁적 통합신당론’에 대해 정통모임은 “신주류 울타리에 온건파 의원들을 묶어 두기 위한 ‘개혁신당 위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중도파도 선택 강요받나**

신.구주류간 기싸움이 고조되자 결국에는 양측이 분당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각각의 온건파들이 제기하는 ‘속도조절론’도 본격적인 분단 수순에 돌입하면 잦아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그간 중재와 타협에 공을 들여왔던 중도파 의원들도 어쩔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는 처지가 됐다. 이들의 목소리는 크게 몇 갈래로 나뉜다.

첫번째, ‘분당은 공멸’이라는 인식하에 여전히 타협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다. 중도파인 강운태 의원은 “‘선개혁 후통합신당’에 대해 신주류 내부에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안다”며 “너무 성급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두번째, 노 대통령의 뚜렷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다. 김경재 의원은 “정당정치, 책임정치 상황에서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통합신당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노 후보를 흔들었던 사람들에 대해 과거를 묻지 말아야 한다”며 “개혁특위에서 처리하지 못한 개혁안을 마무리, 내년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구주류측의 ‘리모델링론’에 찬성하는 태도를 취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연장 거부를 계기로 양측의 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근태 의원은 “노 대통령의 특검 연장 거부는 신당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고, 동교동계인 배기선 의원도 “민주당을 분당사태로 몰아간 핵심적 요인이 특검제 수용이었다”면서 중재에 나설 뜻을 비쳤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경재 의원은 “조순형, 김근태, 추미애, 김태랑 의원 등과 함께 중도개혁적 통합신당을 위한 본격적인 서명에 착수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같은 발언은 신주류의 신당이나 범개혁신당과 별도로 최근 민주당 안팎에서 논의되는 제3, 제4 신당 논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해 주목된다.

말 그대로, '쿼바디스 민주(민주당, 어디로 가나)'의 어지러운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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