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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의 희귀종 '3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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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의 희귀종 '3루타'

[프레시안 스포츠] 92년 롯데는 ‘3루타의 팀’

2003 시즌 국내프로야구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54)의 경신여부다. 23일 경기에서도 좌우거포인 이승엽(16개)과 심정수(14개)가 나란히 홈런을 뽑아내며 치열한 홈런레이스가 계속됐다.

프로야구 ‘슬러거’들의 홈런만큼 팬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없다. 특히 중요한 시점에서 터져나오는 홈런은 야구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청량제이다. 하지만 야구의 또 다른 재미인 아기자기함을 기대하는 팬들은 호쾌한 라인 드라이브 타구에 이어 빠른 발과 멋진 슬라이딩으로 완성되는 3루타를 보기 원하고 있을 지 모른다.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은 14개**

‘역대 최다승 투수’ 송진우의 승수와 이승엽, 심정수 등 장타자들의 홈런 기록을 줄줄 외우고 있는 야구팬들도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이 몇 개냐”고 물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 일쑤다.

그만큼 3루타는 잊혀진 기록이 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교야구무대에서 오빠부대의 시초로 손꼽히는 박노준(현 SBS 해설위원)의 짜릿한 주자일소 3루타와 1992년 롯데 타선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3루타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992년 롯데 타선을 두고 ‘수치상으로 한 타순이 돌아가면 1점이 나야하는 팀’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롯데 타선은 한 마디로 기동력, 타격, 허슬플레이가 잘 이뤄진 ‘3루타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롯데에는 역대 3루타 기록 1,2위를 달리고 있는 전준호와 김응국이 포진하고 있었으며 12위의 장효조, 19위의 김민호, 34위의 박정태도 있었다. 무엇보다 1992년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14개)을 달성한 이종운도 롯데 타선의 도화선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홈런은 아니지만 1992년 롯데 타자들이 뿜어내는 중거리 포는 상대 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상대 투수들을 많이 괴롭힌 선수는 1,2번 타자를 맡았던 전준호와 이종운이었다. 두 선수는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때로는 얄밉게까지 느껴지는 약은 플레이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다이아몬드의 희귀종 3루타**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팅 뉴스는 “1900-1920년대 까지는 18개의 안타중 하나 꼴로 3루타가 터져 나왔다”며 "수비하는 데 불리한 그라운드 상태, 외야가 넓었다는 점, 당시가 반발력이 적은 공을 사용하던 소위 ‘데드 볼 시기’라는 이유로 3루타가 많이 터져 나왔다"는 분석을 했다.

최근 야구경기에서 3루타 치는 모습을 봤다면 행운일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3루타는 이미 희귀종이기 때문이다.

내셔날리그의 알아주는 3루타의 사나이 지미 롤린스는 “외야수와 내야수의 완벽한 중계 플레이가 매번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좌중간이나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쳐낸 후 다소 높게 들어오는 송구를 피하며 3루 베이스를 향해 몸을 던지는 것이 바로 3루타의 매력인 것같다”는 말을 했다.

한편 메이저리그의 ‘3루타 공장장’ 크리스챤 구즈먼(미네소타)은 “야구경기에서 가장 극적인 플레이는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당연히 홈런이죠”라고 답변한 바 있다.

홈런타자들이 천문학적 숫자의 연봉을 받으며 각 팀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가 되는 반면 3루타를 많이 치는 타자들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올 시즌 2개의 3루타를 보탠 전준호(현대)의 역대 3루타 기록은 80개다. 전준호도 역대 홈런부문의 장종훈과 다승부문의 송진우 처럼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대체로 2003년시즌 최다 3루타 후보로는 전준호(현대), 정수근(두산), 이진영(SK), 이병규(LG)등이 있다.

3루타는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가고 있다. 팬들이 3루타 자체의 매력을 쉽게 느끼기 어려운 것도 한 가지 이유다. 반면 일선 지도자들은 때로는 홈런보다 3루타가 더 소중하다는 말을 한다. 특히 경기에 지고 있을 때 따라가는 홈런이 루상의 주자를 다 불러들여 고스란히 점수가 되긴 하지만 3루타와 같이 챤스를 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승엽, 심정수 등이 펼치는 홈런레이스 뿐만 아니라 올 시즌에는 타격, 센스, 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의 3루타 경쟁과 전준호의 3루타 기록경신에도 팬들이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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