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경찰과의 보완협의를 거쳐 오는 6월말부터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선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차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도봉-미아로 중앙버스 전용차선제 예정대로 추진"**
서울시 교통대책과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도봉. 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선제에 대해 "경찰청의 보완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경찰과 협의를 통해 보완해 다시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유보 결정으로 당초 추진안에서 변경되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중앙버스전용차선제 계획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폐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한 의견 수렴활동이나 지역구 의원들을 만나서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서울동북부지역 민주당 김근태(도봉 갑), 설훈(도봉 을), 조순형(강북을) 의원을 비롯, 도봉구의회와 강북구의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주민토론회나 공청회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규제심의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시가 제출한 도봉.미아 버스중앙차로제 시행안에 대해 "도봉.미아 버스중앙차로제를 실시할 경우 좌회전과 U턴이 폐쇄되는데, 주변도로 진입이 차단돼 시민의 불편이 우려된다"며 유보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서울시가 보완대책을 마련해 오면 규제심의위를 열어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김근태 "몸으로라도 막고 싶은 심정"**
지난달 29일 공동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장은 지역주민의 의견이 수렴되고 제반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김근태 설훈 조순형 등 지역구 의원들은 서울시가 사실상 버스중앙차로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분개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선제가 교통평가나 공청회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동북부지역의 교통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김근태 의원은 13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도봉구, 강북구 주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데 토론회나 공청회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행정추진 일방주의적 발상"면서 "몸으로라도 막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도봉 지역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로 간선도로가 잘 발달돼 있지 않다"며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 추진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측도 14일 "교통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아무런 검토나 대비 없이 청계고가가 철거되니까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현재도 교통상황이 안 좋은데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구의회와 도봉구의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이면도로 확장 등 주민불편 최소화 방안이 마련되고 관련기관 협의 및 공청회가 선행돼야 한다"며 중앙버스전용차선제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현재 서울 동북부 지역의 버스기사들은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강력대처한다는 입장이어서, 화물 물류대란에 이어 서울에서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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