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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에 송구, 일방적 매도는 말아달라”

노 대통령 기자회견서, 건평씨 의혹 직접 해명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 건평씨 재산 문제와 자신이 경영에 관여한 생수회사인 '장수천'을 둘러싼 의혹, 진영땅 실소유주 의혹 등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그러나 안희정씨의 진술로 불거진 장수천과 나라종금 사건과의 관련성, 건평씨 처남 형제의 김포병원 운영 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나와 가족의 경제활동이나 거래가 일방적으로 매도돼선 안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저와 주위사람들이 관계된 의혹들로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저와 저의 가족의 경제활동이나 거래가 모두 비리인양 일방적으로 매도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장수천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 "1995년 당시 민주당 구미지구당 위원장이었던 이성면씨의 부탁에 의해 저를 포함하여 일곱명이 4억원의 보증을 서게 되면서 장수천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그런데 회사 상태가 안좋아 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될지 모를 상황이 돼 조금 더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당시 영업정지 상태에 있던 장수천에 환경영향평가비를 일부 지원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 뒤 투자금이 증가함에 따라 저의 투자지분도 증가하게 됐고 96년 말경 투자한 돈 대신 사실상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며 "그러나 97년 10월께부터 국민회의에 입당해 대선에 전념하는 상태였고, 집권당이 된 98년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노사정위에도 참여하고 서울시장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학교후배이자 비서로 근무하던 홍경태씨에게 맡겨 장수천을 경영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 후 별다른 성과를 못내 98년 11월 선봉술씨로 하여금 대표이사를 맡게하고 안희정씨도 투입했다"며 "99년 '오아시스워터'라는 판매회사를 설립, 본격적으로 생산판매가 시작되고 사업규모도 확장일로에 있었으나 저는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필요한 자금을 지인들로부터 조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99년 수해로 관정 수질이 나빠져 또다시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 장수천은 폐업상태로 가게됐고 생수통이 자산가치 전부인 오아시스 워터도 매각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리스에 담보를 제공했던 형님이나 이기명, 오철주씨 등이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게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일일이 대응치 않은 것은 말 못할 속사정이 있어서가 아니다"라며 "단지 선의로 도움을 주고자 했던 사람들의 사생활이 노출됨으로써 그들이 당할 정신적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가족도 사생활이 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을 통해 경남 진영땅의 실소유주 논란, 한국리스여신의 가압류 해제 경위, 거제 및 진영의 건평씨 부동산 의혹 등을 해명했다.

경남 진영땅 소재의 땅 일부가 노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이 땅을 살 때 내가 부산에서 경영한 자동차 중고매매상사에서 나온 돈 3억6천만원을 투자했다. 이 재산의 명의는 견평씨이나 내 재산으로 등록했다"며 그러나 "그 뒤에 장수천에서 돈을 갖다 써 형에게 주고 이후 재산 등록에서는 빠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한국리스여신의 가압류 해제 과정에 대선 잔여금이 투입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대선자금은 모두 당에서 관리해왔다"며 "그 당시 절반 이상 아니 대부분 국민의 돼지저금통 성금에 의해 치러졌다. 너무 투명한 돈이고 투명하지 않다고 해도 제가 무슨 배짱으로 국민이 주신 돈을 남겨서 쓰겠느냐"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장수천 보증 34억원 중 변제되지 않고 남은 게 18억원으로 기억되는데, 대체로 대선전에 다 변제되고 나머지 3억원 내외만 대선후 변제됐다"며 "그 돈도 출처가 명백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기명씨가 자신의 용인 땅을 28억원에 팔기로 하고 계약금 중도금을 받아 고스란히 리스에 변제했다"며 "대선자금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해 진영읍 신용리 땅 구입 당시 개발정보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제가 문민정부시절 무슨 개발정보를 갖고 했겠느냐"며 "형이 흘러다니는 개발정보를 듣고 땅을 샀다가 안돼서 깡통된 것이다. 나는 가담하지도 않았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지난해 대선기간 중 관훈토론회에서 진영땅이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점에 대해선 "진영 땅 재산은 제 소유였는데 형님 명의였지만 국회 재산등록 때는 제 재산으로 등록했다가 그냥 형님 땅이 된 것"이라며 "관훈토론회에서는 질문이 그렇게 나와서 섞여갔는지 모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연차씨가 건평씨의 거제 부동산을 매입한 경위와 관련, 노 대통령은 "87년에도 박씨는 형님의 임야를 산 적이 있다. 서로 친하다"며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됐는데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몰라 형님이 땅을 사달라고 해 호의로 사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그 땅은 가격은 실제로 13억원을 호가하던 땅"이라며 "정리과정에 일반적 거래와는 다른 호의적인 것이 있었으나 가격을 달리하거나 이득을 주고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형님은 집에도 못가고 객지를 전전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가족도 사생활이 있다. 깊이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 "시기적절한 회견"ㆍ한나라 "구구절절한 변명"**

노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은 "의혹이 해소된 시기적절한 회견"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한나라당은 "준비안된 대통령의 구구절절한 변명일 뿐"이라고 혹평하고 노 대통령 일가의 재산형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소모적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경제활성화 등 중요한 민생현안을 풀어나가는데 국력이 모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단지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넘는 억측과 의혹이 제기돼 왔으나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이 해소됐다"면서 "시의적절한 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국민과 야당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한 만큼 검찰은 즉각 본격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은 다행이나 속 시원한 고백으로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해 의혹이 해소되기는 커녕 더욱 증폭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민 대통령이라는 기대로 노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은 취임 1백일도 안돼 재산관리 의혹에 대한 구차한 변명을 듣게 돼 매우 서글플 뿐 아니라 전혀 준비안된 대통령의 구구절절한 변명에 분통이 터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나와 가족의 경제활동이 모두 비리인양 매도돼선 안된다"**

먼저, 저와 주위사람들이 관계된 의혹들로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있는 그대로를 소상히 말씀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정치를 하면서 아주 우연한 기회에 경제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홀로 설 수 있을 때 좀더 떳떳하게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깊고, 또 실제로 정치인의 비리가 지속적으로 문제돼온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 이러한 저의 경제활동이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그 진실 여부를 떠나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치인의 모든 경제적 거래행위마다 무슨 큰 문제가 있는 듯이 바라보는 시각도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와 저의 가족의 경제활동이나 거래가 모두 비리인양 일방적으로 매도돼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당시부터 여러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저는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것을 자제해 왔습니다. 그것은 말못할 속사정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선의로 도움을 주고자 했던 사람들의 사생활이 노출됨으로써 그들이 당할 정신적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혹이 의혹을 낳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제 이 문제를 직접 해명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1995년 당시 민주당 구미지구당 위원장이었던 이성면씨의 부탁에 의해 저를 포함하여 일곱명이 4억원의 보증을 서게 되면서 `장수천'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상태가 안 좋아 실제로 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될 지도 모를 상황이 돼 조금 더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당시 영업정지 상태에 있었던 `장수천'에 환경영향평가비를 일부 지원하였습니다.

그 뒤로는 투자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금이 증가함에 따라 저의 투자지분도 증가하게 됐고, 1996년 말경에는 사실상 회사를 인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투자한 돈 대신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1997년 10월경부터는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 대통령 선거에 전념하는 상태였고, 집권당이 된 1998년은 제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노사정위에도 참여하고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학교후배이자 비서로 근무하던 홍경태씨에게 맡겨서 `장수천'을 경영하게 했습니다.

`장수천'은 한국리스여신으로부터 리스로 1997년 3월부터 11월까지 시설을 자동화하긴 하였으나 공장설립이 지연되고 IMF로 생수시장이 붕괴되면서 전혀 영업실적을 내지 못하였습니다.

1998년에 들어서도 생수판매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려 하였으나 판매계약이 깨지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자, 1998년 11월 선봉술씨로 하여금 대표이사를 맡게 하고 안희정씨도 투입했습니다.

1999년부터는 과거의 일을 교훈삼아 판매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오아시스 워터'라는 판매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생산과 판매가 시작되고 사업규모도 확장일로에 있었습니다. 이 당시 저는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나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지인들로부터 조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1999년 수해로 인해 관정의 수질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또다시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해 `장수천'은 폐업상태로 가게 됐고 생수통이 자산가치의 전부인 `오아시스 워터'도 매각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전 과정을 통해서 저나 저의 주위 사람들은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하였고, 저를 위해 리스에 담보를 제공했던 저의 형님이나 이기명씨, 오철주씨 등이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됐습니다. 저로 인해 주변 분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입니다.

제 형님인 건평씨의 재산에 대해 구구한 억측이 많습니다. 다른 재산은 모두 형님의 것이므로 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진영'에 있는 대지와 상가중 일부는 형님이 돈을 보태라고 해서 제 돈을 보탠 것이었는데, 그뒤 형님으로부터 많은 액수의 돈을 `장수천' 사업 투자를 위해 가져다 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님 재산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장수천' 사업과 관련한 사실의 전부입니다. 제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와 과정을 불문하고 결과적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선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제게 잘못이 있다면 어떠한 질책도 기꺼이 감수할 것입니다.

저의 이러한 충정을 깊이 이해하시고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이 낭비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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