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로비’ 수사 이인제에 초점

이인제, “나를 죽이기 위한 기획수사” 주장

월드컵 휘장사업권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는 휘장사업 대행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의 전 특보 송종환씨를 18일 구속하고, 이 의원의 금품수수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월드컵 휘장사업 자체를 나는 모르며 그 사업에 대해서 누구한테도 들어본 적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정적인 자신을 죽이기 위한 기획수사”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인제 관련 여부에 검찰 수사 초점**

검찰은 월드컵 휘장사업 의혹과 관련, 정관계 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CPP코리아 사장 김철우씨 등이 지난 2000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던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을 만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의원이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 의원이 총선 직전이던 2000년 4월초 당시 특보였던 송종환씨의 알선으로 강남의 모 호텔에서 김씨를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씨가 송씨를 통해 이 의원에게 휘장사업과 관련한 각종 청탁을 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진위 여부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지난 17일 송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송씨의 당시 직책 등에 비춰 송씨가 이 돈을 제3자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이 의원의 금품수수 여부를 수사중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또 송씨와 이 의원의 보좌역 출신 J씨가 시중은행장 출신으로 정관계 인맥이 두터운 김모씨를 CPP코리아 회장으로 추천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의원측과 CPP코리아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CPP코리아 측에 김씨 소개해 준 장본인이 이인제 대행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어 이 의원의 연루 여부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송씨는 18일 영장 실질심사에서 “김씨로부터 2억원을 받은 적이 없고, 김씨를 이 의원에게 소개한 적도 없다”고 혐의내용을 전면 부인했으며, “검사가 조사과정에서 ‘김씨와 이 의원이 만났다고 진술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정치보복이 틀림없다”**

월드컵 휘장사업 로비의혹이 이 의원에게 모아지자 자민련은 19일 의원총회를 열고 “사건이 정치보복이나 공작정치 차원에서 기획되고 수사되는 게 아니냐”며 당 차원에서 대처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나는 송종환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김씨라는 사람을 전혀 이름도 들어본 적 없다”며 “정치공작이나 정치보복 사건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나는 송종환씨로부터 월드컵 휘장사업에 대해 단 한마디도 들어본 적이 없으며 그로부터 다른 어떤 청탁도 받은 적이 없다며” “법정에서 송종환씨의 결백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밝혔는데 이번 사건은 정적인 나를 죽이기 위한 기획수사가 틀림없다고 확신한다”며 “나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작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보 자리는 임명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회의에 참석하는 자리도 아니다”라며 “(송씨는) 의원회관이나 당 사무실에도 근무한 적 없고, 2001년 말경에 민주당 대전중구 위원장을 맡았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주장했다.

김종호 부총재는 “이인제 대행은 우리당이 어려울 때 입당한 고마운 분”이라며 “거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