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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민중봉기 공작 통한 이란정권 붕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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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민중봉기 공작 통한 이란정권 붕괴 추진

"알 카에다 비호"가 명분, 부시 "자유의 영토 확장"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 세력이 이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구실로 이란 하타미 정권을 붕괴시킬 공격적인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오는 27일 백악관에서 만나 이란에 대한 대응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며, 미 국방부는 이란 민중봉기를 통한 정부전복 유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 신보수파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미 시사주간지 <위클리 스탠다드> 편집장 윌리엄 크리스톨이 "비밀 작전을 통한 이란과의 싸움"을 촉구하고 나선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어 주목된다.(프레시안 5월7일 보도) 크리스톨은 "군사적 전투가 아니길 바라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인 바 있는데, 이는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내부봉기를 통한 정권붕괴'전략과 일치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3대 악의 축'이라 부른 나라 가운데 이라크 정권을 붕괴시키고 북한 정권에 대한 붕괴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데 이어, 마침내 이란의 정권 붕괴까지 추진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미 국무부, 우려속에 국방부 동조**

<사진: 하타미 이란 대통령>

미국이 사우디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이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카에다 요원들이다. 알카에다 요원들의 테러 모의 첩보를 입수한 미국은 그동안 갖고 있던 이란과의 정례적인 관료 접촉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미국과 이란 두 나라는 이라크전쟁 이후 알카에다 요원 추적과 같은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는 등 관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미 정부는 이란 정부가 알카에다를 비호,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란이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의 국내 활동을 묵인했다며 강력 비난했다.

미 국무부도 기존의 대(對)이란 우호정책에서 탈피해 국방부 전략에 동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는 이란이 오는 27일 이전까지 자국 내 알카에다 요원들에 대한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무부는 그러나 이란 국민의 대정부 불만은 미 국방부에서 추정하는 수준보다 낮기 때문에 민중봉기 유도 노력은 현실성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 의원들도 "이란 정부 교체돼야"**

미국 상하원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도 25일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호응하며 이란 정부 교체를 주장했다.

포터 고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란의 협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며 "개혁을 시도하는 선량한 사람들과 권력을 쥐고 있는 나쁜 사람들을 분리해 나쁜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권력의 지렛대를 빼앗아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 로버트 상원 정보위원장도 새로운 테러공격의 위험이 "매우 현실적"이라며 "경계태세를 게을리해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그러나 이런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란인들 사이에서 반미감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이란내 개혁주의자들에 대한 반동을 유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중진인 제인 하먼 의원은 이란은 "작년의 이라크보다 더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이지만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은 이란의 '정권교체'가 해답이지만 대다수 이란인은 친미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군사 행동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이란 반미 시위>

***이란, "알 카에다 비호 의도 없다"**

한편 이란측은 알카에다를 비호하고 있다는 미국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카말 카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알카에다 요원을 비호할 의도가 없으며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원이 이란 국내에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 기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라지 장관은 관영 테헤란 TV를 통해 "이란은 알카에다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데 앞장서 왔다"면서 "이란은 미국보다 먼저 알 카에다의 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자바드 자리프 유엔주재 이란대사도 "우리는 많은 알 카에다 요원을 보호가 아닌 구금하고 있다"며 "이들을 계속 조사해 (테러)정보가 나온다면 우방 정부들에 전달할 것"이라고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방부 주장에 대해 행정부내 반론도 적지 않다.

행정부의 한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 요원 10여명이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곳으로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란 북부 오지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란 정부가 그들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테러리스트들이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럼즈펠드 장관의 주장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매파들은 이라크전후 이란에 대해 핵무기 개발 의혹 등을 제기하며 끊임없이 압박공세를 펴왔다는 점에서, 민중봉기를 통한 이란정권 붕괴 시나리오가 결코 의미없이 작성된 계획이 아니라는 게 지배적 견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목표와 관련, "영토의 확장이 아니라 '자유의 영토'를 확장하려 한다"며 이란, 북한 등에 대한 압박공세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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