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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의 '한나라당 3대 숙정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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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병렬의 '한나라당 3대 숙정대상'

"부정부패 인사, 기회주의 세력, 반민주 인사"

정통 보수를 자처하며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도전한 최병렬 의원이 한국 보수세력의 과오를 신랄히 꼬집고 맹성을 촉구해 주목된다. 최의원의 이같은 지적은 향후 한나라당내에서도 부정부패 인사, 기회주의 세력, 반민주 인사들의 대대적 '인적 청산' 드라이브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기회주의 세력, 부정부패 인사, 반민주적 인사에게 피난처 제공”**

최 의원은 27일 오후 3시부터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최병렬 프로그램 발표 및 평가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대한민국 한국정치 한나라당이 가야할 길’이란 주제발표문을 통해 한국 보수세력의 문제점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에 투철하지 못한 점 ▲내부 기회주의와 기득권 세력에 관대한 점 ▲자기혁신과 변화를 주저한 점 ▲유능하고 참신한 차세대를 키우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2002년 대선 결과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차원을 넘어서 대한민국 보수진영이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에게 패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대선 패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의 당파적 대권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발전방향과 당면과제를 실현하는 주체세력의 교체와 실천방법의 근본적인 차이를 가져왔음을 의미한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최 의원은 이어 사회가 냉전시대에서 벗어나 다원주의 사회로 변화했음에도 “한국의 보수는 건국 이후 우리가 성취한 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누리려고만 했을 뿐, 한 걸음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체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사회가 보수적 기조로 발전되어 오면서 보수주의 스스로가 안일과 나태에 깊이 젖어 자기혁신을 게을리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반해 "진보는 스스로 선(善)을 대변하는 세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 나갔다”며 “민족, 통일, 정의, 평등, 인권, 복지 등 국민정서에 다가서는 긍정적 가치를 지닌 용어들은 언제부터인가 진보세력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냉전적 이념 대결과 북한과의 체제 경쟁이 지속되면서 우리는 보수주의의 우산 속에 스며 든 기회주의 세력, 부정부패 인사, 반민주적 인사에까지 피난처를 마련해 주는 우를 범했다”며 그 결과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국민적 비판과 회의를 불러왔다”고 말해 당 대표가 될 경우 대대적 인적 청산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의원은 이처럼 철새정치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한 결과“한국 보수는 언제부터인가 부도덕하고 낡은 수구세력으로 낙인 찍혔다”며 “심지어는 국가체제의 근본인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까지 회피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따라서 “우리는 미래를 짊어질 유능하고 참신한 차세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소홀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과거 지향적이고, 구세대중심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게 되었고 당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해,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 젊은 세대들을 대거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당대표 경선에서 서청원 의원과 함께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이같은 최의원의 신랄한 보수세력 맹성 촉구는 향후 한나라당의 변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그의 행보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최병렬 의원의 발제문 중 한국보수의 과오를 지적한 단락 전문이다. 편집자주

***우리 보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지난 2002년 12월, 16대 대선 결과는 한나라당과 이회창후보 차원을 넘어서 대한민국 보수진영이 민주당과 노무현후보를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에게 패한 것이다. 국민은 향후 5년 동안 국가의 운명을 진보적 정치세력에 맡긴 것이다. 대선 패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의 당파적 대권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발전방향과 당면과제를 실현하는 주체세력의 교체와 실천방법의 근본적 차이를 가져왔음을 의미한다. 노무현정부의 등장과 취임 3개월 동안의 나라 형편을 보면서 우리는 노무현 정부를 탓하기에 앞서 뼈저린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건국과 근대화, 정보화를 주도해 온 대한민국의 중심 세력이다. 우리가 지키고 발전시켜 온 보수적 중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인류보편의 가치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켜오고 발전시켜온 이 중심가치는 올바른 것이었음이 오늘 우리가 맞이한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1997년 대선에 이어 2002년 대선에서도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해 국정을 이끌어갈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잘못했는가 ?

1. 지향해야 할 가치에 투철하지 못했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냉전해체와 한국의 민주화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평을 확대시켰고, 다양한 사고와 가치가 공존하는 본격적 다원주의 사회를 열었다. 그러나 한국의 보수주의는 건국 이후 우리가 성취한 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누리려고만 했을 뿐, 한 걸음 더 발전시켜 나가야할 체제에 대한 비전(vision)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가 보수적 기조로 발전되어 오면서 보수주의 스스로가 안일과 나태에 깊이 젖어 자기혁신을 게을리 했다.

반면, 진보는 민주화의 진전을 기반으로 사회를 선․악으로 구분하며 스스로를 선(善)을 대변하는 세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 나갔다. 탈냉전과 민주화 진전에 따른 우리 사회 이념적 지평의 확대는 진보진영에게 보다 유리한 활동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민족, 통일, 정의, 평등, 인권, 복지 등 국민정서에 다가서는 긍정적 가치를 지닌 용어들은 언제부터인가 진보세력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진보 진영은 옳든 그르든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적 자세와 결의 그리고 확실하게 비교우위를 갖는 대중선전으로 국민들 속에 파고들었다.

그러나 보수세력은 스스로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지 못했고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도 게을렀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가야할 방향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목표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하기는커녕 고민과 연구조차도 부족했다.

2. 내부 기회주의와 기득권 세력에 관대했다

건강한 보수는 자기 가치와 자기 세력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그렇지만 냉전적 이념 대결과 북한과의 체제 경쟁이 지속되면서 우리는 보수주의의 우산 속에 스며 든 기회주의 세력, 부정부패 인사, 반민주적 인사에까지 피난처를 마련해 주는 우(愚)를 범했다.

그 결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희생정신과 역동성 그리고 나라발전의 주도세력이라는 명예는 퇴색했다. 오히려 보수 자체에 대한 정체성과 그 동안의 업적에 대한 정당성까지 의심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지난 2002년 대선은 한국 보수주의에 대한 불신의 표시였다. 보수야말로 자기 자신에 가혹하고 자기 희생을 바탕으로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함으로써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국민적 비판과 회의를 불러왔던 것이다.

3. 자기 혁신과 변화를 주저했다

자유민주의의와 시장경제의 발전사는 오직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변화의 기록이다. 개혁이야말로 보수의 길이었다. 보수주의적 발전에 확고한 이론을 제시했던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1729-1797)도 끊임없이 자기를 개혁하는 것이 보수라고 했다. 스스로 개혁하고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이며 역사의 주체세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자기 개혁과 혁신에 나태한 한국 보수는 언제부터인가 부도덕하고 낡은 수구세력으로 낙인 찍혔다. 변화 그리고 시장과 자율을 통한 역동성이라는 보수 본래의 이미지를 되찾아야 한다.

보수는 희생과 책임의 상징이다. 보수는 그 사회의 책임있는 중심 세력으로서 공동체를 위해 더욱 헌신하고 희생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요구하는 소임을 다할 수 있으며 국가 경영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부정부패의 모습까지 보여 주었다. 심지어는 국가체제의 근본인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까지 회피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 스스로 국민 다수의 신뢰와 지지를 흔들리게 만들 소지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또한, 국민 대다수는 경제정책, 대북정책, 복지, 인권, 노동 및 여성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과 이해를 중심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이런 변화 욕구를 수용하는데 주저했다. 오히려 전통적 이념의 잣대로 해석하고 비판하는데 익숙했으며 그것은 기득권세력, 낡은 세력이란 오인을 불러왔다.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등장한 인터넷(internet)과 사이버(cyber) 사회에 적응하고 대처하는데도 실패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보편화는 국민들의 의사 소통수단의 큰 변화를 가져왔,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었다. 우리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국민과 만나는데 소홀했던 것이다.

4. 유능하고 참신한 차세대를 키우지 못했다

대한민국과 한나라당은 새로운 세대에 의해 이어지고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 새로운 세대가 참여하고 주도할 때 우리 당은 역동적인 활력을 유지할 수 있고 미래의 희망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를 짊어질 유능하고 참신한 차세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소홀했다.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교육시키고 참여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과 실천 프로그램이 부족했다. 정보화를 주도하는 신세대들의 존재와 역할을 존중하고, 그들의 창의력을 수용하고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키지 못했다.

이것은 진보세력이 젊은 세대에게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자기 논리를 전개하고 차세대를 참여시켰던 노력에 비하면 너무나 안이했고 무책임했다. 그 결과 우리는 미래 지향적이기 보다는 과거 지향적이고, 신세대중심이기 보다는 구세대중심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게 되었고, 당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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