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태규 명리학 <10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태규 명리학 <101>

12, 근본 순환의 숫자(1)

12라는 수는 음양오행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인류 문화사적으로도 그 비중이 엄청나게 크다.

그리스 신화인 올림포스의 신들도 열둘이고, 예수의 제자도 열 두 제자이며, 불교에도 12연기설이 있으며, 우리들이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하는 띠도 쥐띠, 소띠, 범띠, 토끼띠, 용띠 등등 열 두 띠로 나눈다. 서양 점성술에서도 황도 12궁을 기준으로 한다. 사물이 모여서 열둘이 되면 서양에서는 다스(dozen)라 한다. 이 모두는 일년이 열 두 달의 순환이라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는 열둘이라는 숫자에 대해 몇 차례에 나눠서 알아보기로 하자.

수 자체적으로도 열둘이라는 숫자는 대단히 매력적인 구석을 지니고 있다. 공약수가 2와 3, 4, 6, 해서 네 개나 되어 끊어지는 마디들로 어떤 의미를 구성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12라는 숫자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오늘날 세계 성문법 사상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로마법은 처음에 12표법 또는 12동판법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해오는 얘기에 의하면, 기원전 451년에서 449년의 기간에 로마에서는 열 사람의 법관에 의해 당시 사회 전반의 이해관계를 포괄하는 입법이 있었는데, 이것이 12개의 표(혹은 동판)에 기록되어 공시되었기 때문에 12표법(lex duodecim tabularum)이라 부른다.

동판에 새겨져 광장에 게시된 이 법은 로마의 청소년인 이상 의무적으로 그 내용을 암기해야 했다고 하는데, 그 첫 조문을 보면 이런 식이다.

“1조 1항. 원고가 피고를 법정에 소환하면 피고는 출두하여야 한다. 그가 출두하지 않으면, 원고는 증인을 소환하여야 한다. 그 후에 원고는 피고를 포획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12표법이라 해서 열두 가지 종류의 법률이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열둘이라는 숫자는 ‘모든 법률’ 내지는 ‘법 전체’를 뜻한다는 것이다. 로마인들에게 있어 열둘이라는 숫자는 헤아릴 수 있는 모든 수 전체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 개념이 고도화되기 이전 인류의 수 개념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열둘이라는 숫자가 수의 극한이었을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일년이 열 두 개의 달로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고대인들은 수 개념이 대단히 미미했다. 한 개, 두 개, 그리고 세 개만 넘어가면 ‘많다’ 아니면 ‘적다’로만 구분되었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수치, 가령, 1219와 같은 대단히 복잡한 숫자는 인도에서 시작된 영(zero)이라는 개념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다루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인지가 발달하고, 농경이 발달하면서 계절의 순환을 알아야 했고, 계절의 순환은 일 년의 순환, 즉 열 두 달의 순환을 알아야 했기에, 당시 수 개념이 약했던 사람들에게 열둘이라는 숫자는 궁극적으로 극한의 수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양 있는 지식인 계급이 되어야 열둘이라는 숫자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12표법에서 12라는 숫자는 ‘모두’ 또는 ‘있을 수 있는 전부’를 뜻한다.

그렇기에 ‘아주 많음’을 뜻하는 12라는 숫자는 구약 성서에 나오는 유태의 12지파(支派)에서도 같은 뜻이다. 구체적으로 열 두 지파가 아니라, 아주 다양하고 많은 지파가 있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12지파는 나중에 예수의 제자가 열둘이라는 것으로 연결된다. 예수의 제자가 반드시 열둘이 아니지만, 제자가 충분하고 많다는 뜻인 것이다.

전에도 잠깐 얘기한 적이 있지만, 그러면 13이라는 숫자가 왜 서양에서는 불길함을 뜻하는 지도 알아보기로 하자.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공포 영화도 있었지만, 13이 사실 불길한 숫자, 재수 없는 숫자가 된 것은 기본적으로 역법(曆法)에 그 원인이 있다.

신석기 시대 이래, 문명이 고도화되는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역법이었다. 계절에 맞추어 농사를 지어야 했으므로 언제 곡물의 씨를 뿌려야 하는가의 문제는 사회의 유지 발전에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그런데 이 계절의 순환, 즉 일 년의 순환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달의 변화이다.

시계가 없던 시절이므로 달의 차고 이지러짐은 사람들이 금방 알 수 있는 대용 시계 구실을 했던 것이다. 달을 기준한다는 것은 음력이다. 그런데 음력은 알다시피 일년이 354일이나 355일로서 지구 공전 주기인 365일에 비해 11일이 모자란다. 그래서 처음에 기점을 잡아도 시일이 지나면 태양의 공전 주기와는 갈수록 커다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달의 지구 공전으로만 세월의 경과를 확인하는 법을 태음력이라 하는데, 오늘날에도 이슬람권은 여전히 이 태음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금식월인 라마단도 해마다 그 기간이 옮겨지고 있다. 이슬람권은 왜 이토록 불편한 태음력을 사용하는 것일까? 미개해서 그렇다? 천천만만의 말씀,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 점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다 보면 앞서 왜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한 지를 저절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예수가 살았던 중동 지역에는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이 있어서 2-3년마다 한 번의 윤달을 두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동아시아권에서 사용하던 태양태음력과 동일한 것이다. 그런 태음태양력에서는 어느 해는 열 두 달이고 어느 해는 열 세 달인 것이다. 바로 여기서 13이라는 숫자가 나타난다.

역법에 정통한 지식인이 아니면 어느 해에 가서 왜 달수가 13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일반인들에게 있어 이 13이라는 숫자는 대단히 성가시고 때로는 불안한 숫자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불편은 나중에 불안으로, 불안은 불길로 바뀌어서 13은 금기의 숫자가 된 것이다. 문화적으로 낙후했던 중세 서구인들에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 할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왜 이슬람권은 태양태음력에서 순태음력으로 변경했는지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아라비아 지역에서는 어느 해를 13개월로 하는 지를 정하는 방법이 대단히 자의적이었고, 특히 그것이 신관(神官)의 손에 지배되어, 종교적․정치적으로 제멋대로 남용되던 폐단이 있었던 것이다. 이를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하마드가 폐지하고 순태음력으로 바꾼 것이다. 역법 개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위의 상징이다.

그리고 이 이슬람식 태음력의 출발점, 즉 원년은 무하마드가 메카로부터 메디나로 도주한 해로 정하였는데, 이것이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서력으로는 A.D 622년이 된다.

동시에 이슬람권에서 순태음력을 고집하는 또 다른 그리고 아주 재미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열사의 사막 지대인 아라비아 반도에서 하루의 출발은 해가 뜰 때가 아니라, 달이 뜰 때이기 때문이다. 해가 뜨고 나면 사막 지대는 뜨거워서 거의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낮은 그래서 잠자는 시간이며, 은둔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밤이 되어 달이 뜨면 활동하기가 대단히 좋다. 기온도 내려가 선선할 것이며, 달마저 뜨면 밝아서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다. 달은 그래서 아랍인들에게 있어 정겨운 동반자인 것이고, 이슬람이 순태음력을 고집하는 이유도 달뜨는 밤이 하루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좋은 아침은 달이 지평선에 떠오르는 시간인 것이다. 부모들은 “애야, 달이 떴구나, 이제 일어나서 학교 가야지.”하고 말하는 곳이 원래 이슬람인 것이다.

이제 13이 왜 불길한 숫자인지, 그리고 이슬람이 순태음력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아셨을 것이다.

반면 로마인들은 처음에는 태음력을 사용했지만, 13은 예외적인 그리고 가끔씩 잇는 숫자였기에 궁극의 수는 12였고, 그래서 12표법이라 했던 것이다.

로마인들도 원래 윤달이 들어가는 태음력을 사용했었다.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쳤지만, 개선된 것 역시 일년이 355일, 377일, 355일, 378일로 왔다 갔다 하는 식이라 여전히 불편했다. 이것을 바로잡은 것이 BC 45년, 저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바뀐 율리어스력이다.

우리가 쓰는 양력 내지는 세계 공통력은 이 율리어스력을 다시 한 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개력한 그레고리력이다. 하지만 이 그레고리력 역시 문제점투성이이고 좋은 점이 있다면 전 세계가 공용하고 있다는 점밖에 없다.

어떤 문제점이 있냐고?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일례를 든다면 예수 탄신일인 크리스마스는 원래 제정 당시에 동지(冬至)인 12월 22일이던 것이 오늘날에 와서 12월 25일로 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달력을 영어로 calendar라고 하는데, 이는 라틴어의 ‘선포하다’는 단어인 calendae에서 온 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제관(祭官)이 초승달을 보고, 뿔피리를 불어 월초(月初)임을 선포하였다고 한다. 이런 연유에서 매월 초하루의 날짜를 calend라고 하였다.

다음번에는 그리스 올림포스의 열 두 신에 대한 것과 불교의 12연기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홈페이지 www.saeviti.co.kr)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