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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치 "박지원에게 1백50억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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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치 "박지원에게 1백50억 전달"

박지원 "이익치, 친구에게 빼돌려", 18일 구속영장 청구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17일 현대 계열사 불법대출 및 ‘북송금’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이날 밤 긴급체포, 18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이날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돼온 박 전장관이 긴급체포, 그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특검 수사가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특검이 박 전장관을 산업은행 대출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한 것은 대북송금이 통치행위 차원에서 진행됐다 하더라도 실정법을 위반했을 경우 사법처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따라서 박씨와 함께 대북송금에 개입한 임동원 전 국정원장, 김보현 국정원 3차장 등의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1차 종료 시한(오는 25일)을 일주일 앞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수사 기한 연장이 불가피해졌다.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특히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17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검 수사 기간 연장 반대’ 당론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충분히 참고하겠다”는 원칙적인 대답만 했다. 노 대통령은 특검을 수용할 때도 민주당 당론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이익치 “1백50억어치 CD 전달”, 박 전장관은 "이익치, 친구에게 빼돌려"**

특검팀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게서 "현대건설이 조성한 1백50억원의 비자금을 박 전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 박 전장관을 상대로 진위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 전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2000년 4월 당시 정몽헌 회장이 출국에 앞서 1억원짜리 CD 1백50장을 주면서 박 장관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지시를 받는 입장에서 거역할 수 없어서 갔다줬으며 어떤 명목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정 회장 역시 특검에서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던 현대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청탁 명목이었다"며 이같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전장관에 대한 긴급체포서에서 "박 전장관이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거액을 수수한 혐의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전장관의 변호인인 김주원 변호사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박 전장관을 만난 김 변호사는 "박 전장관은 `싱가포르 예비접촉에서 이 전회장을 만나 먼 발치에서 수인사를 한 뒤로 그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금품수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양도성예금증서(CD) 1백50억원이 올해 3월 미국으로 출국한 이 전회장의 친구인 사업가 김모씨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특검 조사에서 이미 확인됐다"며 "이 전회장이 (자신의 ‘배달사고’를 감추기 위해) 발뺌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그러나 박 전장관이 이 전회장과 공모, 1백50억원을 김씨 계좌로 입금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돈세탁에 관여한 사채업자 등 10여명을 불러 자금출처 및 행방을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 여부에 수사 집중**

특검팀은 이 전회장의 진술에 따라 현대그룹이 정상회담전 조성한 1백50억원의 비자금이 박 전장관을 통해 정치권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특히 당시가 4.13 총선과 맞물린 시점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를 통해 만약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인과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현대측 관계자들의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측 관계자는 배임으로, 돈을 받은 정치인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각각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검은 그러나 이 돈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측관계자들을 만날 때 사용된 '착수금'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금의 행방에 따라 향후 정국에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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