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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녤리회장 영전에 챔피언 트로피 바치자"

[프레시안 스포츠] 필승의지 다지는 伊클럽 유벤투스

14일(현지시간) 세계최강팀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있는 유벤투스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 1월 81세를 일기로 사망한 유벤투스의 대부, 지오바니 아녤리에게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바쳐야 겠다는 의지가 선수들의 가슴 한켠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벤투스 클럽의 산증인 아녤리**

2차대전 후 이탈리아 산업부흥의 상징적존재로 남아있는 지오바니 아녤리 전 FIAT사 회장은 1947~54년까지 유벤투스의 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인물이다. 축구와 자동차경주를 광적으로 좋아했던 아녤리는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축구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품있는 행동과 위트가 넘치던 표현으로 잘 알려진 아녤리에 얽힌 일화는 매우 많다.

아녤리는 1982년 프랑스 아트사커의 샛별 플라티니(당시 생 테티엥 소속)를 스카우트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유벤투스 전성기를 창조했다. 플라티니 입단 후 유벤투스는 이탈리아리그를 석권했고 1985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아녤리의 플라티니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아녤리는 새벽 6시에 플라티니에게 친구처럼 전화를 걸 정도였다. 아녤리는 플라티니가 유벤투스에서 마지막 게임을 할 때 “플라티니는 영원히 유벤투스의 전설로 남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플라티니 이후 아녤리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스타는 델 피에로였다. 공을 다루는 데 있어서 천부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델 피에로에게 아녤리는 르네상스시대의 화가의 이름을 따 ‘일 핀투리치오’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델 피에로의 화려한 플레이 스타일이 장식적인 효과에 일가견이 있는 핀투리치오의 작품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아녤리는 델 피에로가 부상에서 회복했을 때 그의 별명을 ‘고도(Godot)’로 바꾸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모든 이탈리아 축구팬들이 델 피에로의 복귀를 학수고대하고 있던 것에 착안, 아녤리는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떠올린 것이다.

아녤리가 유명을 달리하던 날 유벤투스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하늘나라에서 아녤리가 팀의 30번째 이탈리아리그 타이틀을 곧 보게 될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리피 감독은 이미 이번 시즌 유벤투스를 27번째 이탈리아리그 정상에 올려 놓았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 , 팽팽한 접전 예상**

유벤투스와 맞붙는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 초비상이 걸려 있다. 미드필더 클로드 마켈렐르의 부상에다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마저 정강이 부상으로 경기출장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한 호나우두와 공격선봉에 나섰던 ‘골잡이’ 라울은 맹장 수술로 인해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축구전문가들은 “유벤투스가 상대적으로 약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괴롭히면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네드베드, 다비츠 , 델 피에로와 같은 패싱능력과 폭발적인 드리블을 겸비한 유벤투스의 공격수들이 파상공세를 펼치면 최근 수비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레알 마드리드를 제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우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도 많다. 비록 레알 마드리드가 주전선수들의 부상과 수비불안 문제가 있지만 지단, 피구로 이어지는 활화산 같은 공격력은 여전히 상대팀에겐 공포의 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영국의 축구전문기록사 옵타인덱스는 경기예상을 통해 “유벤투스의 태클 성공율은 76%나 된다. 적극적인 태클을 통해 유벤투스가 좋은 수비내용을 보여 주면 1차전 때와 같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옵타인덱스는 “유벤투스가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1골을 넣었기 때문에 홈 경기에서는 1대0의 승리만 거둬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골을 넣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며 2주일 후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는다 해도 놀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며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진출을 조심스레 전망했다.

14일 벌어지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유벤투스의 승리를 가장 바라고 있는 사람은 아마 하늘에 있는 아녤리 일지도 모른다. 아녤리는 마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절대자 고도를 기다리던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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