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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있어도 우리 동료 의원은 손 못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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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있어도 우리 동료 의원은 손 못대"

여야, 박주선ㆍ박명환 체포동의안 부결키로

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민주당 박주선,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단 부결처리키로 내부적으로 당론을 정했으면서도,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회기 중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기 위해선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양당 내부에 반대 기류가 강해 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리 의원에 대한 집단적 보호’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체포동의안 부결 한목소리**

23일 열린 민주당 의원간담회에선 자당 소속의 박주선 의원의 경우 “구속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으며 국회 회기중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정균환 총무가 전했다.

이날 신상발언을 통해 박주선 의원은 “2000년 총선 당시 옷로비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나를 사람취급이나 했느냐”며 “체포동의서 어디에도 하등의 청탁기록이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함승희 의원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의회에 대한 검찰의 부당한 압력과 침해로부터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속사유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추상적인 것밖에 없고, 뇌물죄는 청탁할만한 지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박명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논의했다. 박 의원이 “국세청장에게 조사를 잘해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고 시인하자 드러내놓고 그를 두둔하는 의원은 많지 않았으나, 체포동의안 처리에는 부정적 기류가 역력했다.

특히 안택수 의원은 “검찰이 안희정씨에 대해 구속할 의사가 있었다면 벌써 그렇게 됐을 것이나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흉내만 냈을 뿐”이라며 “안희정 봐주기 작전을 펴면서 박명환 의원을 구속동의해달라는 것은 비열한 정권이 하는 짓”이라고 반대 입장을 폈고, 이에 이견을 단 의원은 없었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양당은 부결 방침을 공식 당론으로 결정하지는 않았다. 양당은 일단 원내총무간 합의에 의해 체포동의안 처리를 의사일정으로 상정하지 않는 방법이나 본회의에 상정시켜 부결시키는 방법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여론 앞에 당론결정 고심**

양당이 당론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체포동의안 부결 시 ‘비리의원에 대한 집단적 보호가 아니냐’는 여론의 비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 당 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두 의원에 대한 안건이 나란히 상정될 경우 ‘동업자 봐주기식’ 표결에 임할 가능성이 농후해 이에 대한 비판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오는 30일이나 내달 1일 본회의 직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입장을 정리하기로 했고, 한나라당은 조만간 주요당직자회의나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론을 정할지 자유투표로 임할지 등을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건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는 여야의 공감대 속에 체포동의안 부결가능성이 커 ‘비리의원 옹호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거센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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