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이루고 국민통합을 지향해 가는 과정에서 동지들 간에 방법론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차이를 지나치게 부각시켜 '정치적 결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근태 의원과도 함께 할 수 없다면 도대체 유시민 동지가 함께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어떤 사람인지, 유동지가 하고자 하는 정치가 어떤 정치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명분과 시대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민주화와 통일로 가는 험난한 과정을 함께 해온 동료 선후배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도 중요합니다. 진정으로 국민을 믿고 개혁세력의 독립선언을 시도한다면 우선 역사와 국민 앞에 겸손해지고 스스로를 낮출 줄 알기를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신당’ 논란과 관련, 민주당 김근태 의원의 입장을 비판하고 ‘정치적 결별’까지 언급했던 개혁당 유시민 의원이 비판의 역풍을 맞고 있다.
***“김근태도 함께 못하면 누구와 함께 할 수 있나”**
이명식 민주당 당보 주간은 17일 정치 전문 사이트 이윈컴(www.ewincom.com)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난 15일 유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김근태 의원의 신당 입장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주간은 '다당제를 주장하는 분들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대중, 정권 재창출을 이룬 대중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다'는 김근태 의원의 지적에 대해 유 의원은 “이는 선거때마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를 그대로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이며 죽어라 한나라당만 찍어온 대중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되묻고 있다”면서 “이 물음 속에 우리 국민 대다수를 저열한 지역주의의 볼모로 보는 오만함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 의원의 비판은) 죽어라 한나라당만 찍어온 유권자들에 대해서까지 민주당 잘못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오해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이 가능하도록 했던 호남에서의 노무현의 선택의 의미를 스스로 폄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주간은 “유 동지가 내년 총선에서 개혁신당을 통해 영호남 유권자를 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저에는 한나라당만 찍어온 유권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호남 유권자들은 설득이 가능할 것이란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며 “그 자체가 민주당을 찍어온 사람들과 한나라당만 찍어온 사람들의 차이를 인정하는 논리이며, 민주당을 지지해 온 유권자에 대한 의도적인 폄하”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을 이룬 대중의 분열’에 대한 우려를 지역주의 구도에 안주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당에 몸담아 왔던 사람이 민주당의 지도부의 일원이 민주당 지지세력이 분열되지 않기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며 이것은 의무이기도 하다”고 김 의원에 대한 유 의원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 주간은 “정당이 한계에 봉착하여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한다면 그 정당의 당원과 지지세력이 분열되지 않게 하면서 새롭게 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며 “유 동지가 주장하는 ‘개혁세력의 독립선언’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대중이 분열되어야만 가능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을 이루고 국민통합을 지향해 가는 과정에서 동지들 간에 방법론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이 차이를 지나치게 부각시켜 ‘정치적 결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충고했다.
이 주간과 유 의원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동향이며 80년대에 같은 날 군대에 강제 징집돼서 같은 날 제대한 인연이 있고, 지난 대선에서 경기 고양 덕양을 선대위원장을 지낸 이 주간은 4.24 재보선에서도 유 의원을 측면 지원했다.
***개혁당원, “신상우, 박종웅, 한이헌이가 나은 게 뭐 있나”**
자신을 개혁당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아이디 '부산말뚝이')도 18일 개혁당 홈페이지에 “개혁신당 논의는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님(유시민 의원)은 개미(당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개혁신당 합류를 공공연한 사실로 규정하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근태 의원에게 띄운) 편지에서 님은 김근태 의원에게는 호남고정표를 놓치기 싫어서 개혁신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은 몸값을 올릴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하셨는데 그것을 가슴을 열어 확인할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당의 진로와 관련해 “개미들은 노무현과 같이 가야되는지, 홀로서기를 해야 할지 한창 토론하고 있는데, 님만 너무 앞서서 독단적으로 정치적 흥정을 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우리 당은 님의 사당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촛불시위, 특검법, 이라크파병, 재벌개혁, 카드사 대책, 인사문제, 전교조 반전교육, 노동, 방미 등에서 보여주듯 노 대통령은 그동안 힘들여 일구어온 민족공조와 평화번영 재벌개혁 등은 폐기처분하고 굴욕적 한미동맹을 선택했으며 서민과 중산층보다는 가진자를, 호남보다는 영남을, 자신을 지지한 개혁세력보다는 수구보수세력을 선택했다”고 전제한 뒤, “이쯤 되면 정계개편과 개혁신당 논의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개혁신당 창당 작업과 관련, "신상우 박종웅 한이헌씨가 한화갑 박상천 정균환 의원보다 나은 것이 뭐가 있나? 오히려 구주류는 민주화의 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고 그들은 5·6공과 야합하여 정권을 잡고 지역주의 우산 밑에서 노력없이 제1당의 지위를 누려온 사람들이다. 이것이 정치개혁이고 지역통합인가? 호남사람들의 눈에 그것이 과연 순수하게 보일까? 이것은 지역만 갈아 치우자는 것이다. 솔직히 신당의 주도권을 잡고 싶고 영남표를 얻고 싶다고 말하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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