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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진실, 이라크 WMD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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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진실, 이라크 WMD 보고서

美국방정보국, 작년 9월 “믿을만한 증거 없다”

부시 미 행정부가 이라크의 화학무기 보유 의혹에 대해 “믿을만한 정보가 없다”는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지난해 9월 보고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밀어붙인 것으로 6일(현지시간) 드러났다.

미 행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증거를 여전히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밝혀진 이같은 사실은 이라크 전쟁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나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며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사진: 파월>

***보고서 묵살하고 WMD 보유 선전에 열올려**

DIA의 보고서는 미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최신호(9일자)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이 비밀 보고서에서 DIA는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생산.저장하고 있는지 또 화학무기 생산 설비를 갖추었는지에 대해 믿을만한 정보가 없다”고 평가했다.

잡지의 이같은 보도에 대해 익명의 미 국방부 관리들은 DIA 보고서의 존재 사실과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평가 내용을 모두 시인했다.

AFP 통신과 인터뷰한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믿을만한 정보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기프로그램이 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정보는 있었다고 부시 행정부의 판단을 옹호했다. 그는 이 보고서가 기밀로 분류됐으나 국방부가 이를 공개할지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DIA의 보고서가 발표된 2002년 9월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한 미 행정부 주요인사들이 이라크가 금지된 무기를 저장하고 있다며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기정사실화해 대(對) 이라크 강경론을 제기하던 시점이다. 일례로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해 9월 19일 의회 연설에서 “이라크가 사린.겨자 가스 등 비밀 화학무기를 대규모로 저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로웰 재커비 DIA 국장은 이 잡지에 공개된 내용은 훨씬 긴 내용의 보고서에서 발췌된 단 한 줄에 불과하다며 “보고서는 지난해 9월 당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특히 화학무기 관련 특정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꼽을 수 없었다는 것을 말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뉴스가 입수해 6일 보도한 DIA 보고서 요약본에는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다는 생물학 무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요약본은 이라크의 생물학 무기 보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며 여전히 논의준이다. 보유 물질의 상태도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케네스 카츠만은 “보고서는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말한 것과는 달리 불확실성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고 미 평화연구소의 조나단 터커는 보고서가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원 증언도 이어져...부시 행정부 곤경**

최근 미국과 영국의 의회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미.영 정부의 사전 정보를 재평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로된 DIA의 보고서는 부시 행정부를 점차 곤란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더군다나 전쟁 전 이라크 무기사찰에 참여했던 유엔 무기사찰단원들의 증언은 행정부를 더더욱 곤란케 하고 있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었던 한스 블릭스는 5일 영국 BBC와의 기자회견에서 사찰단이 미국과 영국이 이끄는 대로 의혹시설들을 찾아갔지만 그곳에서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 3곳에서만 관심을 가질만한 흔적을 발견했으나 그 또한 대량살상무기와는 관련이 없어 다소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무기사찰단원이었던 독일 출신의 페터 프랑크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2월5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유엔 안보리 연설을 언급, “(파월 장관의 연설내용은) 모두 엄청난 허풍에 불과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민을 위한 쇼였다”고 주장했다.

미 해병대 출신의 전직 사찰단원 스콧 리터도 이날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전쟁을 위해 거짓말을 한 책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전쟁 명분에 대한 안팎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대량상상무기에 대한 확신을 여전히 공언하고 있다. 6일 부시 대통령과 회담한 주제 마누엘 두랑 바로수 포르투갈 총리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었다는 정보당국의 보고 내용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럼즈펠드를 비롯한 고위 관리들도 대량살상무기들이 “곧 발견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DIA 보고서에 대해 미 국방부의 관리들은 “부시 행정부에서 나왔던 보고서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나왔던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클린턴 행정부를 끌어들이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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