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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개혁파, “특검 무리한 사법처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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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개혁파, “특검 무리한 사법처리 우려”

한나라당, “대충 수사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송두환 특검팀이 북송금에 관여한 인사들 중 사법처리 대상자 선별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특검 수사에 불만을 제기해 특검을 곤혹케 하고 있다.

***특검, 사법처리 수위에 고심**

특검팀은 2일 “송금의 대가성은 처벌사유가 안된다”며 대북송금 자체에 대해선 사법적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으나, 조만간 북 송금에 관여한 핵심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예고했다.

특검팀은 2000년 6월 현대그룹에 5천5백억원의 자금을 불법대출한 혐의로 금주중 이근영 전 산업은행 총재를 기소할 방침이며, 이 과정에 대출압력을 가한 혐의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내주 중 기소할 예정이다. 또 지난 2000년 6월3일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대출에 찬성했던 이용근 당시 금감위원장에 대한 사법처리도 검토중이다.

특검팀은 또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김윤규 사장, 김재수 전 현대 구조조정본부장 등 현대 고위 임원들에 대해서도 남북교류협력법과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의 적용을 검토중이다. 특검은 이들에 대한 공소시효(3년)가 임박해 빠르면 이번 주말께 일괄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사법처리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내부입장을 정했으나, 임동원 전 국정원장, 한광옥 전 비서실장,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DJ 정부 실세들에 대한 처벌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개혁파 30명 “일방적 사법처리 방침에 실망과 우려”**

이같은 특검팀의 관련자 사법처리 방침에 대해 김근태 김성호 김영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명은 3일 “협소한 안목의 특검팀 활동으로 말미암아 특수 관계에 있는 남북간의 경협사업에 대해 무리한 실정법 처리가 이루어지는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대북송금 특검 수사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현대의 대북송금은 권력형 비리사건이 아니라 남북한의 경제 협력사업의 일환이었으며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평화비용이었다”며 “최근 특검 수사가 진상규명보다는 실정법의 잣대를 일방주의적으로 앞세워 사법처리에 주력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 우리는 실망과 우려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대의 대북송금은 비록 현행법의 테두리 밖에서 이루어진 일이긴 했지만,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한 정책적 결단이었다는 사실도 명백하다”며 “대북송금은 단순히 실정법만의 잣대로 재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도 정상외교를 위한 활동을 사법적 잣대로 처벌한 전례는 없었다”며 “민족화해의 잣대, 한반도 평화의 잣대, 그리고 역사의 잣대로 판단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특검 수사가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성과와 남북관계의 발전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명칭, 수사대상, 수사기간, 비밀엄수 등의 문제들이 국회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처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정보완하지 못한 것이 정말로 안타깝다”며 “특히 한나라당은 대북송금을 권력형 비리로 왜곡, 정치쟁점화하려는 정략적 태도에서 벗어나 국익과 민족의 관점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성명에는 김근태 김성호 김영환 김태홍 김택기 김효석 김희선 배기운 배기선 송영길 설훈 신계륜 심재권 이강래 이낙연 이미경 이종걸 이재정 이창복 이해찬 이호웅 임종석 임채정 오영식 장영달 전갑길 정범구 조성준 조한천 허운나 의원 등 30명이 동참했다.

***한나라당, “실정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

반대로 한나라당은 특검의 사법처리 최소화 방침에 대해 “특검은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실정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이라며 좌고우면 없는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이규택 총무는 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특검 주변에서 사법처리 최소화, 관련자 처벌 불가 발언이 나오는 등 특검이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특검이 한계를 미리 정하고 수사하거나 1차 수사로 마치려고 대충 수사할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태영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특검수사로 대북 뒷거래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야 왜곡된 남북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서 “우리 당은 신, 구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특검을 계속 방해하려 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대변인은 “송두환 특검은 집권세력의 부당한 압력에 절대 위축되지 말고 더욱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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